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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우 (Crow) - 1집 / Never..Ever..Powerful?
국내 대중음악씬에 또 다른 주류가 몰려들어 오고 있다.

얼마전부터 ROCK씬의 마지막 대안(?)으로 미국,영국 등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하드코어,핌브락은 올해에도 여전히 힙합과 함께 각종 차트를 석권할 태세이다.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머신헤드”를 필두로 국내 아이돌그룹 HOT가 표절의혹을 불러 일으켰던 림프비즈킷,린킨 파크,사일런트 엔트팜,슬립낫 등이 전세계 락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서태지가 컴백하며 하드코어,핌프락을 시도하여 일반대중에게도 낯설지 않은 장르로 자리메김 하였다. 또한, 인디씬 에서도 하드코어,핌프락의 밴드들이 많은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지만 단지 유행에 편승하여 급조된 팀들도 상당수 있어 락팬들사이에 논란이 끊기질 않았다. 하지만, 척박한 국내 밴드뮤직씬에서 7년 전부터 꾸준히 코어장르로 실력을 쌓아온 CROW는 논란에서 제외 대상이었다. 서태지가 “태지밴드”를 결성하면서 CROW의 기타리스트 최창록 을 영입하였고, 태지투어의 게스트로서 CROW가 참여하면서 이들의 존재는 인디씬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7년만의 첫 앨범 발표

언뜻 판테라의 ‘필립 안젤모’를 연상케하는 강렬한 창법의 보컬 심보섭을 주축으로 태지밴드의 테크니션으로도 활동했던 백종인,김명신의 트윈기타와 드럼의 김민철,베이스의 이석으로 이루어진 CROW는 매년 100여회 이상의 라이브와 컴필레이션 앨범에 참여한 실력을 바탕으로 마침내 대망의 첫 번째 앨범을 2002년 1월 발매한다. 이들의 앨범을 오랜 기다림으로 지켜온 팬들과 새로운 팬들을 위해서 16곡을 수록하는데는 단 1달이 걸렸다. 7년동안의 한(?)을 풀기라도 하듯이 CROW가 전곡을 프로듀스 하였으며 아날로그작업을 통해 락음악 본연의 사운드를 충실하게 표현하였다. 앨범 발표에 앞서 영화 ‘아프리카’의 예고편과 OST를 통해 “피노키에로”와 “Fibster"를 선보이며 팬들을 설레이게 만들기 시작한 CROW의 첫앨범 ”Never..Ever..Powerful?"은 앨범 타이틀대로 여지껏 국내에서 듣기 힘들었던 강력한 락음악을 들려준다. 하지만, 수많은 락밴드들이 겪었던 시행착오인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서 탄탄한 기본을 바탕으로 힙합 뮤지션과의 퓨처링 및 듣기 편안한(?) 사운드의 곡들을 앨범 곳곳에 배치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앨범 타이틀곡인 “피노키에로”는 표절 및 립씽크 가수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곡으로 피노키오와 삐에로의 합성어이다. 영화 ‘LOVE STORY'의 테마를 샘플링한 “홀로서기”와 “投心”에서는 CROW식의 락 발라드를 표현 하였다. 타이틀곡 “피노키에로”의 뮤직비디오는 스타연기자들과 댄스로만 일관되어온 클립과는 달리 야외에서의 리얼 연주씬만으로 구성되어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CROW의 이번 앨범은 2002년 한일월드컵개최에 맞추어 3월에 日本에서 발매될 예정이며, 상반기 50여회의 공연 스케줄이 잡혀있다. 기형적인 국내음악시장에 CROW는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TRACK BY TRACK REVIEW

1. intro
거칠고 강렬하게 시작되는 크로우의 음악스타일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인트로

2. real life
혼자서 자기만의 공간 속에 갇혀 싸여 있지 말고 언제나 항상 당당하게 진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자는 내용.
전형적인 크로우 스타일의 코어 적인 곡으로 기타의 하모닉스는 곡의 이완을 위해 의도적으로 많이 사용했으며 샘플링 사운드 또한 긴장감을 더해준다. 힙합비트 체인지와 중후반부의 템포 체인지는 삶의 절박함과 희비를 표현하려한 의도이다.

3. 피노키에로 (album title song/chorus 안태영(슬랩대쉬)
일반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립싱크, 표절 가수들을 풍자한 앨범 타이틀곡.
인트로와 랩부분의 정체되어 있는 듯한 사운드는 현실에 휘둘려지는 립싱크 가수들을 보며 받은 느낌을 표현하려 하였고 후렴구의 강한 보컬과 리듬섹션은 마치 '음악은 아직도 살아있다'라는 것을 들려주고 있다. 보컬의 허스키 하면서 강한 보이스와 기타의 하모닉스가 매력적인 곡.

4. by my father's name
아버지라는 위선을 뒤집어쓴 거대한 절대권력자의 권위에 찬 횡포들을 풍자.
크로우스타일의 코어곡으로 인트로 부분의 리듬섹션과 보컬의 읊조림은 권력자들에게 경고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후렴부에 나오는 기타의 옥타브 주법은 하드코어음악의 약점(?)인 멜로디부분을 한층 보강시켜 주고 있다. 드럼과 베이스의 안정적인 플레이가 곡진행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5. just like a dream
꿈속에서 본 아름다운 세상과 무서운 세상..그러나 정작 세상은 꿈에서 보았던 악몽보다 더 지독한 현실...
경쾌한 인트로와 대비되는 중반부의 템포다운과 몽환적인 보컬의 멜로디는 꿈과 현실을 구분 지어주는 듯한 느낌을 주며 단순한 코드의 진행 또한 꿈과 현실의 반복을 암시하고 있다. 2절 앞의 리듬섹션 부분은 크로우의 안정된 팀웍을 보여준다.

6. winter, wait and the beginning
겨울을 연상케 하는 연주곡..크로우의 첫 번째 앨범을 오랜 기다림으로 묵묵히 지켜보아 주는 이들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
마이너계열의 코드진행으로 기다림을 표현했으며 안정된 드러밍과 베이스 플레이는 편안한 느낌을 준다. 기타솔로 또한 속주를 배제한 플레이를 함으로써 기다림이란 이렇게 편안할 때도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크로우의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느껴진다.

7. wish I were...
만약 그때가 다시 돌아온다면 난 네게 내 마음을 밝힐 수 있을 텐데..
크로우식의 발라드가 이런 것일까? 전반부의 팝적인 요소와 후반부의 강렬한 보컬이 조화롭게 대조되는 분위기며 중반부의 섹션은 곡의 지루함을 덜어준다. 랩과 샤우트의 변화가 많은 곡으로 보컬의 역량이 잘 드러난다.

8. face of mask (feat.디지/chorus 안태영(슬랩대쉬)
자신의 틀 속에 자신을 가둬두지 말고 가식적으로 살지 말고, 당당하게 ,언제나 보이지 않게 쓰고 있는 가면을 벗자..
가장 오래된 크로우의 곡이지을 새롭게 편곡하여 전혀 낡게 느껴지지 않는다. 드럼과 베이스, 기타와의 섹션 부분 위에 랩과 샤우트가 번갈아 나오는 형식을 취함으로 현대적인 느낌을 더했으며 중반부의 스크래치 솔로와 기타의 볼륨 주법은 곡의 박진감을 더해준다.

9. crow (chorus 안태영(슬랩대쉬)
사람들의 시선 따위를 두려워하지 말고 언제나 내가 하는 일에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자..
피노키에로와 비슷한 유형의 곡이다. 라디오 샘플링 뒤에 이어지는 리드미컬한 플레이, 후반부의 변박 섹션은 크로우의 연주력과 호흡을 잘 보여준다.

10. cage
일정 규격 속에 담긴 현대인들의 자화상
인트로 부분은 최대한 어쿠스틱 적인 느낌을 주기 위한 일렉트릭기타의 연주이며 중반부의 강렬함은 일상탈피를 위한 몸부림처럼 느껴지지만 후반부에 반복되는 기타는 어쩔 수 없이 일상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11. 홀로서기 (feat.디지/chorus 한희정(더더),나은혜(바이올린)
떠난 연인을 그리워하는 힙합 스타일의 곡.
러브스토리의 테마송을 주제로 하여만든 곡으로 크로우식의 힙합은 이런 것이다 라고 보여준다. 최대한 샘플링 사용을 자제하였으며 기타와 바이올린 등의 현악기는 모두 직접 연주함으로써 좀더 따뜻하고 인간적인 느낌의 연주를 들려준다. 랩퍼 ‘디지’ 와 보컬 의 목소리대비는 복잡한 그리움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듯 하다.

12. 投心
홀로서기와 동일한 곡이지만 홀로서기가 서정적으로 나타낸 감정 표현이라면 投心은 그것과는 조금 다른 역설적인 표현
전통적인 헤비메틀과 현대적인 코어의 만남을 표현한 곡이다. 곡 중반부의 기타솔로는 홀로서기의 바이올린 부분을 기타로 연주하였으며 좀더 강렬한 느낌을 준다. 보컬 또한 강한 보이스 위주의 샤우트 창법으로 격렬한 감정표현을 하고있다.

13. vortex
혼돈...휘말림 어지러움....

14. no??know!!
해서는 안될 일들을 모두 알고 있으면서 너무나 당연하게 거리낌없이 행하며,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위해 행하여지는 필요악 이라고 자신을 속이는 행위들...
크로우가 연주하는 그라인더코어 스타일의 곡이다. 보컬의 저음과 고음의 대비가 인상적이며 스피디한 드러밍 또한 BPM225 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며 특히 드럼의 머쉰건 주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중반부의 멜로딕 하면서 스피디한 공격적인 기타솔로도 인상깊다.

15. outro (beat box 은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비트 박스 와 리얼 드럼의 아웃트로,,

16. fibster
악의 없는 거짓을 행하며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 가는 사람들..허풍떠는 이들...
‘2001하드코어 앨범’ 에 실린 곡으로 이번 앨범에서는 샘플링을 가미하여 새로운 느낌으로 편곡하였다. 중반부의 반복되는 크로마틱 스케일의 상행되는 코드진행은 이 곡의 전환부분을 암시하며 변칙섹션의 드럼과 일정한 기타의 아르페지오 위에 흐느적거리는 듯한 보컬의 멜로디라인은 이 곡의 백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