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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 Release / Broken He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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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진영, ‘Broken Hearts’로 돌아오다
최 진영이 드라마 OST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이 후3년 여의 침묵을 깨고 새 앨범 ‘Broken Hearts’를 들고 돌아왔다. 새 앨범에서 그는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며 그의 타고난 목소리와 탁월한 음악적 재능에 대한 명성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음을 재확인 시켜주고 있다.
사실 그는 다작의 가수는 아니었다. 1991년 데뷔 후 3년만인 1994년에 드라마 OST인 ‘사랑을 그대 품 안에’로 100만장을 넘긴 적도 있지만 콘서트를 제외하고는 방송에 그가 얼굴을 드러낸 적은 거의 없었다. “어떤 노래가 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지 않으면 작곡을 하거나 부르기가 쉽지 않지요. 쉽게 가는 스타일은 아니죠. 주로 아주 슬프거나 아니면 분노할 때 그런 감정이 생기곤 하죠. 그러지 말았으면 할 때도 많지만 남보다 민감한 편이지요. 콘서트할 때는 그런 감정을 느낄 수가 있는데 방송에서는 쉽지 않거든요.뭐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닙니다.”라는 그의 말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1994년 그의 히트곡 ‘사랑을 그대 품안에’이 후 그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붙어다닌 특유의‘애절함’에서 벗어나 사랑, 이별, 인생 등을 다양한 리듬과 분위기로 표현하고 있다. 물론 그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음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그는 “시냇물이 있는데 한 발은 이쪽에. 다른 발은 저쪽을 딛고 있죠. ‘Broken Hearts’는 제 음악인생의 종점이자 출발점이라 할 수 있지요”라고 말하고 있다.
그의 종전의 앨범과는 달리 이번 음반을 준비하면서 그는 오랫동안 음악적 교분을 나누어온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작곡가 신 동우, 박 강영, 김 한년, 키타리스트 최 은창, 재능있는 신세대 작곡가 이 창현, 그가 음악적 ‘형’이라 부르는 일본인 singer & song-writer 가쯔마사 오다(국내에는 ‘사요나라’를 부른 가수로 알려져 있음) 등이 그들이다. ‘Broken Hearts’에 실린 14곡 중 8곡은 그가 직접 만든 곡이고 나머지 6곡은 이들에게서 받은 곡인데 14곡 모두 편곡과 디렉팅부터 마스터링 단계까지 모두 그의 섬세한 터치를 거쳤다. “음반준비의 어느 한 단계라도 얼굴도 모르는 이에게 넘기고 싶지 않았어요. 물론 저 혼자 다 할 수는 없지요. 그래서 음악 친구들의 큰 도움을 받았지만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지켜보고 싶었지요. 그러다 보니 결국에는 14곡 모두 제가 썼든 남이 썼든 제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지요”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지만 14곡이 서로 응집력과 관련성을 가지고 어우러져 앨범 전체적으로 어떠한 흐름을 갖게 되었는데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그가 이번 앨범에 그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Broken Hearts’의 타이틀 곡은 8번Track의 ‘챔피언’으로 정해졌다고 한다. 영화 ‘친구’의 주역인 곽 경택 감독이 다시 감독을 하고 유 오성이 주연을 맡은 ‘챔피언’은 링에서 청춘을 불태운 비운의 복서 (故) 김 득구의 일생을 그린 감동의 휴먼드라마로 기획단계부터 화제를 몰고온 대작으로 5월 14일 촬영을 마치고 6월 28일 개봉예정이라 한다. 타이틀 곡은 잘 알려져있지 않았던 김 득구(유 오성 분)와 그의 약혼녀 이 경미(채 민서 분)간의 못 다 이룬 애뜻한 사랑을 그리고 있는데 최 진영의 애절한 목소리와 영화의 영상을 빌려와 만든 뮤직비디오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숨이 멎을 정도로 감동적이라는 후문이다.
“작년 가을 우연히 곽 감독님을 만나게 되었지요. 당시 음반작업이 반 이상 진행되고 있던 터라 뮤직비디오에 대해 고민이 많았지요. 아시다시피 요즘은 뮤직비디오에 많은 돈이 들어가잖아요. 무엇보다도 뮤지션으로서 음반 자체의 제작비보다 뮤직비디오에 더 투자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지요. 이 점에서 곽 감독님을 만나게 된 건 제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지요.
곽 감독님이 많이고맙고 그래요.”라고 이에 관한 숨겨진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원래는 1번 트랙의 ‘Broken Heart’가 제1의 타이틀 곡으로 내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곡은 오래된 두 연인 사이의 이별에 관한 노래인데 최 진영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이라 한다. “아주 오래된 얘기지만 그 기억이 제게는 문신처럼 남아있었지요. 그 생각을 하면서 이 곡 전체를 만드는데 한 30분 정도 밖에 안 걸렸어요. 아주 감정적으로, 가슴으로 쓰여진 곡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녹음할 때도 연습없이 한번에 끝냈지요. 녹음기사와 단 둘이서 새벽 4시에 시작해서 5시에 끝났어요. 녹음기사에게 어떠냐고 물었더니 꼭 자기 얘기같다고 하길래 감정이 그대로 스며있는 것 같아서 그냥 가기로 했지요. ”라며 웃으면서 뒷 얘기를 들려준다.
‘Broken Hearts’의 출시를 앞두고 그는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상당히 긴장된다고 한다. 앨범 자체에 대한 대중의 평가도 궁금하거니와 요즘 음반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또 ‘Broken Hearts’가 월드컵 기간 중에 출시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출시를 조금 늦추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가 그냥 밀어 붙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이렇게 어려운 때 음반을 내놓는 데에는 ‘Broken Hearts’에 대한 그의 자신감이 배어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