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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필터 (Cherry Filter) - 3집 / The Third Eye (자필 싸인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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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밴드 체리필터의 승승장구, 그 뒤안길엔 필연적 이유 있다...
지난 2002년 8월 중순 이 생경스러운 이름의 록밴드가 돌연 지난 8월 중순부터 무려 14주 동안 국내가요 상위권 차트에 오르면서 가요계 관계자들과 일반 가요팬들에게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까지 록밴드로 20만장의 음반판매량을 선보인 체리필터의 이 경이로운 수치의 기록을 두고 가요계는 '록의 부활'이라는 평가를 훈장처럼 달아주었다.
록밴드 체리필터는 국내에서 불과 2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신인보다 조금 나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언더그라운드 밴드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가 단순한 기록을 언급하는 것으로 평가할 문제는 아니다. 록밴드 체리필터는 여성 보컬 조유진과 기타 정우진, 드럼 손상혁, 베이스 연윤근으로 구성된 혼성 밴드로 97년에 결성해 홍대씬에서 음악을 시작했다. 여성 보컬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다른 록밴드와 외형적으로나 음악적으로 크게 차별화를 둔 팀은 아니었다.
2000년 1집 앨범을 발표한 체리필터는 당시 음반판매량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그들의 매니아들을 형성해 놓았을 뿐이었다. '낭만고양이'라는 머릿곡으로 2집을 발표하자마자 체리필터는 이미 예견된 것 처럼 급상승의 괘도를 그리며 상위권 차트에 진입해 기성 인기가수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팀이 되었다. 소리바다를 비롯한 파일공유 사이트와 CDWR의 대중화를 통한 불법 복제의 기승이 음반 판매고 감소의 주범이라며 음반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는 시점에서 체리필터의 승승장구 행보는 더욱 주목받는다.
폭발적인 주목과 이들이 놀랄만한 선전을 했던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첫째로 여성 보컬 조유진의 독특한 보이스 컬러가 팀의 영역을 다지는 확고한 디딤목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유진의 폭발적인 가창력을 통해 직선적이면서도 도발적인 컬러가 대중들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체리필터의 홈페이지(www.cherryfilter.com)와 다음까페에 등록된 2만 명의 회원들 은 조유진의 독특한 보컬 사운드에 매료되었다고 밝혀 이를 방증하고 있다.
둘째로 진부함을 거부하는 표현 방식, 즉 거침없는 신세대적 발상이다. 체리필터의 음악은 굳이 음악을 듣지 않고 제목만 보더라도 상당한 파격이다. '낭만고양이'에 이어 이번 3집은 '오리날다'이다. 이들의 음악은 이런 상상력을 자극하는 코드들로 가득하다. 기성 세대는 무슨 말인지 알기 힘든 체리필터라는 팀 이름부터... 이런 세대의 감수성을 간파한 체리필터는 자신들의 텍스트를 상상력을 자극하고 바로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의 코드들로 구성했다. 이런 즉각성은 요즘 세대에 어필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즉 즉각적인 이미지화와 반응 유발이 가능한 표현 전략을 채택해 하나의 문화형성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소장의 가치를 느끼는 록음반이라는 점이다. 록 음악은 뮤지션의 자의식을 표현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예술'이다. 그리하여 그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이해, 즉 '앨범'으로 감상해야만 한다. mp3의 대중화가 가져다 준 최악의 결과 중 하나는 음반 판매의 감소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의 근저에는 더 무서운 것이 기다리고 있다. 음악과 음반에 대한 가치가 형편없이 떨어진 것이다. 소리바다에 대한 비난에 대해 네티즌들은 '누가 노래 하나 들으려고 앨범을 구입하나'라는 논리로 자신들의 입장을 옹호한다. 그리고 싱글 위주의 댄스와 발라드는 이런 상황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뮤지션' 체리필터가 하는 '록' 음악은 '음반'으로 들을 만한 음악이라는 것이다.
넷째로 '진지한 음악 자세와 실험적 행보를 거듭한 홍대씬 밴드' 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한국의 수많은 평론가들과 문화 운동가들은 록음악을 '제도화된' 주류 음악에 대한 '대안'으로 인식하고, 홍대앞 클럽가를 중심으로 출현한 이른바 '홍대 앞 클럽문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홍대앞의 뮤지션들은 주류를전복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던 것이다. 체리필터는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을 체험하고 목격하면서 자신들만의 칼라를 계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팀결성 6년을 맞은 그들은 2장의 옴니버스 앨범(해적방송/open the door)과 2장의 영화 OST앨범(인정사정 볼것없다/플란더스의 개), 3장의 정규 앨범(헤드업/낭만고양이/오리날다)을 선보이며 끊임없는 음악적 변신을 해왔다.
특히 보컬 조유진은 일본 음악관계자들에게 러브콜을 받았고, 매년 일본 진출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갔다. 5장의 싱글앨범과 정규앨범을 통해 탄탄한 음악성을 선보였고, 지난해 발표한 앨범은 오리콘챠트 1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걸출한 록밴드 체리필터의 성공에는 바로 그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지난 7월, 체리필터는 3집 앨범 녹음과 믹싱을 위해 동경 우다에바에서 본격적인 녹음 작업에 돌입했다. 일약 스타밴드로 떠오른 체리필터는 '낭만고양이' '내게로 와'를 연이어 히트시켰고 이번에는 '오리날다'라는 감각적인 노래제목을 선보여 기대를 모은다.
체리필터의 이번 3집 앨범 역시 낭만고양이의 엔지니어를 맡았던 재팬록 최고의 엔지니어로 손꼽히는 '신도'씨가 맡아 색깔있는 사운드를 잡아냈다. 뿐만아니라, 아마겟돈의 주제곡을 부른 세계적인 뮤지션 에어로스미스의 현 편곡을 담당했던 팀들이 체리필터의 5번트랙 곡 '스노우맨'에 직접 현 편곡을 해 노래의 품격을 한단계 올려놓았다.
체리필터의 조유진은 영어 교생 출신으로 선생님을 할뻔 한 사연이 공개되어 화제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영어에 능통할 뿐만아니라 이미 일본에서 다섯장의 싱글앨범과 3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해 마니아 층을 거느리고 있어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일본통에다 일어까지 능통하게 구사해 멤버들의 현지 가이드 노릇까지 해야 했다. 조유진은 "이번 3집 앨범은 2집에 비해 더 정교한 사운드를 들려 주는데 주력했다"고 피력했다. "전작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소장의 가치를 느끼는 음반이라 자신한다"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번엔, '오리날다'!... 유쾌한 일상을 감각적이고 통렬한 음악으로...
오는 9월 4일 발매될 3집 앨범의 타이틀곡이 발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노래 제목만으로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화제가 되었다. 1년만에 자신들의 세번째 음반 발표를 앞둔 체리필터는 최근, 3집 앨범 타이틀곡 제목이 팬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면서 또 한번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낭만고양이에 이은 체리필터의 3집 음반 타이틀곡 '오리난다'는 마음껏 날아 오르지 못하는 오리의 아픔과 희망을 감각적으로 소화해 역시 체리필터만이 할 수 있는 발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히트곡 '낭만고양이'를 통해 체리필터는 신세대적인 새로운 발상과 독특한 화법을 선보이며 10대에서 40대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인 사랑을 받아왔으며, 지난해 최고의 히트곡으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이번 3집 역시 제목부터가 톡톡튀는 감각적인 가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즐겁고 유쾌함을 느끼는 동시에 한번쯤 생각할만한 의미가 담긴 곡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 가요관계자는 "작년 낭만고양이를 통해 신선한 돌풍을 일으킨 체리필터는 최근 불었던 고양이 신드롬 트렌디를 이미 예고하는 앞선 감각을 지녔다. '오리난다'를 통해 또다른 트렌디 붐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