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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웅 - 2집 / 푸른별에서의 하루
1989년 첫 솔로 앨범 ‘조한웅’ 이후 6년 만에 발표되는 조한웅의 2번째 앨범 "푸른별에서의 하루"는 우리가 사는 지구를 비유로 한 이야기이다. 물질 만능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나약함, 소외감, 그로인한 인간성 상실 등을 은근히 비판하고 조한웅 나름대로의 답을 제시한 story telling 형식의 album이다.

음산한 저음 현으로 시작되는 이 앨범은 blues에 바탕을 둔 progressive rock이다. 이 장르는 시대의 구분 없이 지속되는 예술성이 강점이지만 단 기간 내에 표현할 수 없는 높은 완성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에겐 약간 낯선 분야이다. 조한웅은 progressive rock이 요구하는, 메시지가 담긴 가사와 난해해지기 쉬운 사운드를 그 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새롭게 표현해 냈다.

무지개 · 촛불 · 진실 · 사랑으로 미래를 아름답게

1. 푸른별에서의 하루 Part 1 - Introduction
푸른별이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말한다. 아무도 스스로의 선택으로 태어나지 않은 우리의 삶. 탄생의 불확실성을 상징하듯, 현들의 불협화음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예고하면서 electric과 acoustic guitar는 푸른별로의 여행을 리드한다. instrumental version이다.

2. 내 잘못이야
기타의 분산화음이 이채롭고 중반의 리듬 변화가 우리의 국악을 연상시켜 준다. 우리 모두의 노력과 의지의 부족으로 푸른별이 일부 권력자들의 놀이터가 된 현실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가사에서 조한웅은 현대인의 무기력한 패배의식을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눈 감는다 이 세상을 잊을 수 있나 귀 막는다 이 세상을 버릴 수 있나...' 라며 희망을 제시하기도...

3. 외로운 아이
acoustic guitar와 accordion의 산뜻하고 맑은 음색을 띤 folk number로 멜로디는 가사와 달리 곱기만 하다. 가사 속의 '에리다누스'란 죽음의 강을 뜻하는 별자리이고 '멜포메네'는 아홉 명의 뮤우즈 여신 가운데 하나로 비극을 담당하는 신이다. 비너스와 아도니스에 얽힌 바람꽃도 비극적 운명의 결과로, 조한웅은 이 아이가 맞은 세상에 대해 가혹하리 만치 비관적으로 묘사했다.

4. Radio 내친구
라디오를 의인화 한 곡이다. 외롭고, 고독한, 외로운 아이의 유일한 벗! 라디오는 아버지나 어머니 또 선생님처럼 성적을 따지지 않는다. 라디오는 언제나 외로운 아이를 공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라디오는 언제나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그 아이의 사랑이기도 하다.

5. 춤추는 촛불
바람 앞의 촛불처럼 나약한 우리의 모습. 구원의 약속은 과연 이뤄질 것인가? 중반 기타 솔로 부분이 뛰어나고 피아노와의 어울림이 좋다. 후반 육중한 기타 연주 속에 아픔은 깊어져만 가는데....

6. 꿈이어라
초반의 스트링 arrange가 뛰어나다. '우리가 보았던 많은 날들, 우리가 사랑한 많은 이들...' 모든 것을 한 낮의 꿈이라고 부정한다. 푸른별에서의 비관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7. 푸른별에서의 하루 Part 2
다시 나타나는 음산한 저음의 현 위에 운명적 느낌의 장엄한 브라스 사운드가 합쳐지면서 또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8.난 노예였네
드디어 만난 사랑! 사랑만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독창적 리듬 패턴이 새롭고, 다양한 화음을 사용하여 화려함을 준다. 중반 여성 보컬 '규리'의 보컬과 다듬이 방망이 소리를 표현한 퍼쿠션이 이채롭다. 사랑만이 모든 것을 구한다고 강조한다.

9. 우린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촛불처럼 나약한 외로운 아이가 안녕을 고한다. 모순으로 둘러싸인 푸른별의 하루, 여행자같이 아무런 집착 없이 푸른별을 노래했지만 그 밑바탕에는 짙은 휴머니즘이 깔려 있음을 느끼게 한다.

외로운 아이를 구원할 수 있는 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