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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 To The Bone - Spread The 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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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에 발매된 「다운 투 더 본」의 데뷔 앨범인 [From Manhattan To Staten]은 영국의 재즈 세일 챠트에서 9개월 동안 1위의 자리를 수상했으며, 빌보드 컨템퍼러리 재즈 챠트에 2위까지 오르면서 90주가 넘는 동안 순위내에 머물게 되면서 엄청난 부와 명예를 얻게 되었다.
램지 루이스, 세르지오 멘데스, 로이 에이어스, 로니 스미스와 비스티 보이스, Run DMC같은 다양한 음악적 소질들의 장점들이 혼합된 「다운 투 더 본」의 사운드는, 이어서 2집 [The Urban Grooves]와 이번에 국내에서 두 번 째로 발매되는 3집 앨범인 [SPREAD THE WORLD]로 계속 진행되면서 구루 재즈 마티스, 인코그니토, US3등 전폭적인 레이블의 지원을 받고 있는 메이저 아티스트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새로운 재즈-힙합의 기수로 확고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리더인 스튜어트 웨이드가 애시드 재즈의 발상지인 영국 출신이지만, 힙합을 기조로 한 댄스 비트 보다는 고전적인 펑크 그루브와 시대적으로 변형 발전해가는 대중음악 기법을 부분적으로 차용하며, 아래로 처지지 않고 긍정적이고 곧게 뻗어가는 사운드의 역동성이 돋보인다. 그리고 이 역동적인 면모는 즉흥연주에 대한 비중이 높아진 이 앨범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할 수 있겠는데, 일단 트랙별로 그 특징을 묘사해 보겠다.
오프닝 ‘KEEP ON KEEPIN' ON’은 심플한 코드와 평탄하고 감미로운 멜로디로 펼쳐지는 주선율과 솔로를 앨토 색서폰이 주도하고, 순환되는 드럼 루프에 콩가가 연음부가 아닌 액센트 부가와 장식 비트로 삽입되면서 아가자기한 뉘앙스의 변화를 유도한다. 이 곡 뿐에서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감탄할 부분이 가공되지 않는 그루브라 할 수 있는데, 이는 Down to the bone의 모든 음반에서 몸으로 느껴보아야 할 부분 중 하나이다.
2번 ‘SOUND AS A POUND’에서는 리듬이 다소 둔탁하며 탁한 경향을 띄며, 기타와 혼 섹션이 프로그래밍에 대한 색감의 변화를 유도한다. 솔로 공간은 키보드에 크게 할애되어 있으며, 램지 루이스를 연상시키는 블루지한 단선율 라인들을 반복 상승시키며, 펑키한 감각을 극대화시킨다.
3번 ‘RIGHTEOUS REEDS’는 화려한 팀발레스 솔로로 인트로를 장식하며, 태핑으로 굵직한 저음들을 뽑아내는 폴 터너의 일렉트릭 베이스가 하부 사운드를 안정감 있고 이끌고 나간다. 날렵하고 가벼운 플루트와 펑키한 톤의 앨토 색서폰 짧은 솔로 보다는 리듬과 베이스 사이의 감각적인 대화가 부각되는 트랙이다.
4번 ‘BRIDGE PORT BOOGIE’는 혼 섹션 리프와 오르간에 가까운 진한 사운드를 내는 키보드가 어씨한 기운을 한껏 살린다. 60년대 소울 재즈의 흥미로운 즉흥연주와 제임스 브라운 혹은 슬라이 & 패밀리 스톤의 노도와 같은 그루브과 동시에 연상되기도 한다.
5번 ‘SOUL BROTHER NO.1’은 제목 만큼이나 소울색이 앨토 색서폰 솔로 다음 이어지는 간주 형태의 팀발레스 솔로와 리듬 기타는 반복되는 테마로 돌아가기 직전 전체 분위기를 드라마틱하게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6번 ‘DOWNTOWN SHUFFLE’은 베이스 드럼과 심벌 16비트 셔플 리듬 프로그래밍과 속에 키보드는 어커스틱한 사운드로 세팅하여 보다 투명하고 느슨한 멜로디를 펼친다. 그리고 카덴자에서 엔딩 코드로 가는 길에 폴 터너는 슬랩주법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본 작의 절반 정도에 참여한 그의 경제적이면서 다양한 효과를 내는 베이스 연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7번 ‘BLACK CHOICE’에서는 닐 앤자일리의 유일한 피아노 연주를 접할 수 있는데, 비하인드 더 비트(Behind the Beat : 원래의 타이밍보다 약간 늦게 건반을 짚음으로서 흐느적거리는 느낌을 한결 더 강조하는 비트)와 강력하지만, 힘의 분배가 고른 균일한 타건으로 그루브와 안정감의 양요소를 모두 충족시킨다. 그리고 테마는 어커스틱한 즉흥연주 파트와 대조적으로 스피디한 혼 섹션, 공격적인 리듬, 간헐적인 랩으로댄스 비트를 강조하는데, 앞 뒤가 산만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고 오히려 전환의 묘가 돋보인다.
8번 ‘THE BACKBURNER’에서 카멜레온처럼 프레이즈와 음색을 변화시키는 키보드가 비브라폰 같은 영롱한 톤으로 맞추어 점묘화 같은 솔로를 연발하며, 플루트가 라틴풍의 멜로디로 산뜻하게 곡을 맺는다.
9번 ‘THE LOWDOWN’는 색서폰 유니즌이나 리듬, 프로그래밍에 있어 앞의 트랙들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이 앨범에서 가장 자유롭고 펑키한 색서폰 솔로가 등장하며, 기타는 반 코러스 솔로에서 와우 이펙터로 보다 음량이 강해진 리듬 사이를 야릇하게 비집고 들어간다.
색서폰 유니즌에 대해 색서폰이 다시 즉흥대위로 화답하는 형식으로 시작되는 마지막 10번 ‘MIGHTY MIGHTY FINE’에서 시종 전진하는 전체 이미지를 조금도 누그러뜨리지 않고 이어가며 다음에도 계속 트랙 이어질 듯한 여운을 남긴다. 대미를 장식하는 장엄함도 시큰함도 없지만, 이 앨범에서 펑키, 그루브의 모토를 확실히 보여주며, 오히려 작위적인 맺음보다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기게 한다.
Down to the Bone는 리더가 연주에 관여하지 않고 작, 편곡과 제작에 관여하는 독특한 시스템에 의해 모든 악기가 섬세하게 자기 소리를 내고, 평탄하게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만들어낸다. 작풍에서 새로움을 찾기는 힘들지만, 한 음에 대한 독립된 색채 부여라는 펑크의 미학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으며, 위대한 펑크, 소울 뮤지션의 흔적을 부정하지 않고, 현대적 감각과 적절한 배합으로 나름대로의 뚜렷한 성격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매 트랙 아니 각 트랙의 부분 부분을 신선하게 독립시켜 생명력을 부여하는 Down to the Bone의 이 앨범을 들으면, 복제품처럼 쏟아지는 획일화된 음악과의 확연한 차별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