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 임의진이 2년만에 드리는 18곡의 월드뮤직 컴필레이션 [여행자의 노래 2]
시인이자 수필가인 임의진의 방에는 수천장 희귀 음반으로 빼곡하다.
쓸쓸한 날에는 기타를 퉁기며 노래도 부른다.
그가 전세계를 떠돌다 만난 노래, 얼룩이 진 눈물들...
"열여덟 편의 수필, '방랑'의 사진작가 김홍희 사진엽서"
그는 떠돌이별, 어깨춤이라는 아호로 불리운다.
1995부터 전남 강진 남녘교회에서 목회를 하며 인간미 넘치는 행보마다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가 몸 담았던 교회는 불교, 천주교 성직자들이 한식구처럼 들락거렸고 더불어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머리를 찧을만치 낮은 그의 흙방은 눈물바람의 시골 사람들, 도시에서 탈출한 나그네들의 안온한 피난처였다. 마음을 녹이는 수천장의 음반이 벽을 통째로 감싼 방에서 한곡 두곡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면서... 뿐만인가. 동백꽃이 핀 겨울밤에는 고구마도 구워 바쳤다. 그의 기도가 하늘에 닿은 걸까. 아픈 세상은 점차 나아지고 있었다. 그러던 2004년 겨울, 돌연 담임 목사직을 사임하더니 생면부지인 전남 담양 산골로 이거, 양지바른 곳에 흙집을 한채 지었다. 회선재라 이름한 집에 개 두마리를 데리고 이사해 손바닥만한 산밭을 일구면서 은둔과 두문불출에 가까운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떠돌이별 임의진은 다재다능한 예술가다.
그의 드넓은 오지랖은 한마디로 추정 불가다.
'참꽃 피는 마을/ 이레', '종소리/ 이레' 등으로 독자적인 수필문학을 개척,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 전교조 국어교사모임 추천도서로 선정되어 청소년들의 필독서로 자리잡았고, 여러 대학에서 삶의 깨달음과 휘파람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몽실언니의 동화작가 권정생은 그의 문체를 가리켜 '하나하나 꼬치꼬치 쓰면서, 더디게 천천히 살펴가면서 쓰는 글쓰기'라고 칭송하였다. '예수 동화 1-2/ 파랑새어린이'를 필두로 본격적인 장편동화와 단편동화도 쓰기 시작하였으며, 시와 그림과 사진을 모두 담은 시집 '사랑/샘터 2004'으로 독자들과 3년만의 재회를 가졌다. 생애의 애환이 직조해낸 짱짱하고 성성한 시, 예사롭지 않은 그림, 절묘한 문장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또 종종 그림을 그려 전시회도 갖고 있는 화가이기도 하다.
방황하는 영혼을 담아내려는 내밀한 시도는, 작가이면서 화가였던 헤르만 헤세, 장 콕도, 칼릴 지브란을 연상케 한다. 요즘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물감과 지내면서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직접 노래를 불러 독집음반 '하얀새'를 발매했다. 음악 동료인 김두수는 그를 가리켜 '무극의 성星으로 날아가며 노래하는 한마리 하얀 새'라고 평했다. 노래는 곧 정신이라는 말처럼, 그의 노래는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집시의 정신이다. '여행자의 노래', '보헤미안', '산' 등 선곡음반을 펴내 경이로운 조명을 받기도 했는데,탁월한 선곡은 심연에 팽개쳐진 감성을 끌어올리고 고단한 여행을 위무한다. 오늘날 서점과 음반점에서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작가는 그이 말고 대한민국에 찾아보기 어렵다.또한 틈틈이 온세계를 떠도는 여행자이기도 하다. 유럽, 아메리카, 러시아, 아프리카 초원, 광할한 중국 사막까지 그가 걸어간 길은 멀고도 길다. 그에게 여행은 오로지 음악만이 동행으로 허락된다. '사비나 야나투', '나오미 & 고로', '이노센스 미션'과 같은 고르고 고른 기획 음반에 아구똥진 여행기와 사진을 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