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반갑습니다.

리스뮤직

카테고리 검색

상품검색

수량
총 상품금액 12,400

상품상세설명

Eric Johnson - Seven Worlds
이 시대의 기타리스트 에릭 존슨의 세계가 집약된 퍼스트 앨범. 'Zap', 'Emerald Eyes'등 10곡의 클래식 수록.

초기 에릭 존슨의 세계가 집약된 뜻깊은 앨범
ERIC JOHNSON의 Seven Worlds
텍사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원유생산지이자 뛰어난 기타리스트들을 많이 배출한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하다. 일렉트릭 기타 연주의 효시 격인 찰리 크리스천이 텍사스 출신이고, T-본 워커, 블라인드 레몬 제퍼슨, 라이트닝 홉킨스 등 전설의 블루스 기타리스트들도 텍사스에서 태어났다. 스티비 레이본과 그의 형 지미 본, 자니 윈터, 프레디 킹, 앨버트 콜린스, 엘빈 비숍 등의 뛰어난 블루스 뮤지션들도 모두 텍사스에서 태어났으며, ZZ 탑의 빌리 기본스나 코넬 듀프리, 스티븐 스틸스, 심지언 래리 코리엘도 이곳 출신이다. 어디 그뿐인가? 판테라에서 명연을 들려주던 다임벡 대럴을 비롯해 워치타워와 돈 도켄을 거친 빌리 화이트와 같은 헤비메틀 기타리스트도 텍사스맨이다.
이 많은 출중한 텍사스 출신 기타리스트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텍사스적이지 않은 연주를 펼친 의외의 플레이어로 에릭 존슨을 들 수 있다. 섬세하고 아름다우며 시적 서정미가 깃든 유려하기 짝이 없는 그의 기타는 거대한 땅덩어리와 거칠고 투박한 느낌의 텍사스의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스티비 레이본이나 자니 윈터, 앨버트 콜린스 등이 구사하는 펜타토닉이 거친 질감의 남성적인 호방함인 반면 에릭 존슨의 펜타토닉은 아름답고 결이 고운 한편의 시적 펜타토닉이다. 어디를 봐도 에릭 존슨에게선 출신지 소위 ‘지연’의 그 독특한 느낌을 찾을 수가 없다.
이 독특함의 근원은 그가 구사하는 저 위대한 기타 톤에서 발견할 수 있다.
펜더 스트라토캐스터에 앰프를 ‘Clean’, ‘Moderate Dirty’, ‘Real Dirty’ 등 세 가지로 세팅해 사용하고 거기에 스테레오코러스 등의 이펙트를 첨가해 절묘한 음색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방식을 이후 조금씩 정교화시키며 가히 기타 톤의 궁극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명반 [Ah Via Musicom]은 이러한 기타 톤의 총합이자 예술적 기타 사운드의 미학이었다. 현재 기타계에서 그를 가리켜 ‘위대한 톤 마스터’라고 칭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에릭 존슨의 기타와 음악세계로 볼 때 이 앨범 [Seven Worlds]가 지닌 의미는 크다.
1986년 작 [Tones]가 에릭 존슨의 공식 데뷔앨범이라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선 본작이 ‘진짜’ 데뷔작이랄 수 있기 때문이다. 98년에 공개된 본작이 어떻게 데뷔작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 이유는 몇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본 작의 수록곡들은 에릭 존슨이 프로 기타리스트로 유명해지기 직전인 22~24살 당시 젊은 날의 창작곡과 연주세계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수록곡들은 지난 1976년 10월~12월까지 녹음한 트랙과 78년 1월~5월까지 녹음한 트랙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그것이다. 이 곡들을 갖고 에릭 존슨은 78년 6월 런던의 ‘에어 스튜디오’에서 믹싱작업을 끝냈다.
‘Zap’이나 ‘Emerald Eyes’ 등 에릭 존슨을 대표하는 곡들이 모두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특히 그를 기타플레이어로 세계적으로 주목케 만든 ‘Zap’을 공식 데뷔앨범에서 또다시 연주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그는 본 작에서 이 곡을 3분 24초의 러닝타임으로 연주하지만 이후 86년 공식 데뷔앨범 [Tones]에서는 이곡에 수정을 가하고 기타 솔로잉도 더욱 화려하게 집어넣고 베이스나 드럼 등의 타 섹션 연주도 보강해 4분 43초나 되는 긴 시간으로 새롭게 연주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말미암아 이 곡은 당시 기성 기타리스트들에게 큰 위협을 주었고, 86년 ‘기타플레이어’지 애독자 투표에서 ‘최우수 신인 기타리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본 작에서 들을 수 있는 ‘Zap’은 극히 미국적 연주와 사운드로 깊게 큰 진폭으로 떨리는 비브라토는 스티브 모즈(Steve Morse)-특히 딕시 드렉스 시절-로부터의 영향이 엿보인다. (사실 그는 지미 헨드릭스와 존 맥러플린, 스티브 모즈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반면 ‘Emerald Eyes’는 본 작에서 녹음한 트랙이 마음에 들었는지 이후 공식 데뷔앨범에도 별다른 손질 없이 수록한 바 있다.
솔로부에서 전형적인 에릭 존슨식 애들립과 톤을 접할 수 있는 ‘Alone With You’도 재미있고, 초반엔 잠깐 지미 헨드릭스 스타일에 나오다가 이후부터 시종 제프 벡 스타일의 기타를 접할 수 있는 ‘Winter Came’도 흥미롭다. 섬세하게 뉘앙스를 바꾸어 가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이곡은 에릭 존슨이 제프 벡 등으로부터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총 38분의 짧은 러닝타임도 당시의 시대상을 잘 말해준다.
이외에 에릭 존슨 특유의 멜로딕 보이싱과 유려한 진행, 아름다운 펜타토닉 어프로치 등이 담겨져 있다. 젊은 날의 그의 모든 기타 세계가 담겨진 소중한 ‘젊은 날의 초상’인 셈이다.
본 작을 에릭 존슨의 또 다른 데뷔앨범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들에 있는 것이다.
함께 한 베이스의 카일 브럭(Kyle Brock)과 드럼의 빌 매독스(Bill Maddox)는 이후 81년까지 연주했다. 이들 트리오가 지난 80년 미국 투어 중 사진작가 탐 라이트(Tom Wright)의 눈에 띄어 사진을 찍게 되었다. 그 사진들을 통해 이들은 일부 매체에 알려졌고, 이때 쓰인 사진들 중 일부를 본 작의 커버 및 내지에 사용했다.
기타 톤의 거장의 20대 초반 음악과 연주 관심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하는 본 작은 그래서 더욱 흥미롭고 자료적 가치가 크다.


2005, 9, 19
글 / 조성진 (월간 ‘HOT MUSIC’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