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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밴드 - 1집 / 이판을사
앨범 타이틀인 '이・판・을・사'는 뭔가 심오한 뜻을 가진 말이 아니라, 밴드 이름이 그러하듯 '아무' 의미 없는 단지 '이 판을 사'라는 뜻이다. 하여간 이들은 이름이나 앨범 타이틀과는 관계 없이 펄 잼을 연상시키는 얼터너티브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실력파들이다. 멤버로는 앨범의 모든 곡을 만든 보컬과 하모니카, 그리고 기타를 연주하는 이장혁(현재 비디오 가계에서 일하고 있다)과 고교 시절부터 그와 합주를 해 온 베이시스트 이상훈, 그리고 현재는 공석이지만 앨범에서는 서길환이 드럼을 맡아주었다. 이 앨범은 인디 제작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은 사운드와 레코딩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장혁의 기타는 건축 공사장에서 주워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퍼즈감이 제법 풍부한 사운드를 낸다. 그의 보컬은 음악과 잘 어울리는 톤을 내주고 있으며, 또한 가창력도 발군이다. Homophobia는 동성애자에 대한 공격(?)적인 메시지가 들어있는 곡으로 사이키델릭한 사운드가 일품이다. '사막의 왕'은 R.E.M.의 Losing my religion을 연상시키는 곡으로 포크 기타의 배킹이 상큼한 포크록 넘버이다. '내 사랑'은 몽환적인 러브 송인데 후반부에 폭발하는 사운드가 매력적이고, '화산'은 클럽 라이브에서 가장 인기있는 곡으로 베이스 연주로 시작되는 펑크적인 스트레이트함을 맛볼 수 있는 호쾌한 곡이고, '지렁이'는 포크록적인 곡으로 후반부의 하모니카 솔로가 일품이다. '죽어도 좋아'는 폭주족을 소재로 한 노래인데, 앨범에서 가장 헤비한 곡이 아닐까 한다. '판토마임'은 11분 38초에 달하는 대곡인데, 그들의 라이브에서는 보통 20분에 걸쳐서 연주되는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