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반갑습니다.

리스뮤직

카테고리 검색

상품검색

수량
총 상품금액 13,800

상품상세설명

성훈 (브라운 아이드 소울) - 2집 CRONICLE





* 성훈 정규 앨범 리뷰


50년 팝 음악사의 집대성

성훈 정규 2집


정규 1집 리뷰를 쓴 게 2011년이니 꽤 긴 시간이 흘렀지만, 당시의 기억은 명확하다. 17곡을 꽉꽉 눌러쓴 앨범. 팀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자신의 깊고 풍부한 음악 내공을 가득 담은 앨범이었다.

11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 역시 성훈의 깊고 풍부한 음악 내공이 여지없이 발휘되었다. ‘chronicle’에서 따온 앨범 타이틀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번 앨범의 전체 컨셉은 ‘연대기’다. 자신에게 영향을 준 시대별 대표 장르를 성훈만의 유니크한 색으로 풀어냈다. 여러 가지를 모아 하나의 체계를 이루어 완성한다는 뜻의 ‘집대성’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전곡을 본인이 썼고, 건반악기가 앨범 전체를 주도하고, 성훈의 울림 있는 보컬이 빛을 내는 공통점을 갖지만 각 곡들은 저마다 다른 시대의 다른 옷을 입고 매력을 뽐낸다. 다른 시대의 색을 입었음에도 현재에 어울리는 트렌디한 느낌으로 소화되었다는 점 또한 인상적이다.

앨범의 시작과 끝에는 자신의 음악적 시작을 알리는 2000년 녹음 데모곡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와 ‘God bless the child’가 자리하고 있다.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는 스티비 원더의 1972년 히트곡으로 짧은 인트로 버전에 재치 있는 효과를 입혔다. 시간의 기록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재미있다. ‘God bless the child’는 CD에만 수록된 스페셜 트랙으로 50년대 재즈 싱어의 가스펠을 듣는 듯한 깊은 맛이 느껴진다. 어린 나이에 불렀다는 게 놀랍다. 툭툭 떨어뜨리는 중성 톤의 바이브레이션이 절묘하다.

시간의 기록으로 빨려 들어간 이후부터는 시간을 역행하며 각 시대의 대표 스타일들을 전한다. 그 첫 곡은 ‘Wake up, prove it, be brave’. 자신의 현재에서 각성하고 다시 발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현재 씬을 주도하고 있는 컨템포러리 R&B 스타일의 곡으로 스타일리시한 일렉트릭 바운스, 성훈의 수준 높은 랩 실력과 두텁게 쌓인 사운드의 조화가 강렬하다.


이어지는 ‘두 번째 고백’은 2000년대로 향한다. 부드러운 그루브에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게 하는 네오 소울 스타일의 곡으로 <싱어게인2> 올어게인의 주인공 준(JUNE)과 래퍼 크루셜스타가 함께 노래했다. 2000년대를 표현하기 딱 좋은 나이의 후배들과 찰떡으로 어울린다.

‘너만을... 너만을... 너만을...’은 1990년대 팝 크로스오버 R&B 스타일이다. 90년대를 대표하는 프로듀서 베이비 페이스의 편안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그때의 감성을 담아내면서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세련된 편곡이 인상적이다.

‘사랑했잖아’ 역시 90년대로 향한다. 당대 최고의 팝 프로듀서 데이빗 포스터의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곡. 드라마틱하게 감성을 고조시키는 90년대 팝 발라드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Be with you’의 음악적 배경 또한 1990년대다. ‘사랑했잖아’와 마찬가지로 당시 대세였던 일렉트릭 피아노가 곡을 주도하며, 마이클 잭슨의 웅장했던 90년대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아이돌 그룹 CIX(씨아이엑스)의 승훈이 함께 노래했다.

‘Wake up and smell the coffee’는 90년대와 80년대를 잇는 브릿지 곡이라 할 수 있다. 시대를 지배했던 뉴잭스윙의 추억을 듬뿍 담고 있는 곡으로 복고의 느낌에 현대적인 사운드가 더해져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이어지는 ‘잊지 말아요’ 역시 90년대와 80년대 사이에 자리한 시티팝 스타일이다. 그 시대를 잘 이해하고 있을 팀 동료 정엽과 영준이 목소리를 더했다. 지금 시점에도 다시 한번 인기를 얻고 있는 시티팝의 세련된 매력이 세 명의 목소리와 잘 어울린다.

‘아껴둔 노래’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휘트니 휴스턴의 ‘The Greatest Love Of All’ 등 수많은 명곡을 만든 마이클 매서의 영향을 받아 곡을 썼다. 1980년대 주류 팝 발라드 스타일로 선명한 멜로디에 호소력을 더했다. 감성과 파워를 더하며 애절함을 끌어올리는 발라드의 매력이 돋보인다. 성훈은 이 곡의 가사에 대해 토이의 ‘세 사람’ M/V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M/V를 보다가 주인공 유연석 캐릭터에 몰입하게 되었고, ‘그가 가수였다면’이라는 가정하에 가사를 썼다고 한다. 고백하기 위해 준비한 노래가 다른 이와의 시작을 축하해주는 노래로 그 쓰임새가 바뀌는 과정의 많은 감정들을 담았다.

‘Uhm Jung Hwa’는 70년대 디스코 전성기로 향한다. 엄밀히 70년대 정통 스타일이라기보다는 2010년대 복고 신드롬을 일으켰던 다프트 펑크류의 디스코 훵키 스타일이다. 흥겨운 비트와 그루브에 재치 있는 가사와 독특한 제목이 더해져 빠르게 각인되는 매력적인 곡이다.

‘Re-Luv (Remix)’의 배경 역시 1970년대. 본인이 이전 발표했던 ‘Re-Luv’를 레게 색을 더 짙게 더해 새롭게 녹음했다. 여름과 해변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여름송으로 곡 전체에 얹어진 허밍 코러스가 인상적이다.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는 1960년대로 향한다. 디스코 훵키의 일률적인 흥겨움이 아닌 자유롭고 격렬하게 펼쳐지는 제임스 브라운 스타일의 정통 훵키 소울이다. 성훈의 자유로운 음악 스타일과 너무 잘 어울린다.

이어지는 ‘I hope your life makes more cents than your death’는 진한 블루스 곡이다. 성훈 특유의 재즈 바이브레이션이 블루스의 자유로운 전개와 어울리면서 깊은 감성을 이끌어 낸다.


50여 년의 음악 시간 여행을 마무리하는 곡은 ‘Thank You’. 차분하고 경건한 감사의 노래로 앨범의 문을 닫는다. 데뷔 후 20여 년의 시간 동안 자신과 함께했던 가족들, 동료들, 팬들에게 보내는 진심 어린 감사에 뭉클해진다.


어떤 옷을 입건, 어떤 춤을 추건, 어떤 노래를 부르건,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것이 있다.

십수 개의 음악 장르를 모두 자신의 스타일로, 현재의 스타일로 소화해 낸 성훈의 고뇌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글/ 대중음악평론가 이용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