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가 - 길 없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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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가 정규앨범·첫번째 길 없 는 길
숲으로, 바다로, 햇살 아래로의 초대
싱어송라이터 솔가가 2012년 첫 EP 앨범 [바람의 노래]로부터 10년의 시간을 지나 첫 번째 정규앨범으로 왔다. 그 시간 동안 솔가는 숲에서, 바다에서, 시장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히말라야에서, 삶에 지친 사람들과, 할머니들과, 아이들과, 이주노동자들과, 무너진 사람들과 함께 노래하고 노래를 썼다. 그리고 이제 따뜻하고, 자유롭고, 경쾌한 여정의 한 챕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바다, 숲, 바람, 햇살
솔가의 노래는 우리를 바다로, 숲으로 데려간다. 기타 소리를 따라 걷다 보면 바람이 물결치고, 햇살이 내려앉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바닷가와 들판과 숲속에 앉아있는 듯한 커다란 공간감이 느껴진다. 바다와 숲과 바람과 햇살은 ‘대자연’의 상징이다. 대자연은 인간의 세계 너머 태초의 생명에 닿아있는 존재들이다. 대자연을 대하는 솔가의 마음은 경외감으로 가득 차 있고, 그 앞에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으로 서며 치유되고 회복된다.
솔가의 자연에 대한 태도는 모든 노래에 녹아 우리를 자연 앞에 서게 하고 마음에 쌓인 먼지가 훅 날아가는 체험을 하는 것 같다.
길-
솔가의 노랫말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길’이다. ‘길 없는 길’, ‘그런 길’처럼 길 자체를 노래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온 시간의 길로, 아리랑 고개를 넘어 넘어가는 삶의 길로 나타나기도 한다.
솔가에게 ‘길’이란 ‘여정’이다. 사실 우리는 누구나 어딘가로 가고 있는 중이다. 목적지를 정하기도 혹은 정하지 않기도 하고, 또는 모르는 채로 가고 있다. 어딘가에 ‘도착’하기도 하지만, 그곳이 종착지는 아니다. 삶은 숙명적으로 여정 위에 있다. 길 위에 있다.
그래서 솔가가 부르는 ‘길’은 삶의 본질에 닿아있다. 길은 후회와 망설임과 두려움, 욕설과 눈물, 이별과 그리움이 널부러져 있다(길 없는 길). 그래도 겨울이 가고, 꽃이 피고, 새가 나는 길을 천천히, 더불어, 꿋꿋하게 나아간다(그런 길).
기다림과 믿음
여정에는 속도가 부여된다. 빠르게 달릴 수도 천천히 걸을 수도 멈춰 앉아 쉬어갈 수도 있다. 속도는 사람마다 달라서 더불어 갈 때 생기는 속도의 차이는 우리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솔가는 나무가 되어 바람을 놓아주고(머물지마 바람아), 엇갈리는 이에게 오래도록 기다리겠다고 위로한다(괜찮아 그대).
솔가의 노래가 걸어가는 길의 힘은 ‘기다림’이다. 그리고 기다림의 힘은 ‘믿음’이다. 그것은 사랑하는 이들에게, 또한 자기 자신에게 건네는 말일 것이다. 믿음은 사람에 대한, 삶에 대한, 세상에 대한 믿음으로 읽힌다. 그리고 그 믿음은 노래를 듣는 우리에게도 묵직한 위로가 된다.
이혜영 (작가)
공기를 가르는 자유로운 부유의 시간.
그러나 땅을 딛고 ‘길 없는 길’을 걷는 순간 만나지는 모든 것들과의 사랑이며
솔가가 만난 모든 것들과의 이야기이다.
[Intro 히말라야 (Hymalaya)]
지진으로 무너진 위태로운 땅, 가파른 히말라야를 오르며 오히려 생의 온기와 힘을 만났다. 강렬한 사운드를 덜어내고 여행의 한 조각 기억처럼 ‘히말라야’ 곡의 도입부로 <길 없는 길>을 떠나는 여행의 문을 연다.
[길 없는 길(A roadless road)]
시작은 있지만 끝을 알 수 없는 생의 여정이 ‘길’이다. 길은 삶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그 길에서 우리는 무엇을 만나고, 무엇을 선택하고 있을까. 끝도 보이지 않는 광활함을 건너 ‘바다를 건너 사람을 찾아 여기’ 그 땅을 딛고 선 순간 일어날 일을 기다린다.
[그런 길(Such road)]
‘그런 길’은 ‘길 없는 길’의 답가일지도 모르겠다. 땅에 발을 딛고 숲의 바람, 하늘 어깨를 마주한 나무들. ‘숲으로 가는 그 길은’ 자연과 더불어,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천천히 속도를 맞춰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걷는 길이도 하다. ‘비로소 굽어졌던 마음들이 제 길을 찾고’ 나서야 서로가 마주하여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그대의 날(Your day)]
누군가를 만드는 것은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나 마주하는 순간에는 할 수 없는 축복의 말들이다. 서로를 봐주고, 함께 견뎌주고, 위로가 되었던 시간들이 나를 키웠을 것이다. 사랑하는 그들에게 바치는 노래, 그대의 날을 축복하며.
[바다의 춤(Dance of the sea)]
자주, 한없이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 앞에 서면 조잡한 것들은 발각되고, 거짓은 드러나고, 욕심과 아집은 화들짝 놀란다. 그 바다 앞에 서면 햇살과 바람에 일렁이는 춤만 남는다. 그러다 툭 하고 작은 고백을 내뱉는다 ‘작디작은 존재인 나’. 바다는 늘 나보다 먼저 춤춘다.
[머물지마 바람아(Wind doesn't stay)]
나는 나무일까, 바람일까. 이 노래는 바람을 바라보는 나무의 노래다. 하지만 누구나 바람이기도 하고, 나무이기도 할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품어주기도, 놓아주기도 할 수 있는 사랑을 나누는 나무와 바람의 가장 따뜻한 마음의 대화이다.
[우연히 Serendipity]
길 위에는 언제나 뜻밖의 일이 기다리고 있다. 우연히 일어난 작은 사건은 축 처진 어깨를 쫙 펴게 하기도 하고, 나를 생각지도 못한 길로 데려가기도 한다. 그런 설렘이 나를 노래하게 하기도 한다.
*‘우연히’는 오랜 친구 기타리스트 최형범이 2012년에 녹음한 기타와 2021년 솔가의 목소리가 만나 완성됐다. 10년이 흐르는 사이 닿아지지 않는 소리를 품은 체 음악은 오늘 다시 이어져 있다.
[괜찮아 그대 You will be fine]
이렇게 말해주고 싶을 때가 있다. 나도 힘들고 마음이 아프지만 조금 더 힘을 내서 그 사람에게 ‘괜찮아’라고 말하고 싶을 때 말이다. 그럴 땐 나에게도 말한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사실 죽을 것처럼 힘든 시간도 아물게 될 거란 걸 우린 알고 있다. 아물게 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는 것을.
[아리랑 Arirang]
아리랑은 내겐 오래된 사랑의 노래다. 삶과 삶이 거듭되며 견디고 넘어온 눈물의 고개, 기다림의 고개, 사랑의 노래, 그리고 희망의 노래다. 누구나에게 아리랑이 있다는 믿음으로 누군가에 묻고 또 물었다. 그리고 아리랑은 어쩔 수 없이 나를 끌어당겨 나의 아리랑을 노래하게 한다.
[outro 괜찮아 그대]
꿈을 꾸듯 긴 여행에서 돌아와 아침을 맞는다. 제주의 곶자왈 숲에서 날 것의 소리들이 노래한다. 다시 당신에게 혹은 나에게 말하고 싶다. ‘괜찮아 그대’
[CREDIT]
all songs written by 솔가
all vocals 솔가
producer 정현서
executive producer 솔가
recording 안태봉 at Orca recording studio
*percussion & drums recording 김동률 at Ryul’s Studio
*bass recording 정현서 at twomyung’s Studio
*track 6 acoustic guitar recording 김희범(2012 ver.)
*intro & outro recording 정현서
mixing 민경준 at twomyung’s Studio
mastering 강승희 at Sonic Korea Seoul Forest
track 1 : acoustic guitar 솔가 | ambience 제주 삼달다방 뜰
track 2 : arrangement 정현서 | acoustic guitar 이호석 | piano, electric piano 정현서
track 3 : arrangement 정현서 | acoustic guitar | 이호석 electric piano 정현서 | percussion 김동률 | whistle, melodion 강희수
track 4 : arrangement 정현서 | acoustic guitar, classic guitar 이호석 | contrabass 이동준 | drum 김동률 | trumpet, horn arrangement 박경모
track 5 : arrangement 정현서, 류승현(rainbow99) | acoustic guitar 솔가 | electric guitar 류승현 | electric bass, keyboards, programming 정현서
track 6 : arrangement 정현서, 이호석 | classic guitar 이호석
track 7 : arrangement, acoustic guitar 최형범
track 8 : arrangement 정현서, 박숭인 | electric jazz guitar 박숭인
track 9 : arrangement 정현서, 모호, 강희수, 성현구 | acoustic guitar 모호 | electric bass, electric piano, programming 정현서 | percussion (riqq, udu drum, shaker) 성현구 | whistle, hurdy-gurdy, melodion 강희수
track 10 : acoustic guitar 솔가 | ambience 제주 동백동산 먼물깍 새와 바람
album design & artwork 이호 at 로와로 rowaro
illustration 이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