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뮤직

이 앨범에 실린 노래들은 대체로 2013년에, 가장 최근의 것은 2016년에 작곡되었다.

짧게는 3년, 길게는 5~7년의 시간이 지난 현재, 내 생각은 이 노래들에 담겼을 당시와는 분명히 달라졌다.

그때 나는 누구에게 다가가려는 마음을 멈추지 않고 지속하는 것을 희망이라고 여겼지만, 지금은 그런 태도가―특히 그 누구가 나를 기다리는 경우가 아니라면―희망보다 폭력에 더 가까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후의 이야기들⟩의 가사에 대해서는 특정한 성적·로맨틱 지향에만 치우쳐 있다는 비판이 가능할 것이다. 한편 ⟨시⟩의 가사에는 “서정과 정치는 다른 것이라 누군가는 말하였고 그대로 인정하고서 길들여지는 나를 보았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지금의 나는 서정과 정치가 당연히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누가 내게 와서 앞뒤 맥락 없이 맞바로 서정과 정치가 다른 것이라고 말한다면, 아마 나는 그를 충분히 신뢰하지 못할 것이다. 단언하지 않기,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대로 두기가 희망의 시작이리라고 나는 짐작한다.

그런 생각만은 이 앨범의 노래들을 만들기 시작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내 마음속에서 유지되고 있다. 비록 처음부터 이 생각을 뚜렷하게 느낀 것은 아니었지만.

더 이상 이해할 수 없게 되었어도 세상 어딘가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내게 위안을 주었던 사람들이 있다.

이 앨범의 노래들은 그들보다는 그들을 생각하던 내 마음을 위한 것들이지만, 내가 마음을 완전히 파기하지 않고 쉬운 노래로나마 남겨 두었다는 사실을 그들이 언젠가 반가워해 주면 좋겠다.

그 여부야 어쨌든 나는 이제 이 노래들에 대한 일단의 의무를 다했다.

1 이지러진 얼굴

이현준 드럼

구교진 콘트라베이스

거닐숨 어쿠스틱기타, 일렉트릭기타, 보컬

2 Bed

민태준 드럼

거닐숨 프로그래밍, 어쿠스틱기타, 일렉트릭기타, 피아노, 보컬, 코러스

3 전날 밤

안진승 드럼

임재형 일렉트릭기타

거닐숨 프로그래밍, 어쿠스틱기타, 일렉트릭기타, 보컬, 코러스

4 열린회로

민태준 드럼

거닐숨 프로그래밍, 어쿠스틱기타, 일렉트릭기타, 보컬, 코러스

5 화요일의 카페

이현준 드럼

구교진 콘트라베이스

Piano Shoegazer 피아노

장수현 바이올린

거닐숨 일렉트릭기타, 보컬

6 별

안진승 드럼

거닐숨 프로그래밍, 피아노, 일렉트릭기타, 보컬, 코러스

7 시

이유진 바이올린

이서윤 바이올린

강승주 비올라

구채린 첼로

거닐숨 피아노, 보컬

8 O

이현준 드럼

구교진 콘트라베이스

임재형 일렉트릭기타

Piano Shoegazer 피아노

거닐숨 어쿠스틱기타, 보컬

9 손톱

이현준 드럼

구교진 콘트라베이스

구채린 첼로

이유진 바이올린

이서윤 바이올린

강승주 비올라

거닐숨 어쿠스틱기타, 보컬

10 겨울이 갈 무렵

이현준 드럼

Nico Jin 콘트라베이스

이유진 바이올린

이서윤 바이올린

강승주 비올라

구채린 첼로

거닐숨 피아노, 어쿠스틱기타, 일렉트릭기타, 보컬

11 희망

거닐숨 피아노, 보컬

12 그 후의 이야기들

안진승 드럼

거닐숨 프로그래밍, 어쿠스틱기타, 일렉트릭기타, 피아노, 탬버린, 보컬, 코러스

프로듀싱 김효제

공동 프로듀싱, 작사, 작곡, 편곡 거닐숨

공동 편곡 송민섭 (#1, #9) 

이현준, 구교진, Piano Shoegazer, 장수현 (#5)

임재형, Piano Shoegazer (#8)

녹음 김효제

     천학주 @Mushroom Recording Studios (dr in #1, #5, #8, #9, #10)

     유형석 @Wave Studio (dr in #2, #4)

     신재민, 허정욱 @Philo’s Planet (dr in #3, #6, #12, vox in #6)

     김시민 @TONE Studio (cb in #1, #5, #8, #9)

     오혜석 @M.O.L Studios (cb in #10, vc in #6, #9, string quartet in #7, #9, #10, vox in #10)

믹싱 김효제

마스터링 강승희 @SONIC KOREA

사진 거닐숨

디자인 조현욱 @Studio Hyonu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