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락커 ‘서문탁’편견을 깨고 대중과의 화해를 청하다. PIANISSIMO(피아니시모).
- 대중과의 화해를 청한 서문탁 -
여성락커에 아마추어 복서. 가수 서문탁(28) 하면 매니아 적인 강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녀도 부정하는 건 아니다. 단지 그런 이미지로 고정되는 것이 싫을 뿐. 이제는 그녀 안에 숨쉬는 다양한 감정의 결에 귀 기울여 주었으면 하는 게 그녀의 바람이다.
그래서일까. 한국 여성락커의 대모 ‘서문탁’이 5년 음악여정의 그 견제함을 뒤로하고 선보인 앨범 『PIANISSIMO』에서 그녀는 자신의 편견을 깨고 대중과의 화해를 청했다.
언제나 서문탁의 앨범에는 락이 있었다. 듣고만 있어도 힘이 나고 온 무대를 휩쓰는 파워가 느껴지는 서문탁표 락. 이번 앨범에서는 그런 서문탁표의 락을 만나 볼 수 없다. 이번 앨범에서의 주목할만한 것은 댄스, 발라드, 솔, R&B, 스윙 등과 같은 친숙한 곡에 서문탁의 락 적인 보컬의 결합으로 어느 누구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총 11곡으로 구성된 이번 5집 『PIANISSIMO』는 락커 서문탁이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가장 해보고 싶은 음악적 길로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래서 그녀에게도 팬들에게도 기대가 남다르다.
타이틀 곡 ‘이별 후’는 앨범의 의도를 가장 잘 표현해 준 곡으로 그동안 서문탁에 대한 편견을 확실히 바꿔주는 곡이다. 이 곡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보컬은 보통 여성들에게서 듣기 어려운 저음과 락적인 창법으로 기존 R&B나 솔 음악들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수작으로 관계자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가사에서의 ‘이별 후’는 듣는 이로 하여금 강한 중독성을 자아낸다. 이별을 소재로 풀어가는 노랫말에서는 섬세한 감정을 너무나도 잘 묘사하고 있으며, 소울풍의 멜로디와 팝스러운 편곡은 그야말로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뿐만 아니라, 서문탁 본인에게 의미 있는 곡으로 꼽히는 ‘나쁜 사람’에서 보여주는 리듬과 감각적인 편곡 스타일은 지금까지 가요계에서 들어보지 못한 독특함으로 세련됨의 자태를 뽐내고 있으며, 팝 발라드 곡 ‘웃어도 눈물이나’는 슬픈 사랑을 겪은 감정을 절제하면서 부른 서문탁의 보이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120의 템포를 가진 빠른 곡이지만 빠름이 느껴지지 않는 스윙곡 ‘자장가’와 네오소울의 선두주자 솔플라워의 코러스가 돋보이는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50~60년대를 풍미하던 락&롤의 느낌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경쾌한 멜로디와 재미있는 리듬 편곡으로 서문탁 앨범의 변화를 느끼는 정점에 다다르게 한다.
이밖에도 락발라드 ‘나의 단 한 사람’은 락발라드 이면서도 불필요한 힘을 뺀 서문탁의 보컬을 느낄 수 있으며, 펑키 리듬의 ‘오랜 연인들’과 유럽의 테크노 락 같은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Love is…’, 듣는 순간부터 리듬에 몸을 흔들게 하는 ‘템테이션’, 랩퍼 데니와 함께한 ‘도약’에 이르면 그녀의 음악적 내공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는 여름부터 공연을 통해 대중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그녀의 음악적 행보는 하반기 가요시장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만큼 가요계의 충분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한국 락발라드계의 산실이였던 그녀의 변화된 음악스타일은 매니아 뿐만 아니라 서서히 대중들의 가슴속에서 녹아 흐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