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팝의 교황’
앤디 워홀 그리고 음악
[Andy Warhol and Music]
River Deep Mountain High, Sunshine Superman, Take Good Care of My Baby, Like a Rolling Stone, 밤의 여왕, 페트루슈카 등
당시 히트했던 팝, 로큰롤, R&B,
클래식에 이르는 다양한 곡들이
담긴 스페셜 앨범
앤디 워홀의 팩토리를 감쌌던
음악적 향기와 분위기를
고스란히 재현!
ANDY lived IN and THROUGH music.
1950년대 중후반 서구의 문화 예술계를 사로잡았던 미술 운동이 바로 팝 아트 (Pop Art)다. 이는 기존에 진부하거나 평범하거나 저속하다고 여긴 것들을 적극 활용한, 전통적 순수 미술에 대한 도전이자 실험이었다. 서로 관련 없는 소재를 결합하거나 친숙한 이미지를 제거하고 광고나 영화, 만화, 그리고 공산품 (objet trouvé; 발견된 오브제) 등 다양한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이용한 풍자와 패러디, 그리고 추상적 표현주의는 팝 아트의 핵심 요소였다. 팝 아트는 1962년 뉴욕 현대 미술관 전시와 함께 미국에 도입되었다. 화가인 재스퍼 존스와 로버트 라우셴버그, 만화 기법을 차용한 작품들로 유명한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이 그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팝 아트의 동의어와도 같은, 시각 예술을 넘어 20세기 문화 예술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준 앤디 워홀을 빼놓을 수 없다. 그림과 실크스크린, 조각, 사진, 영화, 그리고 음악에 이르는 그의 명성과 영향력은 그를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예술가’의 반열에 올리기에 충분했다. <캠벨 수프 통조림(Campbell's Soup Cans)>이나 <마릴린 먼로 두 폭 그림(Marilyn Diptych)>, <초록색 코카콜라 병들(Green Coca-Cola Bottles)> 같은, 그가 1962년 선보인 이래 미술에 관심 없는 이들에게까지 친숙해진 일련의 작품들만 생각해 봐도 ‘팝 아트의 교주 (Pope of Pop)’라는 워홀의 별명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앤디 워홀은 뉴욕에 있던 자신의 스튜디오이자 아티스트들의 집합소인 ‘더 팩토리(The Factory)’의 멤버들, 즉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뉴욕 문화·예술·사교계의 중심에 자리했던 팩토리의 패거리를 ‘워홀의 슈퍼스타들(Warhol Superstars)’이라 일컬었다.
밥 딜런의 「Just Like A Woman」, 「Leopard-Skin Pill-Box Hat」을 비롯하여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Femme Fatale」 등에 영감을 주거나 언급된 에디 세즈윅, 록시 뮤직의 「Virginia Plain」에 등장하는 제인 홀저, 역시 벨벳 언더그라운드가 노래한 「Candy Says」의 주인공인 성전환 배우 캔디 달링, 그리고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데뷔작에 참여했던 니코 등 여러 배우와 모델이 여기 포함된다. 팩토리는 뮤지션과 독립 영화 제작자, 각본가, 사교계 명사, 지식인, 여장 남자와 마약 중독자들의 아지트와 같았고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워홀의 작품에 기여했다. 폴 모리시, 윌리엄 버로스, 라이자 미넬리, 키스 해링, 장 미셸 바스키아 등 수많은 유명 영화 감독, 작가, 배우, 예술가들이 팩토리에 출입했다.
CD 2장에 담긴 24곡은 팩토리의 멤버들 또는 관련이 있는 아티스트의 작품뿐만 아니라 클래식과 R&B까지 포괄한다. 꽤나 영리한 이 선곡은 앤디 워홀의 팩토리와 직접적 연관성을 지니는 두 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팩토리의 친구들’이라는 제목의 첫 번째 CD에는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시작으로 ‘슈퍼스타들’과 팩토리 멤버들, 그리고 워홀과 팩토리에서 영감을 얻거나 함께 작업을 했던 이들의 음악을 수록했다. 두 번째 CD는 ‘팩토리의 플레이리스트’다. “음악 속에서, 그리고 음악을 통해 살아”간 앤디 워홀의 팩토리를 감쌌던 음악적 향기와 분위기를 고스란히 재현하여 당시 히트했던 팝과 로큰롤, R&B와 클래식에 이르는 다양한 곡들을 담았다.
여기엔 아이크 앤 티나 터너가 노래한, 흔히 프로듀서 필 스펙터 최고의 성과로 꼽히는 「River Deep Mountain High」와 도노반의 매력적인 사이키델릭 포크 「Sunshine Superman」, 바비 비의 대 히트곡 「Take Good Care Of My Baby」 등 60년대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포함된다.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음악 <페트루슈카>나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와 그의 오페라 <마술 피리> 중 유명한 아리아 「밤의 여왕」,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아리아 「지난 날이여 안녕」, 현대음악 작곡가 메시앙의 실내악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 중 「예수의 영원성에 대한 찬양」과 같은 위대한 클래식 음악들 역시 ‘예술’로 포괄되는 팩토리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