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에 발표된 산울림의 5집은 그들의 팬 층이 소녀들 쪽으로 옮겨가는 시발점이 된 음반이다.
그건 '왜 가' 그리고 '한낮의 모래시계'같은 서정적인 곡들이 당시 젊은 층에게 상당히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간주부분의 기타연주가 인상적인 '이렇게 갑자기' 등은 이 앨범에서도 그들의 독창적인 음악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전체적으로 감상적인 발라드 곡들이 주류를 이루는 이 앨범의 곡들을 살펴보면 5집에서 히트한 김창완 작사 작곡의 '왜 가'가 먼저 눈에 띈다.
한동안 산울림이 편하고 감상적인 곡들을 발표하는 소프트한 그룹이라는 인상을 심어 주었던 곡이다. 1집에서 아리랑의 리듬을 차용했던 '청자'와 같이 아리랑을 전면에 내세운 '백자'는 가벼운 펑키 리듬위로 흐르는 아리랑이 묘한 느낌을 가지게 해 주는 곡이다.
다음으로 이 앨범에서 최고의 수작으로 꼽을수 있는 곡은 김창훈 작사 작곡의 '무녀도' 라고 할 수 있다. 드럼으로 국악 리듬을 표현한 인트로와 복잡한 리듬위로 김창훈의 보컬이 흘러나온다.
때묻지 않은 어쩌면 음치에 가까운(?)김창훈의 보컬은 곡의 분위기와 잘 매치가 되며 간주부분의 힘있는 드럼 연주와 시원한 기타연주 또한 인상적인 곡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