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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리스마일 - 42000ft (Mini Album)

스마일리스마일 [42000ft] : 할 수 있는 만큼, 갈 수 있는 곳까지


앨범의 첫 곡을 듣고 ‘당했다’고 생각했다.

사연은 지금으로부터 5개월 전, 일렉트로닉 팝 듀오 스마일리스마일의 등장을 알렸던 ‘SmileySmile’을 먼저 들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멜로디에서 노랫말, 커버 이미지, 뮤직 비디오에 이르기까지 노래는 어느새 ‘도시적인 느낌적 느낌’을 전하는 장르로 입지를 굳힌 시티팝의 향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기타와 베이스가 들려 있던 이들의 손엔 모듈러 신서사이저와 노트북이 자리를 대신했다.

그룹을 이루고 있는 것이 파블로프, 악어들, 이리들 등 다양한 밴드 안에서 청춘의 로큰롤을 연주하고 노래해 온 류준과 박준철 두 사람이라는 것까지 알게 된 후,

이건 어쩌면 두 사람이 청춘과 로큰롤을 떠나 새로운 섬을 찾아 나서는 첫 여정일지도 모르겠다 상상해 보기도 했다. 


스마일리 스마일의 첫 EP [42000ft]에 담긴 다섯 곡은 그러나 그렇게 명확히 방향을 튼 걸까 싶던 이들의 음악이 전한 첫 실마리를 가볍게 외면한다.

앨범이 중심에 놓인 건 다름 아닌 밤 그리고 헤어짐의 정서다.

시티팝 보다는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인디팝이 그려내는 풍경 가까이에서 정처 없이 맴도는 노래들은 하늘에서 바다까지 다채로운 공간을 종횡무진하며 나른하게 침잠한다.

마지막을 예감하는 석양에 물든 유원지, 인적 드문 한적한 늦가을의 싸늘한 바닷가, 그 어떤 외로움과 슬픔도 전부 집어삼키고 마는 도시의 온화한 비정함.

오늘을 살아가며 누구나 느껴봤을 익숙한 감정들이 각각의 공간에 가득 차 머문다.

특정한 장르로 정의하기 보다는 특정한 공간과 그 곳을 순간 스치는 기억의 파편들을 청각화한 음악이라는 비유가 옳을 것이다. 

공간과 기억. 이 두 가지 요소는 자신들을 ‘공간과 기억을 노래하는 듀오’라 소개할 정도인 밴드 스마일리스마일의 음악적 축을 담당하는 대표적인 키워드다.

다소 딱딱해 보이는 이러한 명확한 구분점은 류준과 박준철 두 사람이 고등학교 시절부터 숨 쉬듯 일상을 나눠온 오랜 벗이기에 더더욱 필요한 구역정리였을 것이다.

모두가 ‘왜 이제야’라며 입을 모은다는 이들의 작업은 박준철의 메모장에 8년도 넘게 잠들어 있던 해묵은 이야기(‘두 번째 유원지’)에서

기타 없이 모듈러만으로 곡 전체의 틀을 처음 만들어 보게 된 두 사람의 고군분투까지 지금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을 그대로 가감 없이 그리며 서서히 형태를 갖춰 나갔다.


작업은 시티팝에서 앰비언스까지 새로운 장르와 음악적 스타일에 대한 탐구, 지금 유행하는 것들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

7,80년대 빈티지한 사운드에 대한 고민 등 전에 없던 혹은 이들이 꾸준히 추구해왔던 가치들에까지 가지를 뻗었다.

민간항공기가 가장 높이 날 수 있는 높이를 상상하며 다양한 사운드를 실험해 보기도 하고(‘42000ft’), 곡의 뼈대에서 녹음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는 쾌감을 맛보기도 하고(‘사거리’),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일상도 나누며 앨범은 그렇게 완성되었다. 시도하고 부딪히며 성장한 시간 속 변하지 않은 건 단 하나였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있는 만큼 함께 해보자. 함께한 시간은 짧지 않지만 처음 맞춰 보는 둘만의 호흡에 놀라기도 흥겨워하기도 하는 두 사람의 흔적이 앨범 안에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래서 더 편안하고, 그래서 더 즐겁다. 


190220

김윤하 / 대중음악평론가


- Credit

Produced by SmileySmile

All Song Composed and Arranged by 박준철, 류준

All Song Lyrics by 박준철

Vocals, Guitar, Bass, Keys 류준

Synthesizer 박준철, 류준

Programming, Sampling 박준철

Recorded by 류준, 박준철 @ 신촌전자

Mixed by 천학주 @ 머쉬룸 레코딩

Mastered by 강승희 @ 소닉 코리아

Illust and artwork 유승보 (VERONICA EFFECT)

Layout, Color Grading and Design 오도함

Promotion and Marketing by ORM 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