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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비 (Side-B) - 1집 / Back To The Game
대한민국 힙합을 대표하는 2 MC, SIDE-B

기다림이 길었다. 꼬박 7년. 그 긴 시간 동안 클럽 무대에서 인디 레이블로, 다시 메이저 레이블로 둥지를 옮겨온 SIDE-B. 그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깊이 있는 언어로, 더 다양한 방식으로 완성되었다. G.A.S.S.와 T-ache, 두 MC가 함께 들려주는 SIDE-B 스타일의 대한민국 힙합. 2005년 5월, 드디어 시작이다.

한국 힙합의 이면, 그 곳에 SIDE-B가 있다.

‘SIDE-B’ 란 일반적으로 싱글 앨범에 수록된 타이틀곡 외의 곡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전면에 노출되지 않은, 어떤 상태나 상황의 또 다른 면을 의미한다. SIDE-B 가 결성되었던 1998년, 아직은 인디 문화로 남아있던 ‘힙합’은 문화계의 Side-B와 같았고, 음악으로서의 ‘힙합’ 역시 마찬가지였기에 이들의 팀명은 곧 ‘대한민국 힙합’의 당시 상황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힙합은 당당히 주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지상파 방송을 지배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힙합 뮤지션으로서의 SIDE-B 는 여전히 그들의 ‘의미’를 지켜가고 있다. 공식처럼 굳어진 힙합의 유행 코드를 뒤쫓지 않으면서, SIDE-B 스타일을 잃지 않은 상태로.
SIDE-B 는 지금은 사라진 힙합 클럽 MP를 통해 데뷔했다. DJ와 MC 역할을 동시에 해냈던 G.A.S.S.와 랩퍼 T-ache는 언제나 강하고 에너제틱한 무대로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은 1999년, 1000장 한정으로 라는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고(당시에는 Niddle이라는 제3의 멤버가 함께였으나 이후 탈퇴했고, 현재까지 2MC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다.) 이 외에 MP의 여러 컴필레이션 앨범과 <2000 대한민국>과 <2001 대한민국>에 트랙을 수록했으며, H와 Leeds, 델리 스파이스, 이현도 등의 앨범에도 피처링으로 참여한 전적이 있다. 이렇게 긴 팀 역사를 가진 그들인 만큼 메이저 데뷔 앨범의 발매는 그들에게도, 그들의 오랜 골수 팬들에게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힙합 라이브 클럽을 통해 데뷔한 ‘한국 힙합 1세대’

데뷔와 함께 라이브 클럽에서 뼈가 굵은 SIDE-B 는 ‘라이브의 절대 매력’을 제대로 발산하는 팀이다. 실제로 그들의 공연을 접해 본 이들이라면 작은 체구로 뱉어내는 파워풀한 랩핑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이런 경험과 경력이 현재의 SIDE-B로 만들어냈다. 클럽에서 인디 레이블로, 다시 메이저 레이블로 제대로 된 수순을 밟은 힙합퍼로서 이제 그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자전적인 이야기와 다양한 비트, 수록곡 리뷰

SIDE-B 의 데뷔 앨범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을 만한 곡들은 ‘A-Ok’와 ‘Get Away’. ‘A-OK’의 강한 비트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후렴구 부분은 대중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매력 포인트이다. 물론 Earth, Wind & Fire의 곡을 샘플링한 ‘Get Away’ 역시 펑키하고 신나는 트랙과 가사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힙합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면서도 대중적인 취향을 무시하지 않은 두 곡은 SIDE-B 스스로도 ‘타이틀 곡 감‘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자신감 있게 내놓는 곡들이다.
한국 힙합은 많이 변했고, 분명 발전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힙합을 많이 들을 수 있다거나 힙합 음악을 틀어주는 클럽이 많아졌을 뿐, 언더그라운드 힙합퍼들이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고, 힙합 팬들에게 중간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라이브 클럽은 없어져 버렸다. 성장한 반면 큰 것을 잃어버렸다고나 할까? SIDE-B 는 우리 힙합씬에 대한 이런 우려와 기대의 마음을 ‘Next Generation’을 통해 표현했다. 이 트랙은 풍부한 스트링 사운드에 DJ로 힙합씬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멤버 G.A.S.S.의 스크래칭이 더해져 힙합 매니아들의 지지를 얻을 만한 곡이다.
물론 H가 피처링해 매력적인 보컬을 더한 ‘VIP’나J와 SIDE-B 의 상반되는 매력이 멋진 조화를 이뤄낸 ‘FDB’, 그리고 As One과 함께 완성해 낸 파티 트랙 ‘SB Party’ 등도 좋은 반응을 기대할 만한 곡들이다. 힙합계에 머문 시간이 긴 만큼 제법 유명한 타 힙합퍼들의 피처링을 대동할 만도 한데, SIDE-B는 데뷔 앨범인만큼 본인들의 역량을 더 보여주고 싶어 타 힙합퍼들의 피처링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그만큼 타 뮤지션들이 참여한 곡들은 그 중 최상의 상태로 완성된 곡들이라고 보면 된다.
앨범 수록곡 중 ‘Just Do It’은 영화 <주먹이 운다>에 Inspired Music으로 사용되어 이미 뮤직 비디오로도 공개되었던 트랙이다. 팬들을 먼저 만나는 행운을 차지한 대신, 타이틀 곡 후보에서는 일찌감치 제외된 비운의 주인공이기도 한데, 프로듀싱은 일본의 DJ $hin이 맡았다. DJ $hin은 세계적인 DJ 챔피언쉽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배틀 DJ로 다양한 프로듀싱 활동도 보여주고 있으며, 곧 SIDE-B의 무대를 통해서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사회 도피’ 역시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Soul Scream의 DJ Celory가 프로듀싱한 트랙.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의 곡으로 가사에도 SIDE-B의 긍정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
이외에도 각각 SIDE-B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하는 ‘再飛(재비 2005)’와 ‘Here We Go’, 인간 사회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인간형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멋대로 하세요’,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심을 담아 라임을 쓴 부드러운 분위기의 ‘For You’, 곧 데뷔 앨범을 발매할 랩퍼 Evil Monkey(전 코요테 멤버 김구)가 피처링한 미드 템포의 ‘한소년의 이야기’, 국내에선 자주 시도되지 않는 스타일의 ‘Massive’등이 힙합 팬들의 호감을 살만한 트랙이다.
SIDE-B의 데뷔 앨범 작업은 꼬박 1년이 걸렸다. 이전에 작업했던 ‘VIP’, ‘혼잣말’, ‘Get Away’ 등의 트랙들에 최근에 만들어진 ‘Just Do It’과 ‘A-OK’ 등이 더해져 총 17 트랙이 선정되었다. 지금까지 오는 과정의 결과물들보다는 현재의 결과물들로 침묵에 대한 보상을 하고 싶었던 SIDE-B는 오랜 경험 뒤에 얻은 결론으로 ‘연구하는 라임’보다는 ‘쉽게 알아 듣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사’를 선택했다. 최대한 쉽고 간결한 단어로 써 내려간 가사들은 리스너들의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앨범의 마스터링 작업은 HIT Factory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는 미국의 유명한 힙합 뮤지션들의 앨범이 완성된 곳으로 최상의 퀄리티를 뽑아내고자 하는 SIDE-B의 음악적 욕심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여름, 클럽, 파티, 그리고 SIDE-B

SIDE-B는 앨범 발매와 함께 많은 공연과 방송을 계획하고 있다. SIDE-B의 이름을 잊고 지냈던 힙합 팬들을 위해, 그리고 이제 곧 SIDE-B의 매력에 빠질 새로운 팬들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에너제틱한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 워낙 라이브 무대에서 큰 호응을 얻어왔던 둘이기에 앨범의 완성은 ‘작업의 끝’이 아니라 완전한 ‘시작’인 셈이다. 클럽 시절의 SIDE-B가 없었다면 현재의 SIDE-B도 없었을 것이다.
언더그라운드 클럽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것 중 하나는 SIDE-B는 라이브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팬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본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이 SIDE-B에게 가장 큰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지하 클럽에서 지상파 방송으로… SIDE-B에게 달라진 점은‘활동 영역’일 뿐 그 표현 방식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최상의 퀄리티로 뽑아낸 SIDE-B의 힙합 음악과 멋진 쇼는 그동안 SIDE-B 를 기다려 온 팬들에게 그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