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예 (DAMYE) - LIFE’S A LOOP
|
지금까지 한국 힙합에 없었던 스타일, DAMYE [LIFE’S A LOOP]
아티스트 DAMYE는 지금까지 한국 힙합에 없었던 캐릭터이다.
자극적인 소재가 주류인 유행에 편승하지 않고 자기 안의 문제에 집중하고 탐구하는 가사를 쓰고, 강렬한 루프 중심의 전형적인 힙합비트가 아닌 철저히 그루브를 중심에 놓은 구성이 잘 짜여진 곡을 쓴다. 부처의 마인드지만, 치즈가 더블로 끼워진 미국식이다.
인생을 '순환'이라고 표현한 캐치프레이즈가 번뜩이는 앨범 [LIFE'S A LOOP]는 잘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한 편과 같이 느껴진다. 보통의 이야기에 흥미로운 비트와 풍부한 사운드를 더해 드라마틱하게 풀어낼 줄 아는 것이 담예의 특출 난 재능.
43분에 달하는 담예의 이야기는 자신의 오만과 자신감의 결여 탓에 겪는 사상적 충돌을 바탕으로 한다. 마치 사인파(sine wave)처럼 계속해서 번민하고 번민을 반복하는 담예의 삶 그 자체다. 그는 순환을 끊음으로써 새 인생을 갈망한다.
그렇다면 담예가 가고자 하는 다음 길은? 아마도 그것은 리스너들이 담예의 음악을 어떻게 조명하느냐에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뻔한 것들 사이에서 이질적으로 튀는 담예의 음악이 귀를 긁고 마음을 두드린다면 이 앨범은 반쯤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앨범 [LIFE'S A LOOP]는 그의 재능 있는 친구들이 함께 해 전반적인 퀄리티를 높였다.
버클리 음대에서 만난 다국적 아티스트들뿐 아니라, 국내 힙합과 알앤비 씬에서 인정 받고 있는 아티스트 화지, 쿤디판다, 보니 등이 참여해 음악적 색깔을 짙고 풍부하게 만들었다.
또한 'obey', 'patta', 'converse' 등 유명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기도 한 일러스트 작가인 Floor van het Nederend가 싱글 ‘DON’T WANNA PLAY’에 이어 다시 한번 담예의 앨범 아트워크에 참여해 담예가 보여주고자 하는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트랙 하나하나는 물론 아트워크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제작된 [LIFE’S A LOOP] 앨범은 유기적으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이는 담예의 철학에 힘을 싣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전 트랙을 천천히 음미하며 감상하기를 권하는 바이다. 이제 비슷비슷한 한국 힙합의 루프에서 벗어날 때도 되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