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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 (e_so) - 1집 곳





사람은 언제나 어딘가에 있고, 어딘가를 지난다.

그 ‘곳’에 관한 노래들. 이소 1집 [곳] 

 

그는 현재 제주도에 살고 있는 제주도 토박이 뮤지션이다. 서울살이를 끝내고 제주로 돌아갈 때 왜 가느냐고 물었더니, 곡이 안 써져서, 곡 쓰러 간다고 했다.

잊혀지는 것이 두려운 요즘 사람들에게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때 그 얘기는 너무나 멋있어서 지금도 기억이 난다.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보통의 사람은 미화를 하기 마련이다.

 

한데, 첫 번째 곡은 ‘추억팔이 소녀’

새들의 밝은 노랫소리 사이로 이소의 낮은 노래가 시작된다. 기타는 한 발짝 뒤를 천천히 걸어온다.  좀 지나면 드럼도 같이 터벅터벅 걸어오기 시작한다.

추억을 사줄 사람을 기다린다지만, 애초에 내 추억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지 않은가 하는 근원적인 쓸쓸함을 노래한 곡이다.

 

두 번째 곡은 ‘달 이야기’

이 노래의 화자는  '달'이다.

달이 날마다 창문을 두드리고 와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기타를 쳐주고 노래를 해준다면  얼마나 낭만적일까?

매일 짧지만 만나고 헤어지는 연인처럼 말을 건네는 달의 고백.

노래와 클래식 기타의 연주에 피아노가 더해질 때 달이 창문을 두드리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세 번째 곡은 ‘저 멀리 가로등이 흔들리는 까닭은’

이 곡에서 이소는 가로등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이런저런 이유를 이야기한다.

멀리 보이는 빛나는 것이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경하는 사람, 가고 싶은 여행지, 이루고 싶은 꿈 등등 그것들은 멀리서 빛나고 또 흔들린다. 

툭툭 던지는 이소의 노래를  비올라의 연주가 부드럽게 감싸며 흔들린다.

마치 가로등처럼.

 

네 번째 곡은 ‘불 켜진 창’

까만 밤, 불 켜진 창 하나, 밤이 유난히 긴 그대, 빛을 내려요.

잠을 잘 때 누구나 무언가가 필요하다. 내 베개. 내 인형 등등. 

그리고 이소의 노래가 있다면.

 

다섯 번째 곡은 ‘거짓말’

드럼의 연주가 거짓말을 하고 나서의 뱃속 울림처럼 들린다. 

일상적인 거짓말들. 생활의 윤활유 같은 거짓 웃음과 예의들

아- 라는 한숨을 현악기와 드럼이 이어받아 거짓말에 지친 삶을 표현한다. 

 

여섯 번째 곡은 ‘우린 모두 외로운 사람P’

칼은 모두 버려요.

사람은 모두 칼 하나 가슴에 갖고 산다. 자신을 해치려는 사람을 찌르던, 아무도 자신에게 다가오지 못하게 하던.

말로 하던, 눈빛이던, 혹은 다른 모양으로 자신의 칼을 과시한다.

이소의 노래처럼 칼을 버릴 수 있다면, 혹은 버리자고 노래할 수 있다면, 우리가 모두 외롭다는 걸 안다면.

 

일곱 번째 곡은 ‘긴 잠’

잊고 싶은 것은 가끔 꿈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혹은 꿈으로 치부해 버리기도 한다. 

슬퍼할 필요는 없지만 마음은 슬프고, 슬픔은 노래로 남는다.

 

여덟 번째 곡은 ‘사랑에도 사계절이 있다면’

잠을 자던 사랑은 겨울처럼 식어버렸다. 

봄처럼 파릇하고 여름처럼 싱싱하고 가을처럼 붉던 사랑은 겨울처럼 차가워졌다.

봄은 다시 오지 않고.

 

아홉 번째 곡은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

이 곡으로 이소는 사랑의 끝을 노래한다.

발버둥 쳐도 내 마음을 받지 않는 사람에게 마지막 노래를 들려준다.

 

열 번째 곡은 ‘우린 모두 외로운 사람’ 

오가는 차의 소음이 파도소리처럼 들린다.

기타의 3박자 리듬에 맞춰 눈을 바라보며 손을 잡고 외로운 사람끼리 천천히 왈츠를 출 수 있다면 좋겠다.


이소 1집 [곳]의 음악은 말하듯 노래하듯 꾸밈없고 솔직하다. 

낮고 조금 쉰 목소리의 따뜻한 그의 노래가 많이 들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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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 이소

작사, 작곡 : 이소

 

기타, 보컬, 코러스 : 이소

바이올린, 비올라 : 강혜인

피아노 : 양빛나라

드럼 : 김신익

 

레코딩, 믹싱, 마스터링 : 박경필 @사운드스페이스

그림 : 손혜연

디자인 : 김예신

영상 : 스튜디오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