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man Kim - KIM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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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파가니니/악마의 천재성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 4세, 젊은 비르투오소
ROMAN KIM 로만 킴
그를 논란의 중심에 서게 한 신들린 바이올린 실력
‘미친 연주’ ‘신들린 바이올린’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러시아 국적의 바이올리니스트 로만 킴(25)을 설명하는 수식어들이다.
로만 킴의 화려한 테크닉과 폭발적 에너지는 같은 연주가들도 탄성을 자아낼 정도이다. 19세기 이탈리아 바이올린의 전설 니콜로 파가니니의 곡을 연주하는 손놀림은 신기에 가깝다.
덕분에 유학을 했던 독일에서 ‘21세기의 파가니니’라는 별명을 얻었다. 로만 킴은 유튜브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유튜브 채널 이름도 ‘미친 바이올린(Insaneviolin)’이다.
초원 위를 달리는 야생마처럼 현(絃) 위를 질주하는 그의 연주는 음악을 모르는 사람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연주 실력 이외에도 우리가 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로만 킴은 고려인 4세이다. 그의 증조할아버지는 1905년 을사늑약 때 조선을 떠나 연해주로 이주했다가, 1937년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이주 열차에 실려 카자흐스탄에 정착했다.
로만 킴의 집안은 음악가 집안이었다. 어머니가 바이올린, 아버지가 트럼펫 연주자였으며 그 영향으로 5살 때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서 불과 2년 만인 7살에 모스크바 콩쿠르에서 우승하게 된다.
이듬해 모스크바로 건너가 모스크바 중앙 음악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음악 교육을 받게 된다.
그 후 로스트로포비치 재단의 후원을 받았고 막심 벤게로프, 미도리 고토, 기돈 크레머, 미리암 프리드 등 대가들의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실력을 쌓았다.
로만 킴은 그동안 몇 차례 한국을 찾았다. 첫 방문은 2006년 서울 시청 앞에서 열린 한·러 수교 기념무대였다. 당시 14세인 로만 킴은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그 후 우연히 그를 발견한 한국 음악가들의 초청으로 2014년 대형 교회에서 독주회를 갖고, 2015년 10월 KBS 열린음악회에 출연하면서 국내에도 팬이 생기기 시작했다.
2016년엔 수원국제음악제 폐막 무대에 섰다. 이 공연에서 그는 괴상한 안경을 쓰고 나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프리즘처럼 생긴 안경은 현을 잘 보기 위한 그의 발명품이다.
그는 바이올린 현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에릭 슈만, 리비 카스레누 등 그가 만든 현을 사용한 바이올리니스트도 꽤 있다.
그의 실험정신은 연주에도 나타난다. 이로 현을 뜯는 파격도 서슴지 않는다. 그는 파가니니와 함께 기타리스트 지미 핸드릭스를 가장 존경한다고 말했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색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소리를 추구해가는 지미 핸드릭스의 연주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기존의 해석을 넘어 자신만의 ‘살아있는 음악’을 하는 로만 킴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