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환 - Souvenir d’Amour (사랑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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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박세환의 우아한 사랑의 열병, Souvenir d’Amour (사랑의 기억)
잔잔하게 듣는 이를 감싸는 봄을 닮은 멜로디
정규앨범들을 통해 영롱한 채색의 풍경을 피아노에 실어 친숙한 멜로디로 여운을 남겨왔던 피아니스트 박세환은 오랜 음악적 여정이자 앞으로도 정진해야 할 숙제인 클래식을 모티브로 대중에게 다가가고자 했다.
새 앨범 역시 손끝에서 전해지는 마음속 울림이 듣는 이에게도 전해지도록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곳곳에 보이는데, 타이틀 곡 ‘Souvenir d’Amour’와 ‘Solitaire Voyage’에서는 여과되지 않은 깊은 피아노 톤이 느껴진다.
그리고 정적을 잠재우듯 열정적인 기교가 꼬리를 무는 ‘Ironic Moments’와 ‘Eternally Farewell’은 여느 곡에 비해 높은 완성도를 지녔다.
또한 대미를 장식하는 쇼팽의 역작 ‘Nocturne in C Sharp Minor’는 고독한 스튜디오 안의 숨결마저 들리는 듯 박세환 만의 쓸쓸하고 유연한 터치로 해석되었다.
네 번째 앨범 [Souvenir d’Amour](사랑의 기억)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뉴욕의 션 스윈니(Sean Swinney)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지난 2월말 전곡 녹음 되었다.
박세환의 연주는 서정미를 바탕으로 글에 비한다면 만연체의 음 배열을 줄곧 보여 왔는데, 일부는 반복해 들을수록 와 닿고 쉽게 질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테크니컬 한 곡에서도 안정감 있는 터치가 편안함을 주며 이는 연주 바탕에 클래식 기법이 내재된 영향이다. 빠른 곡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유려한 터치가 특징이며 느린 템포의 연주에서는 Classical 선율을 채택해 텐션 감을 유지한다.
결론적으로 피아니스트 박세환의 연주 세계는 전공을 살린 클래식 기법과 재즈, 크로스오버 등 다양한 음악의 경험에서 얻은 성질들이 각각의 역할을 지니고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어 있는 셈이다. 새 음반의 컬러는 초록이다.
조화롭고 안정적인 삶을 선호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정적인 사람을 의미하며 인내심, 근면함 등이 초록색의 상징이다.
어쩌면 초록색은 그를 적절히 표현해낸 구절이기도 하다. 이전보다 훨씬 친숙하고 매끄러운 선율, 처음과 끝이 물 흐르듯 동질성을 자아내며 강한 듯 부드러운 터치로 수놓아진 새 앨범은 클래시컬 재즈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며
한 폭의 수채화처럼 듣는 이의 마음속에 그리움을 닮은 여운을 전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