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마일즈 (10miles) - Love is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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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밴드들이 그러하듯 저희도 이 한 장의 앨범 [LOVE IS BLUE]를 발매하기 위해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멤버들과 또 저희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과의 음악적, 음악 외적인 관계가, 그 모든 결과가 10곡의 소리와 노랫말 속에 녹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대부분의 밴드들이 그러하듯 결과물이란 늘 아쉽고 못다한 욕심을 남겨두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아쉬움이 다음을 있게 하는 원동력이길 소망해봅니다.
타이틀 곡인 [늙은이의방]은 보컬 김완이 알츠하이머병을 앓으셨던 할머니를 모티브로 쓴 곡입니다.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은 노인의 이야기, 이것을 단순히
한 병든 노인의 이야기로 바라보기 보다는 꿈을 잃은 현대인들의 자화상으로 생각한다는 김완의 이야기가 와닿는 요즘이 아닐까요. 사실 이 곡은 앨범을 작업하던 중에도
타이틀 곡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기타리스트 한상원 교수님과의 특별한 만남 이후로 재탄생하면서 저희의 첫 정규앨범 타이틀 곡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앨범명과 같은 [LOVE IS BLUE]는
빛과 같은 연인이 사라진 뒤 찾아온 어둠 속에서 바라본 밤의 색깔과 사랑의 잔상들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사랑은 또 이별은 어떤 색깔인가요?
[설월]은 추운 겨울밤 달을 바라보다 '달이 얼어버릴 정도로 추운날 이별하면 그 눈물이 눈꽃처럼 얼겠지?'라는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읊조리던 멜로디와 가사가 곡으로 완성된 경우 입니다.
이 곡은 후반부의 에너지 넘치는 밴드 사운드를 담아내기 위해 [원테이크] 녹음 방식을 택했는데 여러분들에게 저희의 에너지가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울증]은 반복 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이렇게 힘든 하루가 지나갔는데 똑같은 내일이 온다는 현실 앞의 절망을 노래하고 공감하고 싶었던 곡입니다. 생을 이어가면 갈수록 나는 사라지고 주변 사람들의 [기대의 산물]로서의
나만 존재한다는 것, 너무 슬프지 않나요.
[악몽]은 우울증과 비슷한듯 다른 곡입니다. 꿈에서 너무나 사랑했던 옛 연인을 만났는데 눈을 뜬 순간이 그(또는 그녀)가 없는 절망적 악몽의 시간들이 시작된다는 이야기 입니다.[그녀만 없던 일요일]은
저희 정규앨범 곡 중에 유일한 발라드 곡입니다. 순수한 사랑을 했지만 버림 받을 수 밖에 없었던 한 청년의 실화를 노래로 담았습니다.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실연 당한 그 청년을 만나 이야기를 들은
요일이 바로 일요일이었습니다.
[땅거미]는 해질녘 길을 걷다가 바라본 땅거미가 화자가 되어 나를 바라보며 들려주는 이야기 입니다. 하루의 힘든 일정을 마친 저녁 이 노래가 여러분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우니까]는 반복되는
멜로디 속에 추우니까 연상되는 단어들 [추위, 밤, 바람, 이별, 외로움]을 반복적으로 들려줍니다. 기타리스트 이응주의 애절한 기타 솔로가 백미인 곡입니다. [긴밤]은 이번 앨범 수록 곡중에 가장 이질적인 사운드를
보여주는데 밴드 부활의 베이시스트 서재혁 교수님과 베이시스트 박민영의 콜라보로 베이스 라인이 한층 더 돋보이게 되었습니다. 때론 읊조리듯 때론 터질듯한 고음으로 표현하는 [긴밤]의 외로움.
마지막 곡인 [솜사탕]은 이번 수록 곡중에 유일하게 가사가 없는 곡입니다.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 그리고 멜로디언, 단순한 조합과 단순한 멜로디가 더 큰 위안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곡입니다.
3월, 봄을 맞이하여 텐마일즈가 팬 여러분에게 선물하는 [봄 노래] 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수 많은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이 결과물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오롯이 여러분의 몫으로 남겨두고 저희는 이제 이 곡의 주인공 자리를 여러분들께 내어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