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화 (Yoonhwa Choi) - Soundscape ; [소리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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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o u n d • s c a p e ; [ 소리풍경 ]
재즈피아니스트 최윤화의 첫 앨범이다. 버클리 음대에서 재즈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했고, 맨해튼 음대 석사과정을 밟았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히 연주 활동해오고 있는 재즈 피아니스트 최윤화. 섬세한 음색과 서정적인 선율을 선보이는 그녀만의 연주법. 재즈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그녀의 개성이다.
풍경과 김영랑(金永郞) 시인의 만남
그녀의 앨범을 그림으로 떠올려본다면 한 폭의 풍경화 같은 삶의 순간들이다. 이러한 풍경을 그녀는 음악으로 담아냈다. 피아노의 선율을 풍경으로 그려내는 그녀만의 독창성. 이번 앨범의 주목할 점이다.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숲향기”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김영랑 시인의 시를 인용해 작곡한 곡이다.
혼돈의 현실 속에서 순수하고 서정적인 삶을 갈구했던 김영랑 시인의 문장들. 그 정서를 그대로 살리고 그녀만의 편곡을 거쳐 음악으로 탄생시켰다.
어쩌면 그녀 또한 김영랑 시인과 비슷한 감정을 지녔을지 모른다. 그녀의 연주에도 순수함을 탐미하는 선율들이 숨어있다.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는 강물이 흐르는 서정적인 가사를 음악으로 표현한 곡이다. 피아노, 보컬 듀오의 감성적인 도입부가 잔잔한 강물을 묘사했다면,
그 뒤로 이어지는 밴드의 어쿠스틱한 연주는 강물이 흐르는 모습을 비트감 있는 음색으로 들려주고 있다.
또 다른 곡 “숲향기”는 삼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제주도의 사려니 숲에서 느낀 마음의 정경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숲향기”는 도입부에 퍼커션의 다양한 소리를 사용해 마치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곡의 말미에는 보컬의 콰이어를 통해 몽환적인 느낌을 극대화 시켰다.
최윤화 그룹 + 챔버 프로젝트
풍경도 조화로움 속에 아름답듯 그녀의 연주는 조화로움을 강조했다. 재즈그룹과 클래식 챔버의 환상적인 만남. 그녀만의 독창적인 감각이 보이는 시도이다.
일반적인 재즈 연주와 달리 화성과 리듬을 클래식 챔버의 사운드로 재해석했다. 챔버의 웅장함과 평소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음색 그리고 풍성한 사운드까지 느낄 수 있으며
플룻,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프렌치 혼, 바이올린, 첼로, 퍼커션까지 다양한 악기들이 그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November Rain”은 겨울비의 이미지를 챔버 앙상블을 통해 서정적으로 묘사하였고, “Memories”는 Rock과 클래식 장르의 조우가 인상적인 곡으로 터질 듯한 기타와 드럼 솔로가 압권이다.
“Your Sparkling Brown Eyes”는 클래식 ‘재즈’ 협주곡으로 그녀만의 흥미로운 편곡을 느낄 수 있으며, “Unstable Isotope”는 재즈곡을 클래식 현대음악으로 새롭게 재해석하였다.
이 외에도 직접 작사한 “Stars and the Moon”, 블루지한 멜로디가 돋보이는“B Light”에서도 그룹과 챔버의 조화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바쁜 일상 속, 그녀의 음악 위에 잠깐 마음을 올려놔보자. 한 폭의 수채화 같은 그녀의 음악에서 따뜻한 위로와 낭만을 느끼길.
글 전아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