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팝의 아이콘 조지 마이클
George Michael -TwentyFive
조지 마이클 궁극의 베스트 앨범
3CD Deluxe Edition
웸! 시절 발표한 대표곡
Wake Me Up Before You Go-Go Last Christmas Careless Whisper
A Different Corner
당대를 접수한 [Faith] 빌보드 싱글 차트 1위곡
Faith
Father Figure
One More Time
음악적 야심을 인상적으로 통제한
[Listen Without Prejudice Vol. 1]
Freedom! ‘90
영국과 유럽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Older]
Fastlove
Spinning The Wheel
3CD 총 44곡
조지 마이클은 단 3장의 정식 앨범만을 우리에게 남겨주었다. 1999년 발매된 [Songs from the Last Century]은 그의 가창력이 장르 불문하고 언제나 최고 수준임을 말해주는 음반이었고, 2004년의 [Patience] 역시 영국과 유럽 쪽에서 변치 않는 히트를 기록했다. 특히 후자의 경우, ‘Amazing’의 매끄러운 플로우가 너무 좋아 몇 번이고 반복해 들었던 추억이 아련하게 남아있다.
그런데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한국에서는 언제나 조지 마이클의 ‘음악적인’ 측면에만 포커스를 ‘과도하게’ 맞춰왔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폴 매카트니 (Paul McCartney), 엘튼 존 (Elton John)으로 이어지는 영국 출신 위대한 작곡가의 계보를 잇는 송라이팅 재능이나 스튜디오 버전보다 더 뛰어난 라이브 실력 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그의 존재감은 잘생긴 얼굴과 음악적인 영역 모두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성적 기호 때문에 배척 당해야 했고, 거의 평생 동안 스토커나 다름 없는 언론에게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조지 마이클은 이미 ‘Freedom ‘90’의 다음 가사에서 자신이 어떤 길을 걸을 것인지를 암시해줬던 바 있다. “난 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기로 했어. / 네가 알아야 할 무언가가 있어. / 내가 너에게 그것을 말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 / 내 속 깊은 곳에 뭔가가 있어. / 내가 되어야 할 그 어떤 존재가 있어.” 단언컨대, 그가 없었다면 샘 스미스 (Sam Smith)나 아담 램버트 (Adam Lambert) 역시 없었을 것이다. “나는 조지 마이클에 대한 시들지 않는 애정을 지니고 있어요.” 샘 스미스가 남긴 말이다.
인종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거칠게 분류했을 때 대중음악의 역사는 곧 백인의 자본이 흑인의 재능을 ‘착취’한 격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를 테면 팻 분 (Pat Boone) 같은 가수는 흑인의 노래를 부르며 수백만 달러를 별다른 어려움도 없이 자기 주머니 속으로 쑤셔 넣었다. 그러나 조지 마이클은 달랐다. 그는 흑인 음악을 그저 흉내내는 것이 아닌, 뼛속부터 흑인’적’인 뮤지션이었다. 뭐랄까. 태어나면서부터 소울풀했던 가수였다고 할까.
실제로 그는 [Faith]를 통해 빌보드 블랙 앨범 차트에서 1위에 오른 최초의 백인 가수가 되었고, 이를 통해 마이클 잭슨이 그랬던 것처럼, 흑인과 백인 사이에 구축되어 있던 오랜 장벽을 무너뜨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1987년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 (Aretha Franklin)이 괜히 그와 듀엣으로 ‘I Knew You Were Waiting’을 녹음한 게 아니다. 이후 그는 휘트니 휴스턴 (Whitney Houston), 메리 제이 블라이지 (Mary J. Blige) 등과도 함께 노래했다.
[Twenty Five]는 그리하여 조지 마이클 세계의 궁극적인 완성본이 된다. 위에 언급한 곡들의 대부분을 모조리 담고 있는 이 베스트 앨범을 쭉 감상하면서 그가 얼마나 위대한 가수였는지를 되새김질해봤다. 정말이지 행복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서글펐다. 마이클 잭슨과 함께 팝의 매력을 처음 알려준 조지 마이클에게 감사를. 진심으로, 너무 이른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난 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