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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주 - 3집 / Before Midnight

편안하고 정겨운 트리오 연주 그 안에 담긴 낭만적 밤 풍경

- Before Midnight


자정 무렵(Round Midnight)이 아닌 그 전의 시간.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음 맞는 친구, 사랑하는 사람과 낮 시간 동안 겪은 모험담을 나누며 술 한잔을 기울이다가 아쉬움 속에 내일을 위해 각자 집으로 향하는 그 무렵까지의 시간을 위한 음악.

재즈 기타리스트 탁경주의 3집 ‘Before Midnight”는 집시재즈의 창시자인 장고 라인하르트의 “Douce Ambiance”, “My Serenade”, “Are You In The Mood”, 러시아의 유명 민요에 바탕을 둔 곡 “Dark Eyes”, 찰리파커의 “Dexterity”, 그리고 그의 자작곡인 타이틀곡 “Before Midnight”, “Blue Sand”, “Troublant Bolero” 이렇게 총 8곡을 담고 있다. 그의 전작인 ‘Theme From Brooklyn’과 ‘Jazz Guitar Classics’와의 연장으로 그가 추구하는 음악적 색을 한 번 더 강조하는 듯 하다. 자정 이전의 밤, 그 낭만적인 분위기는 장고 라인하르트의 곡에서 리듬을 대치하고, 찰리 파커의 곡을 보다 순화하고, 자작곡 또한 멜로디를 중심으로 정서적인 측면을 강조한 듯 하다. 

이번 음반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드럼이 빠진 기타, 피아노, 베이스로 구성된 트리오라는 점이다. 국내 재즈신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베이스 신동하, 피아노 전용준이 참여하여 자칫 드럼의 부재로 허전하게 들릴 수 있는 사운드를 오히려 안정적이고 조화롭게 완성했다. 피아노와 기타는 우리의 걸음걸이가 왼발과 오른발의 교차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듯 깔끔한 공간 분할을 통해 괜한 덧칠같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조화는 베이스가 중심이 된 리듬의 비어 있는 부분마저 메운다.

 밤 12시가 되기 전, 그러니까 신데렐라의 마법이 풀리기 전 마음 맞는 친구들 혹은 연인과 보내는 편안하고 정겨운 밤을 주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앨범을 혼자 들으면 안 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혼자라 외롭고 고독한 사람에게 이 앨범은 오히려 더 유효하다. 혼자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스튜디오의 한 공간에 모여 원 테이크 방식으로 앨범을 녹음하는 세 연주자의 정겨운 어울림을 목도한다는 느낌이 마음을 따스하게 하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멜로디가 고독한 공간을 따스한 기운으로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