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별 - 6집 / 고요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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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별과 해금, 그리고 ‘고요의 시간’ !
5년만의 새 앨범, 오랜 기다림만큼 더욱 깊어진 해금의 우아한 감성 선율!!
국악 한류의 기수인 해금솔리스트 ‘꽃별’이 5년만에 6집 <고요의 시간>을 발표했다. 꽃별은 2003년 데뷔 이후 현재까지 국내는 물론 일본, 유럽 등지에서 국악의 한류에 기여해 왔다. 이번 앨범은 평균 2,3년 터울로 발매되었던 전작과는 달리 5년 이라는 긴 시간을 할애하였으며,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사운드와 꽃별 특유의 감성을 보여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꽃별은 새 앨범에서 자신이 거쳐온 세월만큼이나 깊어진 내면의 성숙함을 표출한다. 팝과 포크, 재즈, 월드뮤직 등의 강렬한 향취와 함께 전형적인 뉴에이지의 색채를 머금은 크로스오버의 옷을 입고, 그녀의 섬세한 언어가 되었던 음악은 이제 한층 더 우아하고 기품 있는 아름다움을 실은 채 듣는 이를 유혹한다. 새로운 소리는 어느 때보다 찬연히 빛나지만 그 빛은 의도된 두드러짐 대신 해금의 고요하고 신비로운 숨결 아래 살포시 자리하고 있다. 즉, <고요의 시간>은 고요하고 싶어도 고요할 수 없는 현대인을 위한 꽃별의 음악 치료이다.
두줄 해금으로 써 내려간 감동의 서정시!!
꽃별은 새 앨범 <고유의 시간>에서 화려하거나 눈에 띄는 기교 대신 듣는 이의 마음에 살며시 내려 앉는 서정적 감성을 표현 했다. 이번 앨범은 커버 곡, 자신의 자작곡, 혹은 다양한 작곡가들이 선보인 전작과는 달리 단 한 명의 작곡가가 앨범 전체에 고요한 감성을 담아냈다. 앨범의 프로듀스와 작곡을 맡은 이는 지난 2014년 소치 패럴림픽 폐막식 음악감독이자, 꽃별의 남편이기도 한 작곡가 조용욱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전통음악을 공부하고, 프랑스에서 유학한 그는 연극음악과 다큐 음악에서도 섬세하고 한국적인 서정을 구현한바 있다. 이번 음반에서 그는 9곡의 수록 곡 중 우리 민요인 ‘새야 새야’를 제외한 8곡을 작곡했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전작 <숲의 시간>속에 담겨져 있던 감성의 연장선상에 있다. 다만, 전작의 경우 다채로운 악기의 구성으로 감성을 만들어 냈다면, 이번 앨범에는 기타, 피아노, 대금, 단소, 타 현악기인 양금 등 상대적으로 미니멀한 구성을 통해서 전작 ‘숲의 시간’ 안에서 느껴지는 ‘고요한 시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세션에 참여한 연주자들은 클래식을 전공한 재즈 피아니스트 이건민, 독창적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들려준 재즈 그룹 웹트리노(Webtrino)를 거쳐 모던 록 밴드 못(Mot)의 멤버로 활동 중인 기타리스트 유웅렬,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대금 연주자 이명훈, 국악 타악계의 독보적인 양금 연주자 최휘선, 그리고 다양한 세션 활동을 펼쳐온 베이시스트 윤종률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인정 받은 인물들이다.
맑고 세련된 기타가 펼치는 뉴에이지의 향취와 관악기가 이루는 전통의 색이 해금의 나른한 서정에 어우러지는 첫 곡 ‘새벽 숲’은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담아낸 멋진 곡이다. 한없이 따사로운 ‘살랑, 작은 바람’과 ‘그 봄날’이나 작은 생명이 일으키는 파장을 뭉클함으로 담아낸 ‘일렁이는 마음’, 쓸쓸함과 처연함이 느껴지는,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흡사 히사이시 조(久石讓)를 연상케 하는 피아노와 유려한 선율로 전개되는 ‘옛날 이야기 하던 오후’ 등에서 기분 좋게 피부에 와 닿는 부드러운 산들바람과 같은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를 느껴 보라. 은은하게 가슴을 감싸는 여러 곡들에서 꽃별을 중심으로 한 연주자들 개개인 역량의 조화로운 어우러짐은 곳곳에서 확연한 빛을 발한다. 그 강렬한 음색으로 인해 자칫 거슬릴 수 있는 해금의 소리가 이토록 짙은 도취를 안겨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이 아름답고 포근한 음악들은 꽃별의 말처럼 “공간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 스며드는” 듯 아련한 향기가 되어 우리 가슴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