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E (퓨어) - The Light of Torn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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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과 헤비메탈의 경계가 모호한 현재 신(Scene)에서 분명한 맥과
결을 담은 데뷔 앨범을 발표한 밴드 PURE
이 음반은 한국 헤비메탈의 시작점에서 현재까지의 맥을 가장 분명하게 짚어내는 밴드로 손꼽히는 퓨어(PURE)의 정규 앨범이다.
PURE, 시대와 시기가 만나서 새로운 현재를 열다.
밴드 퓨어(PURE)는 1980년대와 1990년대의 ‘메탈키드’들이 함께 모인 조직이다. 시작점에 있었던 한국 록과 헤비메탈, 그리고 대중적인 성공 사이에서 퓨어의 음악은 순응의 과정을 거쳐 나왔다. 그럼에도 이들의 결성과 이전까지의 행보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으며, 비밀스러운 단계 속에서 서서히 형체를 드러냈다. 퓨어는 자신들의 음악을 쉽게 풀어 나갈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마다한 채, 2014년 데모 앨범[The Flap of Wings]을 먼저 발표했다. 그리고 2년에 가까운 시간을 투자해 퓨어는 그 완성 된 음악을 정규 1집[The Light of Tornado]에 고르게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한국 록과 헤비메탈의 경계를 포용한 앨범[The Light of Tornado]
일 년여 동안 준비해서 발표했던 퓨어의 데모는 대중성과 음악성 사이를 오가며 히트를 기록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었다.
정규 앨범에 이르러 퓨어의 음악은 제대로 날을 세워 자신들이 그을 수 있는 여러 음악적 각도를 표출해냈다. 이는 데모 앨범을 통해 라인업의 연결점을 제대로 다듬었기에 가능했다.
퓨어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블루비는 기교와 작품력을 고르게 지닌 뮤지션으로 1996년 블랙 신드롬(Black Syndrome)의 보컬 박영철과 나티(Naty)의 베이시스트 허준석, 그리고 베테랑 드러머 임병섭과 함께 밴드 제트(Zett)의 멤버로 활동했던 뮤지션이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장르에 영향을 받고 자란 블루비는 메탈신에서 왕성하게 활동 하던 중 음악적인 갈증과 한국 록 시장성에 회의를 느끼고 돌연 일본 유학에 올라 재즈를 공부한다. 6년의 유학생활을 마친 후 여러 가지 스타일의 표현에 능하고 음악적 지향점이 일치 한 동천(보컬)과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고 독특한 라인을 구사하는 성희(베이스)를 만나면서 새로운 조직에 대한 본격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번 앨범[The Light of Tornado]는 한 마디로 국내 록과 헤비메탈의 경계를 유연하게 포용한 작품이다.
앨범의 가사는 세월호와 같은 사회적인 이슈(‘Warning’)와 록뮤지션으로서의 현실적인 주제(‘Heavy Bounce’, 'Tornado'), 그리고 삶 속의 여러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기운은 앨범의 재킷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국 헤비메탈을 대표하는 아트 디렉터인 우정훈이 완성한 퓨어의 재킷은 혼돈의 시대라 할 수 있는 현실 속에서 새롭고 진보적인 힘에 의지하는 상황을 잘 표현해 냈다.
총 10곡의 수록곡 가운데 ‘Shadow Love’등 4곡이 데모 앨범에서 발췌되어 새롭게 담겨 있다. 작곡과 편곡은 베이스 성희와 기타 블루비가 주로 담당했으며, 동천은 작사로 맥을 맞춰 함께 했다. 8비트의 정통 헤비메탈의 흐름 속에 3도씩 올라가는 기타의 선율이 인상적인 ‘Warning’과 3연 셔플 리듬을 바탕으로 완성된 ‘Heavy Bounce’. 멜로딕 스피드메탈 풍의 ‘Power of the Rock’은 데모 발표 이후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명품 트랙이다. 역시 데모에 수록되었던 발라드 넘버 ‘Shadow Love’와 ‘다시 한번’, 그리고 새롭게 추가 된 ‘정(聇)’ 등은 방송가에서 많은 리퀘스트를 이룰만한 노래이다.
또한 이번 앨범에는 두 곡의 흥미로운 리메이크가 포함되어 있다. 제트 시절 보컬이었던 박영철이 다시 한 번 노래를 담당한 'Tornado'와 아프리카(A-frica)의 팔색조 보컬 윤성이 참여한 서울 패밀리의 ‘이제는’이 바로 그 곡이다.
이 외에도 보컬 코러스에는 김병삼(Zero-G)과 서준희(SASL), 락교(Basket Note)등이 자신들이 지닌 보이스 톤을 다채롭게 퓨어의 음악 안에 녹아내렸다. 마지막으로 10분여에 달하는 Into the Fire는 사실적 앨범타이틀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PURE에 아이덴티티의 정점을 찍는 곡이라 할 수 있다.
데모와 정규 1집을 발표한 PURE. 가장 정석적인 과정을 밟으며 마니아와 대중 사이를 헤집고 나온 이들의
1집 [The Light of Tornado]는 록과 헤비메탈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오래도록 기억 될 작품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