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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GO - Cloud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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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카이고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이다.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를 이끄는 리더의 작품답게, 수록 곡들 상당수가 이 장르의 정수를 담고 있다. 싱어송라이터 파슨 제임스(Parson James)가 보컬을 맡은 ‘Stole The Show’가 대표적이다. 2015년 3월에 발표되어 영국에서 24위까지 올랐던 이 곡은 트로피컬 하우스 특유의 플룻 소리를 갖고 있다. 비버의 ‘What Do You Mean?’도 이런 부분에 영향을 받았다. ‘Firestone’의 마림바 연주도 이 장르의 주요 특징이다. 스크릴렉스(Skrillex)처럼 거친 베이스 드랍이 아닌 맑고 청명한 마림바(혹은 플룻, 피아노)가 테마를 연주하는 것이 ‘이완의 댄스’ 트로피컬 하우스의 특징이다. 지중해나 카리브해의 휴가를 떠올려보면 어떨까? 마림바는 ‘Stay’에도 등장한다. 

치솟는 인기에 걸맞게 콜라보 명단도 슈퍼스타들로 가득하다. ‘Carry Me’의 보컬을 맡은 줄리아 마이클스(Julia Michaels)는 EDM의 고전 캐쉬 캐쉬(Cash Cash)의 ‘Surrender’에 작곡과 보컬로 참여한 싱어송라이터다. ‘Happy Birthday’는 소울 스타 존 레전드(John Legend)가 참여했다. ‘Oasis’에는 제드(Zedd)의 ‘Clarity’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폭시스(Foxes)가, ‘Fragile’에는 영국의 스타 싱어송라이터 라브린스(Labrinth)가 노래를 맡았다. 디스클로저(Disclosure)와 아비치(Avicii)의 신보 이후 이렇게 화려한 콜라보 라인업은 처음이다. 카이고의 드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그런데 의 매력은 이렇게 ‘카이고다운’ 곡들로 한정되지 않는다. ‘카이고답지 않은’ 의외의 곡들이 오히려 더 흥미롭다. 

라브린스가 보컬을 맡은 ‘Fragile’이 대표적이다. 트로피컬 하우스가 아니라 그냥 슬픈 소울 음악이다. 아주 강렬한 스네어 드럼은 덥스텝을 닮았고, 끈적한 블루지 기타도 들어간다. 하우스엔 일반적으로 포크 기타가 쓰이지 않지만 카이고는 그 편견을 돌파했다. 톰 오델(Tom Odell)이 노래를 맡은 ‘Fiction’, 로즈(RHODES)가 보컬을 맡은 ‘Not Alone’에도 기타가 들어간다. ‘Nothing Left’도 흥미롭다. 하우스가 아닌 알앤비에 가깝기 때문이다. ‘Oasis’는 보통의 트로피컬 하우스보다 빠른 빅 룸 EDM에 근접해 있다. 

그는 하우스 뮤지션이지만 비트 못지않게 코드와 멜로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유독 보컬 콜라보가 많은 것도 같은 이유다. 수많은 디제이들을 제쳐두고 전통적인 싱어송라이터나 밴드와 작업한 것도 이런 성향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최대 히트곡 ‘Firestone’은 사실상 프로그레시브 하우스를 소프트한 악기로 표현한 음악이었다. 카이고는 EDM 페스티벌에 디제이로 서지만 음악 형식에선 라디오나 빌보드와 친하다. 이런 성향은 변신의 트랙들에서도 유효하다. 어쩌면 이게 카이고의 진짜 개성일지도 모른다. “다른 스타일의 음악이 나왔다는 걸 보여줄 생각에 정말 흥분된다. 다양한 음악을 만들고 싶다.” 아티스트는 한 자리에 머무르는 걸 싫어한다. 카이고도 을 내놓으며 새로움을 향한 첫 걸음을 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