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스 데이비스는 재즈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제일 먼저 언급되어야 하는 인물 중 하나이다. 그는 1940년대 비밥 시대에 등장한 이후 시대를 앞서가는 음악적 상상력으로 쿨 재즈, 하드 밥, 퓨전 재즈 등을 만들며 재즈의 역사를 주도했다. 감히 말한다면 그의 음악 인생이 곧 재즈의 역사였다. 따라서 그의 삶은 영화의 소재가 되기에 충분하다.
음악을 담당한 로버트 글래스퍼와 돈 치들은 11곡의 마일스 데이비스의 곡을 사용하면서 6곡을 마일스 데이비스의 퓨전 재즈 시대에서 선택했다. 한편 재즈계를 떠나 칩거하던 마일스 데이비스가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을 넣고 퓨전 재즈 이전 시기의 음악을 사운드트랙으로 사용했다.
한편 영화에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곡 외에 5곡의 창작곡이 사용되었다. 그 가운데 피아노 연주자 테일러 에익스티가 만든 “Taylor Made”와 로버트 글래스퍼가 만든 “Francessence”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첫 번째 아내 프랜시스 테일러를 위한 곡이다. 두 곡 모두 마일스 데이비스의 사랑을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사랑스럽고 포근한 분위기를 들려준다.
나머지 세 곡“Junior’s Jam”, “What’s Wrong With That?”, “Gone 2015”는 모두 마일스 데이비스의 미공개 트랙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그의 퓨전 재즈 시대의 어법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끝으로 파로아 몽크의 랩과 힙합 리듬에 샘플링 된 브라스 섹션, 그리고 키온 해롤드의 마일스 데이비스 스타일의 뮤트 트럼펫 연주가 어우러진 “Gone 2015”는 마일스 데이비스 사후에 유작으로 발매된 앨범 을 연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