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 - 2008 Concert: Monologue (3CD) [재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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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KIMDONGRYUL LIVE CONCERT ALBUM 'MONOLOGUE'
2008년 발표된 김동률의 5집 앨범 'Monologue'는 4년이란 공백이 무색하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침체된 음반시장에 큰 희망을 주었다. 단 한 번의 TV 음악방송 출연 외에 별다른 활동 없이도 12만장에 가까운 높은 음반판매고를 기록하고 2008년 상반기 첫 10만 돌파를 이뤄낸 그의 성공적인 컴백은 많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고 획일화된 가요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앨범 제목과 동명의 타이틀로 총 4회에 걸쳐 열렸던 콘서트 'MONOLOGUE' 역시, 별다른 홍보 없이도 예매 오픈 30여 분만에 매회 매진 사례를 낳으며 공연계의 최고의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하였고 100인조의 밴드와 Las vegas 쇼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무대로 2만 여명의 관객들에게 '명품 공연'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008년 4월 30일 저녁 8시 고양 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PROLOGUE Ⅰ’로 출발한 김동률의 공연은 5월 25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PROLOGUE Ⅱ'까지 10여 분만에 3600석 전석을 매진시키며 주목 받았다. 또, 6월 13, 14일 양일간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1만석 규모의 'EPILOGUE' 공연 역시 매진을 기록하면서 상반기 최고의 명품공연으로 평가받았고, 흥행과 작품성에서 뮤지션 김동률의 가치를 입증시켰다.
지난 2004년 ‘초대’ 콘서트 이후 4년 만에 열린 김동률 콘서트 'MONOLOGUE' 공연은 제작비만 10억원에 이르는 스케일과 200여명의 스태프들이 참여해 가요계에서 보기 드문 대작으로 평가받았다. 김동률은 무대 위의 모든 연주자들을 위해 수십 장의 악보를 만들고 무대 연출까지 진두지휘했고 완벽한 공연을 만들기 위해 일주일 내내 체조경기장을 대관해할 만큼 섬세한 공연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로부터 1년 뒤, 그 생생했던 공연의 순간들이 35곡의 주옥같은 레퍼토리에 고스란히 담겨 3CD 라이브 앨범으로 발매됨으로써 그때 그곳의 열기와 흔적들, 그리고 추억들을 유감없이 만끽하고 떠올리게 되었다.
PROLOGUE CONCERT & EPILOGUE CONCERT
2008 김동률 콘서트 모놀로그는 이례적으로 컨셉이 다른 각각 두 개의 공연으로 이루어졌다. 고양 아람누리 극장과 성남 아트센터에서 열렸던 'Prologue Concert' 그리고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던 'Epilogue Concert'가 바로 그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두개의 내용이 완전히 다른 공연을 준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15년 동안 총 11장의 앨범을 발표하다 보니, 이젠 제법 쌓인 곡도 많고, 각 곡들의 장르들 또한 다양해서, 하나의 공연을 올릴 때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 싶은 과욕을 다스리는 일이 나로선 참 어려운 일이다. ‘초대’ 공연 때처럼 Full Orchestra가 동원되는 스케일이 큰 공연도 해보고 싶고, 세밀한 악기의 떨림까지 전할 수 있는 소편성의 어쿠스틱한 공연도 해 보고 싶고, 또 잘 알려진 곡 외에도 음악적으로,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곡들도 연주해 보고 싶은 욕심에, 무엇 하나 포기하기도 쉽지 않았다. 모든 컨셉의 공연을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전천후 극장의 부재, 그리고 장기 공연을 하기엔 너무 약한 목을 가진 핸디캡, 그리고 전혀 무시할 수 만은 없는 제작비의 한계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민하다 보니, 이러다가 아예 공연을 못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Prologue I,II’와 ‘Epilogue' 이렇게 두 가지 컨셉의 4회 공연을 기획하게 된 것은 위에서 짧게 언급했던 나의 욕심과 고민들을 해결해주는 묘안이긴 했지만, 다소 부담스러운 프로젝트임엔 틀림이 없었다. 전체의 곡 수가 늘어나고 무대의 컨셉도 두 개가 되면서, 해야 할 일도 두세 배로 늘었고 준비기간도 길어졌지만, 음악인의 입장에서는 공연을 준비하는 내내 행복했다.
- 공연 때 제작되었던 팜플렛의 서문 中에서
신곡과 히트곡을 포함한, 그의 오랜 팬이라면 한번쯤은 무대에서 들어보고 싶었지만 시간의 제약으로 평소에 무대에서 선보일 수 없었던 40곡에 이르는 다양한 음악들이 각 공연장의 성격에 맞게 선곡되었으며 또한 많은 곡들이 공연을 통해 재편곡 되어서 새로운 감동과 여운을 안겨주었다. Tango 스타일로 변모한 '배려', 원곡에선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이루어졌지만 장중한 대곡으로 재탄생한 '고독한 항해', 빅밴드 오케스트라의 새 옷을 입은 'J's bar에서' 등의 많은 곡들은 공연이 끝나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연을 함께했던 많은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절친한 동료 뮤지션들이 노래와 연주로 무대를 빛내주기도 했다. 하림은 '출발'에서 휘슬을 멋지게 연주하였고, 앨범에서도 함께 녹음했던 첼리스트 송영훈이 '뒷모습'의 첼로연주를, 이소은과 알렉스 그리고 마이앤트매리의 정순용이 무대를 빛내주었다. 카니발의 이적도 함께했음은 물론이다.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와 긱스의 정재일은 밴드의 일원으로서 수준 높은 연주를 선사해주었다.
Live Album
'2008 KIMDONGRYUL CONCERT MONOLOGUE'는 데뷔 이후 그의 12번째 앨범이자 2004년에 발매되었던 '招待' 앨범 이후 두 번째 라이브 실황 앨범이다. Prologue concert 1장과 Epilogue Concert 2장 이렇게 3장의 CD로 이뤄진 이번 앨범에서는 각 공연에서 중복된 곡들을 제외한 엄선된 30여곡이 공연 때의 연주 순서대로 수록되었다. 녹음과 믹스는 2004 '招待' 앨범때도 참여했던 고현정 기사와 함께 작업하였으며 총 6개월 정도의 작업기간이 걸렸다.
라이브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주력했던 부분은 공연의 현장감을 생생하게 전달하면서도 감상용으로 듣기에도 손색이 없는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최상의 컨디션에서 몇 번이고 다시 녹음할 수 있는 스튜디오 녹음과는 달리 라이브 앨범의 트랙은 단 한 번의 연주를 있는 그대로 녹음해서 사용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공연장에서는 그 현장의 분위기와 함께 전혀 무리가 없는 부분들도 막상 음반으로 만들자고 할 때에는 부족하고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국내외의 많은 아티스트들이 라이브 앨범을 만들 때 스튜디오에서 재연주를 통해 덧입히거나 어떤 경우에는 관객 함성소리만 남긴 채 새롭게 모두 다시 녹음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번 라이브 앨범에서는 불가피한 몇 트랙을 제외하고는 철저히 공연 원본 소스에 충실이 작업하되 기술과 시간이 허락하는 범위에서의 에디팅을 통해 매끄러운 사운드를 만드는데 주력하였다. 기본적으로 한 곡당 서너번씩 믹스를 거듭하면서 각각의 곡들을 처음부터 듣고 있으면 하나의 공연을 마치 공연장에서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 들 수 있도록 전체 사운드의 통일감과 현장감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
Studio Version '배려'와 '고독한 항해'
앞서 언급했듯이 공연을 통해 새롭게 스타일이 바뀐 곡들이 관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는데, 그런 곡들 중에서 두곡이 라이브 버전과 더불어 스튜디오에서 새롭게 다시 녹음되어 수록되었다. 공연에서 다시 편곡된 곡들은 유학 이전 시절의 초창기의 곡들이 대부분이다. 음악적으로 미숙했거나 상황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부분들을 다시 매만지고 싶은 본인의 음악가로서의 열정과 욕심의 발로일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공연장에서 순수하게 어쿠스틱 라이브가 가능한 포맷의 편곡에 국한 되어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정규앨범을 스튜디오에서 녹음할 때보다 섬세하게 표현하거나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한 이유로 앨범의 보너스 트랙처럼 새롭게 추가된 이 두곡은 마치 정규앨범의 신곡처럼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배려'
솔로 앨범 1집의 타이틀 곡이었던 '배려'는 원곡에선 전형적인 마이너 팝 발라드 곡이었으나 이번 공연에서 Tango 스타일로 새롭게 편곡되었다. 억지로 스타일을 바꾼 것이 아닌 마치 처음부터 탱고를 염두에 두고 쓴 곡처럼 느껴질 만큼 편곡과 곡이 잘 어울리지만 사실 이 곡을 처음 작곡할 당시에는 탱고음악을 전혀 접하지 못했을 시기라 한다. 유학 초기시절 탱고의 거장 Piazzola의 음악을 접하면서 문득 이 곡을 탱고 스타일로 편곡해야겠다는 영감을 떠올리게 되는데 곡의 후주부분의 Piazzola의 'Fugata'라는 곡을 차용한 것은 바로 이런 연유일 것이다. 마치 한곡을 듣는 듯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후주 부분의 격정적인 연주는 이 곡의 백미이며 새롭게 오케스트라 편곡이 입혀져 장중한 분위기가 한층 더해졌다, 원곡의 리메이크나 차용에 대해 엄격하게 제한하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피아졸라 측에서 이 곡의 라이브 실황을 듣고 흔쾌히 곡의 차용을 허락했다고 한다. 스튜디오 버전에서는 특별히 일본 탱고 그룹인 'Cuatrocientos'의 멤버인 Hayashi Masaki와 Kitamura Satoshi가 각각 피아노와 반도네온을 연주하여 보다 탱고적인 느낌을 살렸으며, 특히 Kitamura Satoshi는 5집 앨범의 '뒷모습'의 반도네온을 연주하기도 하였다.
'고독한 항해'
역시 솔로 앨범 1집에 수록되었던 곡으로서 앨범에서는 피아노 반주 하나와 보컬로 이루어진 소품곡이었다. 공연 때 락 발라드로 다시 편곡이 되었고 스튜디오 버전에서는 정재일 특유의 스케일이 큰 편곡에 힘입어 보다 몽환적이고 장중한 대곡으로 재탄생 되었다. 어쿠스틱버전인 라이브 실황과는 달리 프로그래밍을 기반으로 한 스튜디오 버전에서는 여러가지 사운드 이펙드들이 입혀져 가사의 이미지와 맞게 바다 위를 떠다니는 고독한 느낌이 잘 표현되어 있는데 두 버전의 곡을 비교해서 들어봐도 재미있을 것이다.
한 가수의 디스코그래피에서 라이브 앨범을 2장씩이나 발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공연의 품질과 음악에 대한 자신감도 있어야 할 뿐더러, 일반 앨범에 비해 2배의 가까운 곡들이 수록되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제작비를 감수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요즘같이 음반 시장이 불황이고 정규앨범을 발표하는 일조차 점점 버거워진 현실에서 라이브 앨범의 발매는 가수 본인의 음악적인 욕심과 팬들을 위한 배려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수없이 많은 음악적인 고민과 피나는 연습 끝에 만들어진 공연, 그리고 또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빚어낸 라이브 앨범. 이어폰을 귀에 꽂고 첫 트랙이 흘러나오면 어느새 팬들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래하던 그날의 그곳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음반이 있는 한 그 뜨겁고 벅차던 감동의 그날은 영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