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와 조화 - 당신아니였으면 부르지 못할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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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아니었으면 부르지 못할 노래> - 손준호와 조화
대개, 조화라는 단어를 들으면 ‘서로 잘 어울림(調和)’이란 뜻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조의를 표하는 데 쓰는 꽃(弔花)’이란 느낌도 전달한다. 하나로 규정짓기 어려운 감상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앨범이 나왔다.
손준호는 지난 15년 이상 록 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했다. 그가 비로소 ‘손준호와 조화’라는 자신의 이름을 건 첫 팀을 꾸렸다. 밴드 ‘와이낫’, ‘김수철 밴드’, ‘시와 바람’ 등 강렬한 사운드에 몸을 맡겨 왔던 그였기에, 이번 앨범은 놀라우면서도 당연하다. 우선, 그가 걸어온 길과는 확연히 다른 서정성과 슬픈 아름다움을 전달하기에 놀랍다. 이와 동시에, 싱어송 라이터로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새 출발하겠다는 선언 같은 느낌도 들게 한다. 때문에 당연하다.
<당신 아니었으면 부르지 못할 노래>에는 이처럼 다른 감상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첫 앨범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이들이 구축한 사운드 역시, 조화롭다. 무엇보다, 듣다보면 상처 받은 누군가에게 ‘조화’대신 이 음악을 들려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픔이 위로가 되고, 눈물이 기쁨이 되듯, 이 이질적인 감상들이 (손준호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글 최민석(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