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앨범은 2곡을 제외하고 모두 박진영 자신이 편곡했다. 1집 때 부터 직접 작곡한 노래를 수록하긴 했지만 이번 앨범처럼 그가 정면에 나서 자신의 앨범을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스하기는 처음이다. 그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공을 많이 들인 앨범이다. 앨범 첫머리에 실린 썸머 징글벨 은 예쁜 멜로디와 인상적인 가사가 귀에 쏙 들어오는 신나는 댄스 곡이다. 크리스마스 전 헤어진 여자 친구와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 다시 만나 크리스마스를 맞자는 내용의 이 노래는 징글벨 의 멜로디를 부분 차용하면서 한층 더 친근한 느낌을 선사해 주고 있다.
두번째 곡 그녀는 예뻤다 는 박진영이 이번 앨범에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인 노래이다. 마치 비지스를 연상시킬 정도의 완벽한 가성 창법으로 부른 이 노래는 70년대 디스코의 물결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로 만든 곡. 허슬, 디스코 등 복고풍 댄스의 등장으로 마치 곡 분위기가 영화 <그리스>나 <한여름 밤의 열기>를 연상시킨다. 음악의 패션화를 지향하는 그답게 이 곡에 따른 무대 연출 또한 환상적이다. 5kg을 감량한 몸으로 엘비스 프레슬리를 연상시키는 복장과 헤어스타일이 독특한 개성을 연출한다. 흑인들의 가발을 쓰고 각자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14명의 백 댄서 역시 그의 노래와 함께 무대를 꽉 메운다. 기존의 댄스곡들과는 차별화된 무대 연출과 색다른 느낌으로, 올 여름 디스코 열풍이 예감된다.
이 곡에 쏟은 그의 음악적 노력은 음악, 그 자체에 집약되어 있다. 복고풍의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특별히 미국 래러비 스튜디오 창고 속에 보관해 두었던 낡은 장비로 녹음을 했고,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 Fire)에게 코러스를 의뢰하기도 했다. 쿨리오의 1,2,3,4에서 기타 연주를 맡았던 스탠 더 기타맨(Stan The Guirtarman)이 기타를, 조데시 앨범 프로듀스에 참여했던 로리 베넷(Rory Benett)은 베이스를 연주해 주었다.
댄스와 발라드 양면에 강세를 보이는 박진영이 이번 앨범을 통해 선보이는 비장의 카드는 그만의 독특한 그루브한 느낌으로 들려주는 리듬 앤 블루스 이다. 마치 너의 뒤에서 를 연상시키는 발라드 곡 난 , 그리고 또 하루가 가면 은 이 두곡은 모두 김형석 특유의 오케스트레이션 편곡으로 감동의 극치를 전한다. 전 곡에 걸친 코러스는 조규찬의 목소리이다.
70년대 대학가요제 수상곡이었던 그대로 그렇게 는 마이애미 댄스 곡으로 재 편곡 했고, 윤수일의 아름다워 를 인용한 그댄 예뻐요 는 독특한 감각으로 수록하고 있다.
박진영의 3집 앨범을 통해 첫 선을 보이는 2명의 신예 들의 활약도 지켜 볼 만 하다. 우선 맨 마지막 트랙 사랑할까요? 를 박진영과 듀엣으로 부른 여성 싱어 진주와 2곡의 작, 편곡에 참여한 방시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