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가창력과 탁월한 작곡 실력을 겸비한, 국내에 보기 드문 여성 싱어 송 라이터 ‘박기영’.
전통적인 록에 기반한 파워풀한 보컬 실력을 바탕으로 강렬한 하드 록과 얼터너티브 록, 그리고 모던 록 등 다양한 스타일을 오가며 자신의 음악 세계를 넓혀온 실력 있는 뮤지션이다. 그녀는 그 록에 기반한 보컬으로 감미로운 팝 발라드는 물론 블루지한 스타일의 곡까지도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마음껏 발휘해왔다.
1997년 깔끔한 모던 록 스타일의 곡 ‘기억하고 있니?’로 데뷔하여 대중적인 인기를 모았던 ‘시작’과 ‘마지막 사랑’이 담긴 두번째 앨범은 20만 장이라는 판매고를 기록하였다. 이어 선보인 세번째 앨범에서는 박기영이 전 곡의 작사와 작곡, 편곡을 도맡았으며 프로듀서와 디렉터의 역할까지도 훌륭하게 소화해냄으로써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한껏 드러내며 아티스트로서의 확고한 위상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 중 ‘Blue Sky’이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2001년 네 번째 앨범 [Present 4 You]를 선보인 후, 박기영은 3년이라는 긴 휴지기(休止期)에 들어가게 된다.
‘새로워진 박기영’, 자유로운 ‘나비’로 다시 태어나다 내면에 충만한 에너지와 음악에 대한 강한 열정을 지닌 뮤지션에게 ‘분출구가 막혀버린 3년’이라는 기간은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내적인 성숙을 이루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결국 박기영은 2004년 봄 새로운 앨범의 작업에 들어갔고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다섯 번째 앨범을 완성했다. 지난 힘들었던 고통의 시간에서 빠져나온 그녀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나비’처럼 더욱 자유스러운 몸과 생각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제 이번 앨범이 기점이 되어 ‘이전의 박기영’과 ‘새로워진 박기영’이 구분되는 순간이다.
박기영이 펼쳐보이는 ‘화려하고 깊은 색채의 노래들’ 그리고, 당신의 상상을 넘나드는 보컬의 신비로움으로 가득찬 ‘5집 be natural’ 상큼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로 시작되는 타이틀곡 ‘나비’는 앨범의 전체적인 색채를 고스란히 담은 작품으로 박기영 자신의 페르소나의 이미지로 오랫동안 간직해온 나비의 이미지를 멋지게 표출해내고 있다. 한 번만 들어도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후렴구의 탁월한 멜로디가 그녀의 목소리와 더불어 짙은 인상을 전해준다. 또 하나의 뛰어난 모던 록 트랙 ‘불면증’은 역시 뛰어난 멜로디 라인과 함께 박기영 특유의 보컬 역량을 맛볼 수 있는 곡이다. 이승열과 함께 부른 ‘Mercy’를 통해 박기영과 이승열의 깊고 나른한 보컬과 더불어 우리는 한없이 깊은 수렁 속으로 흠뻑 빠져드는 듯한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함께 짙은 감성으로 노래하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피아노 앞에서’와 ‘귀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곡들이다.
각각의 곡들마다에 담긴 아름답고 세련된 감성은 앨범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오랜 공백기를 거치며 박기영의 내면에 자리했던 여러 잿빛 감정들이 노랫말을 통해, 그리고 약간은 무겁게 전개되는 멜로디와 마이너 코드의 진행을 통해 드러난다. 귀에 쉽게 들어오는 모던 록 풍의 세련된 멜로디와 복잡하지 않고 직선적인 곡 구성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박기영의 신비로운 보컬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을 담고 있는 박기영의 보컬은 강한 햇살을 머금은 채 높게 펼쳐진 티없이 맑은 쪽빛 가을하늘과 상쾌한 바람을 연상케 한다. 정통 록으로 다져진 탄탄한 음악적 배경은 그녀의 음악에 더할 수 없이 역동적인 생명력을 부여해주고 있다. 힘껏 내지르지만 듣는 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옥타브를 넘나드는 매끄러운 목소리, 기교 없이 힘차게 뻗어가는 멋진 고음, 그리고 때로 살짝 모습을 드러내는 가성(假聲)은 당신이 예상하지 못했던 것일 것이며 가슴속 깊은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게 될 것이다.
러브홀릭 이재학과 강현민, 이승열, 정재일 등의 든든한 지원으로 탄생한 최고작. 러브홀릭(Loveholic)의 베이시스트인 이재학이 곡 작업과 프로듀스에 참여한 이 앨범은박기영이 지닌 재능과 노력의 결실을 담은 뛰어난 작품이다. 박기영이 직접 만든 6곡 이외에 이재학, 강현민(러브홀릭), 그리고 이승열 등 일급 뮤지션/작곡가들의 곡이 포함되었다. 정재일은 ‘나비’에서 시타르를 연주하여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승열은 ‘mercy’에서 박기영과의 듀엣으로 지금까지 쉽게 들을 수 없던 ‘남녀 최고 보컬의 화음’이 어떤 것인지를 확인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