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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민 - 1집 / Oriental Fairy Tale

차가움과 따듯함의 공존, 기타리스트 조응민의 첫 번째 앨범 [Oriental Fairy Tale]

  

 기타리스트 조응민의 첫 번째 정규 솔로 앨범 [Oriental Fairy Tale]은 여러 면에서 지금까지의 국내 재즈 기타리스트들의 앨범과는 다르다. 흔히 국내에서 재즈 기타리스트의 앨범이라 하면 대중들은 담백하고 부드러운 전형적인 재즈기타의 톤을 연상시키는 반면에, 그의 사운드는 흡사 펫 메스니와도 흡사한 밴드 전체를 둘러싸는 공간감 있는 모던한 기타 사운드라 할 수 있다.


  조응민은 미국 보스턴의 버클리 음대에서 재즈 기타를 공부하고, 역시 보스턴에 있는 NEC(New England Conservatory)에서 재즈 기타 석사 과정을 마친 뒤, 한국에 귀국해 재즈와 가요, CCM, 인디 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활발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색소포니스트 김지석 그루브 밴드, 이경구 노넷과 퀸텟, 정장민 밴드, 이희경 라틴밴드 등 젊은 재즈 뮤지션과의 활동은 물론, 2PM의 준수, 포맨과 같은 대중가수들의 방송, 라이브, 녹음 활동 또한 병행하며 그의 음악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앨범의 동명 타이틀곡 ‘Oriental Fairy Tale’은 이러한 조응민의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곡이라 할 수 있다.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톤의 도입부를 지나 남성적이고 거친 오버드라이브 사운드를 들려주며 절정부를 지나 엔딩으로 향하는 이 곡은 하나의 곡 안에서 얼마나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와 분위기의 반전을 꾀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Snow Fall’의 경우, 그의 보스턴 유학 생활 당시의 기억을 되살리며 작곡한 곡이며, 평범하지 않은 박자 위에 (5/4박자)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기타 선율을 얹은 감성적인 면이 돋보이는 곡이다. 이러한 다양한 악기의 목소리를 기타 안에서 내기 위해서 음악적 감성과 테크닉 외에도 많은 기술적 요소들이 사용되었다. 수많은 기타 이펙터들 이외에도 아웃보드 공간계 이펙터들, 그리고 국내에서 몇 시도되지 않았던 Re-Amping이라는,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기술까지 도입되어, 재즈 앨범에서는 드물게 다양한 현대적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그 속에서 인간의 따뜻한 감성을 잡아내는 복잡한 작업들을 거쳐 이러한 기타 사운드는 완성되었다.


  이번 앨범에서는 현재 국내 재즈신에서 제일 왕성한 활동을 하는 젊은 뮤지션들이 참여해 앨범을 더욱 빛내주었다. 피아노의 전용준, 베이스의 신동하, 드럼의 신동진이 함께한 연주들은 앨범 곳곳에서 끊임없는 음악적 아이디어와 에너지, 인터플레이로 앨범 전체를 한 단계 더 재미있고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