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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킴 (Bobby Kim) - Holy Bumz Presents
그의 데뷔 앨범은 주로 이윤상과의 작업으로 꾸며져 있다. 그간 이윤상이 작업한 앨범들에서 랩 프로듀서를 맡았던 인연에 팀워크는 확실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랩들이 능숙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흐른다. 첫 트랙으로 흐르는 아픔에서는 그다지 독창적인 구석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예전 현 진영의 보이스 컬러와 닮아 있는 바비의 보컬이 안정적이다.
라디오나 공중파 방송을 통해 접할 수 있는 Free style은 샘플링 기법과 대화하듯 이어지는 랩이 인상적인 힙 합 트랙이다. 레게 스타일의 랩과 가성 창법이 돋보이는 Lonely night도 굵은 베이스 터치와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가장 매력적인 트랙은 바로 이 곡 뿌리! 젝스키스의 은재원을 비롯해 많은 게스트 래퍼들이 쏟아내는 래핑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 포효하는 일렉 기타 사운드도 별미이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I wonder에 이어지는 ‘용서’는 난해한 슬로 힙 합도 국내의 정서에 어떻게 하면 부합될 수 잇는가를 보여주는 트랙이다. 소울적인 감각에 푹 젖어 볼 수 있다. 그밖에 흥겨운 레게 넘버 ‘붉은 얼굴’, 팝적인 Remember last Christmas, 펑키한 디스코 넘버 ‘끈’, 보컬리스트로서의 가능성을 보이는 ‘그녀의 머리카락’, 도입부를 잘 넘기면 곧 전형적인 웨스트 코스트 스타일의 영어 래핑이 종합 선물 세트로 등장하는 My recipe 그리고 클럽에서 반길 법한 하우스풍의 리믹스가 앨범의 통일성에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는 Remember last Christmas까지 듣고 나면 끝인가? 아니다. 보너스 트랙인지 모를 정통 Freestyle 래핑이 등장한다. 아 카펠라와 비트 박스 그리고 화끈하게 어우러지는 걸쭉한 한 판(!)이다. 녀석들의 입담이 시끌시끌하지만 한참을 웃다가 보면 어느새 13곡이 모두 다 끝나있다. 심각하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앨범이다. 하지만 어디 가서 랩 한답시고 자랑하려거든 최소한 이 앨범에서 선보이는 래핑을 앵무새처럼 외워서라도 따라 할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