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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 겨울, 그리고 봄

재즈 디바 말로, 상실의 시대를 노래하다

7년만의 창작 앨범… “한국적 재즈의 놀라운 성취”


재즈 디바 말로가 ‘상실의 시대’를 노래한 6집 앨범 ‘겨울, 그리고 봄’을 발표했다. 앨범엔 세월호 추모곡 2곡을 비롯해 모두 12트랙의 창작곡이 담겨있다. 전곡 모두 아름다운 재즈 어법과 감성적인 모국어가 어우러진 역작이다. 말로가 전곡을 작곡하고 3집 ‘벚꽃 지다’부터 호흡을 맞춰온 이주엽이 노랫말을 썼다. 

창작 앨범으론 7년만인 이번 작품에서 말로는 무르익은 음악적 역량을 펼쳐 보이고 있다. 재즈를 근간으로 누에보 탱고, 삼바, 플라멩코, 아라빅 사운드 등 다양한 민속 음악 어법을 빌려왔다. 말로의 멜로디 감각은 유려하며 보컬은 완숙하고 자유롭다. 세계인의 언어인 재즈가 어떻게 한국인의 가장 깊은 내면과 조응할 수 있는지, 이 앨범은 그 예를 보여주고 있다. 말로는 이전 앨범과 마찬가지로 작곡과 노래뿐 아니라, 편곡과 프로듀싱까지 도맡아 했다. 


. 말로는 그 동안 “한국어는 재즈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통념을 보기 좋게 깨고 한국적 재즈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왔다. ‘벚꽃 지다’(3집, 2003)와 ‘지금, 너에게로’(4집, 2007)는 대표적 결실이다. 말로는 이번 앨범에서 또 한번 그 미학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번 앨범에 대해 재즈평론가 황덕호는 “경이로움을 맛볼 것”이라며 절찬했다.


2014년 한국 사회의 그늘은 넓고 길다. 이번 앨범은 상실과 고통의 한 복판에 서, 시대와 공명한다. 힘겨운 겨울을 지나 맞이할 봄조차 부푼 희망보다, 생의 무상함과 근원적 비애로 가득하다. 앨범은 쓸쓸하고, 푸석거리고, 어딘가를 떠돈다. 


여전히 진행중인 세월호 사건은 2014년 우리 사회에 거대한 심리적 동공을 남겼다. 말로는 세월호 추모곡 ‘잊지 말아요’와 ‘제 자리로’ 2곡을 앨범에 싣고, 불현듯 닥친 그 불행과 아픔을 음악적 기록으로 남겼다. 7분이 넘는 대곡 ‘잊지 말아요’는 희생자를 화자로 한 담담한 노래와 진혼의 트럼펫 소리가 잊혀져 가는 세월호의 슬픔을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인 ‘제 자리로’는 상처와 고통의 자리에서 모두 일상의 자리로 돌아가길 원하는 노래다. 코러스와 함께 터져 나오는 후렴에서 슬픔은 목젖까지 차오른다. 


 앨범의 첫 트랙 ‘푸른 휘파람’은 소설가 최인호가 암투병중 썼던 에세이를 소재로 한 곡이다. 에세이에서 작가는 “아프지 말아라, 이 땅의 아이들아, 내 누이들, 내 어머니. 창 밖을 보아라, 새 봄이 일어서고 있다”고 했다. 이 노래는 그 글의 의역이다. 마지막 곡 ‘3월의 눈’은 동명의 연극을 모티브로 삼았다. 노배우 장민호와 백성희가 초연했던 ‘3월의 눈’은 사라져가는 것들에 관한 잠언과 같은 연극이다. 장민호는 이 연극이 마지막 유작이 됐다.


 이 외에도 가난한 예술가의 초상을 그린 ‘지나간다’, 에스닉 사운드의 연가 ‘진달래’, 사랑의 상실에 관한 탱고 연작 ‘빈 터’와 ‘목련’, 밤의 평화와 안식을 노래하는 ‘자장가’ 등 대부분의 트랙들이 생의 그늘과 연민의 감정에 닿아있다.


 이번 앨범은 민경인(피아노) 황이현(기타) 정영준(베이스) 이도헌(드럼) 등 최고의 재즈 뮤지션들로 구성된 말로밴드가 오랫동안 맞춰온 음악적 호흡을 과시하고 있다. 말로밴드는 편곡에도 함께 참여했다. 또 피아니스트 조윤성, 탱고 재즈 밴드 라벤타나의 리더인 정태호, 트럼페터 배선용 등 한국 재즈씬의 주역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앨범을 한층 빛내고 있다. 



“진실과 정의는 폐기되고 예술과 사랑마저도 매몰된 시대. 우리들 허기진 영혼의 머리맡, 혈관을 놀빛으로 물들이는 말로의 재즈를 간직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 이외수(소설가)


“말로의 노래는 우리를 치유한다. 우리는 겨울 한 복판에 있고, 다가올 봄은 아직도 저 멀리 있으며 심지어 그 기다림이 무상하다는 사실을 나지막이 이야기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우리를 어루만진다. 그런데 그것이 놀랍게도 재즈라는 형식을 통해 전해진다. 당신의 귀는 그 경이로움을 맛 볼 것이다.”  - 황덕호(재즈평론가, KBS 라디오 ‘재즈수첩’ 진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