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칼라스를 연상시키며 팝과 오페라의 화려한 랑데부 지점에 서 있는 마리아의 음악은, 'O Sole Mio'같은 곡은 80년대 오페라 곡을 록 스타일로 편곡해 부른 키메라를 연상시키고 'G선상의 아리아'를 새롭게 편곡한 'Moonlight'은 영국의 아트 록 그룹 르네상스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애니 해슬럼의 솔로 시절을 느끼게 한다. '그 누구보다 더'와 '한 여름 밤의 크리스마스'를 히트 시켰던 이정현과 그의 파트너 최수정이 프로듀서를 맡은 이 앨범은 친숙한 오페라 곡들을 샘플링 해 친화력 있는 대중음악으로 바꿔 놓았으며 신곡들은 성악가라는 전력이 상기되듯이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편곡 속에서 고급스러운 향취를 건져냈다. 하드코어 이후로 더 이상 새로운 장르가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보여주는 이런 과거 음악과의 크로스오버는 리메이크와 샘플링의 붐에서 한 발 자국 더 나아간 것이며 조수미가 혼자 독식하는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다. 과연 두 마리 토끼는 잡힐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