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면 - 1집 / 아무도 없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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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에 밴드, 윤도현 밴드,
황신혜 밴드,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
대한민국 최고 락 밴드들의
건반 세션 고경천 프로듀싱
‘3호선버터플라이’의
베이시스트이자 프로듀서로
활약 중인
김남윤 마스터링!
국내 포크 음악의 계보를 잇기에 손색없을, 강렬하고도 나지막한 울림.
2008 한국뮤지컬대상
여우 조연상
2013 한국뮤지컬대상
여우 조연상
음악과 모노드라마가 흐르는,
아무도 없는 방으로의 초대.
박준면 Jun-Myun Park
정규 1집 앨범
[아무도 없는 방]
그동안 연극과 영화, 뮤지컬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배우 박준면에게 연상되는 이미지들은 잠시 내려놓자. 이미 무대와 스크린에서 숱하게 노래했던 그녀이지만 음반에 담긴 것은 남이 만들어준 노래를 부르는 박준면이 아니다. 자신이 직접 가사를 쓰고 곡을 쓴 싱어송라이터 박준면이다.
어쩌면 그녀가 그간 배우로 활동해왔던 전력 때문에 우리는 이미 어떤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배우가 부르는 노래, 그것도 뮤지컬 배우가 부르는 노래라면 그저 배우의 인기와 전력에 의지해서 음악적으로는 보잘 것 없거나, 매우 극적이거나 통속적일 것이라는 선입견 말이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이 음반에 담긴 9곡의 노래들은 그 자체로 진지하고 성실하다. 허투루 만든 곡이 하나도 없다고 말해도 좋을 곡들에서 돋보이는 것은 절제된 대중성과 성숙함이다.
수록곡들의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블루스의 색채가 짙은 곡들이 많지만 박준면은 자신을 블루스의 원형에 닿게 하는데 주력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음악을 장르적 치열함으로 채우는 대신 장르가 지향하는 정서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그래서 고독감과 쓸쓸함 같은 블루스의 정서가 블루스적인 호흡을 가미한 음악을 통해 부담 없이 펼쳐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목할 것은 그녀의 음악이 한 순간도 과장되거나 화려하지 않다는 점이다. 노래 솜씨야 이미 확인된 바이지만 한번쯤은 뮤지컬처럼 극적인 발성을 뽐낼 만도 한데 박준면의 목소리는 시종일관 담담하다.
이렇게 스스로를 절제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그녀가 좋은 가사와 곡을 써내는 좋은 창작자이며 또한 자신의 음악을 객관적으로 연출할 줄 아는 능력과 성숙함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낮은 한숨 같은 보컬의 발화를 소박하게 감싸는 연주를 통해 수록된 곡들은 그 자체로 충분한 여백을 만들어낸다. 꽉꽉 채우지 못해 안달하는 최근의 음악과는 다른 음악 속의 여백은 결국 듣는 이들이 그 음악 속에 몸을 기대고 마음을 눕히게 하기 충분하다.
곡의 멜로디 역시 선명하고 보편적이다. 노랫말 역시 한순간도 이물스럽지 않다. 음악으로서의 가져야 할 힘이 있는 노래,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듣고 싶어지는 노래다. 들을수록 새록새록 와 닿고 들을수록 더 좋아지는 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