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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찬 - Noomas
재즈 연주자들이 가장 이루고 싶어 하는 가장 큰 소원, 희망이 무엇일까? 나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재즈의 고향인 미국에 가서 공부하는 것, 좋은 연주자와 연주하고 녹음하여 앨범을 내는 것, 그렇게 발표한 앨범이 좋은 반응을 얻어 연말 판매 순위나 연주자 순위 상위에 랭크되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명 재즈 레이블과 계약이 성사되어 본인의 음악이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재즈인이 가장 원하는 것이고, 또한 이루고 싶어 하는 자신의 모습일 것이다.
버브(Verve), 콜롬비아(Columbia), ECM, 드레퓌스(Dreyfus), 텔락(Telarc), 콩코드(Concord) 등 재즈에는 수많은 레이블이 있지만 그 중 연주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은 전통의 명문 블루노트(Blue Note)이다.

곽윤찬의 3집인 『Noomas』를 자세히 살펴보면 앞서 장황하게 이야기했던 재즈 연주자의 꿈, 음표를 형상화한 블루노트 로고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피아니스트 곽윤찬이 한국인 최초로 블루노트에서 음반이 발매되는 첫 앨범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그는 2001년 1집 『Sunny Days』를 녹음할 때부터 해외 유명 연주자들에게 블루노트 레이블과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왔는데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할 정도로 까다롭고 힘들다고 했다. 이런 어려운 일을 곽윤찬은 세 번째 앨범 만에 이루어 놓은 것이다. 한국 재즈 시장만을 바라본 마케팅이라면 로고 하나 바뀌는 것에 그칠 수 있지만 블루노트 발매는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일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결정적 동기 부여를 한 것이기에 전 세계 재즈 팬들은 이제 그의 연주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또한 엠아씨(EmArcy)에서 발매되었던 1집 『Sunny Days』와 유니버설에서 발매된 2집 『Daisy』도 음반사와의 계약이 끝나 블루노트를 통해 재발매를 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한다.

진지한 표정으로 연주에만 몰두하는 딱딱한 사람일거라는 인상을 주지만 곽윤찬은 무척 재미있는 사람이다. 그를 만나 얘기를 나눈 사람들은 모두 그의 뛰어난 유머 감각을 칭찬하는데 이런 말솜씨는 공연장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청중들을 재즈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인도하고 어느새 재즈를 들으며 감동하게 만든다. 아마 이런 인간적인 교감이 그의 연주에 녹아들어 재즈 팬들을 감동 시키고 더 나아가 블루노트를 움직였으리라 본다.

곽윤찬은 재즈 마니아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재즈를 접했고 중학교 때부터는 재즈 연주자를 장래 희망으로 꿈꾸기 시작한다. 해외에서는 평균적인 나이라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상당히 일찍 재즈를 접한 편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재즈를 공부하게 되는데, 마침 아버지가 사업상 일본으로 이주하게 되어 일본 재즈를 접하는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이후 그는 병역과 비자 문제로 한국에 돌아와 더 나은 재즈 연주를 위해 클래식 작곡과에 입학한다. 그리고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 뮤즈 음악원에 진학하여 4년간 공부를 마치고 재즈의 본고장 미국으로 향한다. 아무리 일본이 재즈 강국이고 정보가 넘치는 나라라고 하지만 재즈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재즈의 고향 미국을 가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버클리에 입학한 후에는 동기생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피아노에 전념하여 실력이 일취월장한다. 1996년 한국으로 돌아와 연주 활동과 실용음악 관련 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하여 일본과 미국에서 배우고 익힌 재즈를 재즈 학도들에게 전수해 주면서 한국 재즈의 오피니언 리더로 자리를 잡는다.

본격적인 앨범작업은 1999년 색소포니스트 이정식의 『화두』에 피아니스트로 참여하면서 부터다. 『화두』는 우리의 대중가요를 재즈로 편곡하여 연주하는 앨범이므로 모든 곡에서 따스하면서도 애잔한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었다. 이듬해에는 그동안 계획 했던 자신의 앨범을 만들기 위해 미국 캐피톨 스튜디오로 향한다. 그 기록들은 거대 재즈 레이블인 유니버설 뮤직(엠아씨)과 파트너십을 이루어 발매된 『Sunny Days』(2001)에서 만날 수 있다. 당시 유니버설 뮤직이라는 거대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하며 한국 재즈 씬을 흥분하게 만들었고 2003년에는 2집 『Daisy』을 발표하면서 그 열기를 이어갔다.

곽윤찬의 앨범을 자세히 보면 연주자들이 말하는 소위 ‘앨범 녹음 복’이 참 많은 사람임을 알 수 있다. 1집에서는 다이애나 크롤과 함께 연주하는 최강의 리듬 세션인 존 클레이튼(John Clayton. Jr, 베이스)과 제프 해밀턴(Jeff Hamilton, 드럼)이 그의 성공적인 앨범 작업에 큰 힘을 보태 주었고, 2집에서는 존 클레이튼은 물론, 동생이자 클레이튼-해밀턴 재즈 오케스트라(Clayton-Hamilton Orchestra)의 또 다른 리더인 색소포니스트 제프 클레이튼(Jeff Clayton)까지 참여하게 된다. 드럼에는 파워 있는 연주를 선보이는 그렉 허치슨(Greg Hutchinson)이 해밀턴 대신 참여하고, 기타에는 래리 쿤스(Larry Koonse)가 연주하며 곡에 따라 트리오와 퀸텟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3집에서는 그가 그렇게 함께 연주하고 싶어 했던 존 패티투치(John Patitucci, 베이스), 그리고 패티투치가 강력 추천한 드러머 내쉿 웨이츠(Nasheet Waits)가 함께 한 것이다. 패티투치는 드러머 데이브 웨클과 함께 칙 코리아 일렉트릭 밴드의 중심인물로 현역에서 가장 인정받고 있는 베이시스트로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두 악기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몇 안 되는 연주자이다. 곽윤찬 역시 꼭 한번은 그와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최근 보얀 Z (Bojan Zulfikarpasic) 트리오와의 작업 등으로 각광받고 있는 웨이츠는 패티투치의 후원으로 트리오 멤버가 되었는데 트리오 음악의 열쇠를 쥐고 있는 드러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레코딩 엔지니어도 1집부터 호흡을 맞춘 빌 스미스(Bill Smith)가 담당하고 있는데 그는 컨템포러리 그룹 포플레이를 비롯해 거장 프랭크 시나트라, 다이애나 크롤, 얼 클루 등의 앨범을 작업하며 이미 재즈 씬에서 상당히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연주자이라면 피부로 느끼는 것이겠지만, 녹음 부스 안에서 엔지니어와의 호흡은 멤버간의 인터플레이에 비교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는 바로 연주에 모두 녹아든다.

는 2005년 6월 LA에서 녹음된 것으로 패티투치와 웨이츠로 구성된 정통적인 피아노 트리오 앨범이다. 기존의 두 앨범은 피아노 트리오에 트럼펫, 색소폰, 기타가 어울리면서 악기간의 구성과 협연을 이끌어가는 리더로서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어 곽윤찬 만의 피아니즘을 듣기에는 조금 아쉬운 감이 있다. 그러나 정서적인 교감을 나눈 후 이루어진 패티투치와 웨이츠, 그리고 곽윤찬의 완벽한 인터플레이는 유명 피아노 트리오가 표현하는 양식을 유감없이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일본 진출을 염두 해 두고 만든 앨범이라고 할 정도로 세 사람은 테크니컬하면서도 세밀한 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 『Noomas』는 오리지널 비중을 줄이고 스탠더드 위주로 연주를 하여 두 곡의 자작곡과 스탠더드 곡들로 채워져 있는데, 우선 『Noomas(누마스)』라는 말이 어떤 뜻인지 궁금하다. 곽윤찬은 결혼 10년이 되어도 아이를 못 갖는 불임 가정이었다. 기도와 사랑으로 정성을 다했지만 그토록 원하던 아이를 갖지 못하다가 결혼 10년을 기념하여 간 몰디브 여행에서 기적적으로 아들 서원이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곳에서 묵었던 방의 이름이 ‘Noomas’이다. 앨범 커버에 있는 것(열쇠고리)이 누마스의 열쇠고리이고 필연인지 모르지만 블루노트 로고와도 너무나 닮아 있다. 그리고 LA에서 레코딩 중 패티투치 역시 유산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이 곡에 감동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둘의 만남은 이미 정해진 것인지 모르겠다. 당시 페티투치는 유산의 아픔을가장 크게 겪었을 부인 사치 패티투치(첼로, Sachi Patitucci)와 함께 『One More Angel』을 1996년에 발표하면서 아픔을 이겨내었다. 그래서인지 ‘Noomas’에서 흐르는 패티투치의 솔로는 더욱 애잔하게 들린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을 재즈로 연주한 ‘Beethovenesque’를 시작으로 『Noomas』의 연주는 시작된다. 총 아홉 곡으로, 경쾌한 연주 ‘There Will Never Be Another You’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수록되어 유명하기도 하지만 평소 그가 연주하던 곡인 ‘Someday My Prince Will Come’, ‘When You Wish Upon A Star’를 듣고 있으면 너무나 자주 연주되어 닳고 닳은 멜로디이지만 그의 손끝을 거치면 새로운 생명을 얻어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Someday My Prince Will Come’은 아이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연주하던 곡이기도 하다. 재즈 연주를 시작할 때 가장 많이 선곡되는 제롬 컨의 ‘All The Thing You Are’에서는 버드 파웰의 오른손이 연상될 정도로 거침없는 연주가 인상적이다. ‘Noomas’와 함께 곽윤찬의 오리지널인 ‘Being Not Doing’은 유머스러운 멜로디와 리듬으로 스탠더드 안에서 눈에 띄고, 거쉰 형제의 아름다운 발라드 ‘Someone To Watch Over Me’는 키스 자렛이 즐겨 연주하는 곡으로 로맨틱한 터치와 에필로그 스타일의 짧은 피아노 솔로가 무척 인상적이다. ‘Noomas’의 피아노 솔로가 앨범의 마지막 연주로 2분여의 짧은 시간이지만 곡이 가진 의미를 알고 들으면 그 여운이 2시간, 혹은 이틀 동안 지속되는 곡이다.

인생은 100m 달리기가 아니고, 마라톤이라고 흔히 말한다. 마라톤은 높은 순위보다 역경을 딛고 일어서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는 드라마 같은 경기인데 재즈 연주자들은 모두 마라토너라는 생각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려운 국내 재즈 환경에 굴하지 않고 42,195km를 완주하기 위해 준비하며 언제나 출발선에 서기 위해 자신을 갈고 닦고 있다. 곽윤찬은 지금 반환점을 찍고 자신을 조금씩 돌아보면서 최고의 페이스를 찾고 있는 연주자이다. 본 경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의 최우선 과제는 음반사 등과 협력하여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살아남는 것이라 본다. 그래서 에서 함께 연주한 패티투치나 세계적인 블루노트 아티스트 앨범에 정식 초대되어 연주에 참여하는 것이다. 자신의 리더 작도 중요하지만 해외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나’의 연주가 아닌 ‘그들’의 연주에 호흡을 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언제나 감사할 줄 아는 인생을 사는 곽윤찬.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이와 블루노트를 가족으로 맞아들인 곽윤찬.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며 열매를 맺기 위해 정진하는 곽윤찬.

결승점에서 기다리는 팬이 아닌 함께 뛰는 팬이 많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 주길 바라며 박수를 보낸다.

지난 6월 LA의 글렌우드(Glenwood)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곽윤찬의 통산 3번째 앨범 『noomas』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베이스 주자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베이시스트 존 패티투치와 드러머 내쉿 웨이츠로 구성된 피아노 트리오 연주이다. 2곡의 자작곡과 스탠더드 곡들로 채워져 있는 본 작에서 우리는 한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곽윤찬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베토벤의 ‘월광’을 재즈로 편곡한 'Beethovenesque'와 앨범의 타이틀곡인 'Noomas'는 본작에 참여한 존 패티투치와 내쉿 웨이츠가 극찬을 아끼지 않은 곽윤찬의 야심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