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 Metheny Unity Group - K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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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번의 그래미 어워드 수상! 78회 다운비트 명예의 전당에 오른 거장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의 새로운 프로젝트, 유니티 그룹의 첫 정규작!
팻 메시니 유니티 그룹(Pat Metheny Unity Group) / Kin (←→)
화려하고도 변화무쌍한 색채감의 사운드,
특유의 작곡 패턴에 덧입혀진 일렉트로닉스와 오케스트리온.
색소포니스트 크리스 포터, 베이시스트 벤 윌리암스, 드러머 안토니오 산체스의 유니티 밴드 라인업에 새로운 멀티 인스트루멘틀 주자 지울리오 카르마시의 참여로 과거 PMG의 고유한 사운드를 현대적으로 확장, 창조해내다.
Pat Metheny Unity Group - Kin (←→)
스펙터클하며 변화무쌍한 사운드
코즈모폴리턴적인 비전과 마인드로 가득한 대작
팻 메시니는 괴물(Monster)이라는 수식어에 여러분은 동의할 수 있는가? 그만큼 매년 쉴 새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를 구체화시켜 앨범으로 만들어내고 또 투어까지 연속적으로 벌이는 인물이 재즈 신에 과연 얼마나 될런지... 아니 아마 클래식이나 월드 뮤직, 팝 등 다른 장르에까지 범주를 넓혀도 이만큼 정력적인 활동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인물은 정말로 손에 꼽을 것이다. 1년에 200회를 가뿐이 넘어서는 왕성한 투어 스케줄, 그 사이사이 새로운 별도의 프로젝트를 계속적으로 구상하고 이를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창작의욕과 실행능력은 대단하다는 말을 넘어서 이젠 다소 비현실적으로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작년에 발표되었던 프리, 아방가르드 색소포니스트이자 작곡가 존 존(John Zorn)의 작품을 연주한 앨범 <Tap: The Book of Angels Vol. 20> 이후 불과 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그의 새로운 작품집이 이렇게 다시 소개된다는 사실을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 필자가 느꼈던 심정은 솔직히 “아니 그 새 또 나온다고?”였다. 그와 건반주자 라일 메이스가 주축이 되어 이끌었던 그룹 PMG(Pat Metheny Group)의 80년대 대표적인 스테디 셀러 앨범들 <Offramp>, <First Circle>, <Still Life>, <Letter from Home>를 통해 그의 음악을 알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거쳐온 여정들을 잘 알고 있을 다수의 팬들이라면 아마도 이런 반응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게다. 그의 디스코그래피는 1976년 첫 데뷔앨범 <Bright Size Life> 발매 이후 단 한번의 휴지기 없이 거의 매년 혹은 2년 간격으로 신작 앨범들을 발표해왔다. 여기에 사이드 맨 참여 작이나 공동 리더 작에까지 그 범위를 확장하면 1년에 두어 장은 무리없이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좀 말이 안된다. 아무리 재즈의 본질적인 성격이 연주 중심이고 임프로바이징에 근간이 놓여져 있기 때문에, 한번의 라이브 퍼포먼스라도 어느 정도 주변 여건이 준비된다면 앨범으로 녹음해 발표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팻 메시니는 그런 라이브 작업보다 정식 스튜디오에서의 레코딩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에 속한다. 그것도 스탠더드 레퍼토리가 아니라 상당부분 자신의 오리지널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건 그저 그의 타고난 에너지와 열정, 창작열의 소산이라고 밖에 적절하게 달리 설명할 말이 없다. 보통의 일반인 보다 가진 동력이 월등하게 높은데다가 아이디어의 구상능력도 아주 탁월한 이 희대의 뮤지션은 별다른 휴지기를 거치지 않아도 충분히 재충전이 되는 놀라운 회복력마저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다시 한번 말하건데 팻 메시니는 괴물이다.
팻 메시니의 최근 프로젝트들을 구분해서 보자면 자신의 거대한 원맨밴드 오케스트리온, 그리고 색소포니스트 크리스 포터, 드러머 안토니오 산체스, 젊은 베이시스트 벤 윌리암스가 참여한 쿼텟 유니티 밴드(Unity Band) 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영화음악이나 TV 다큐멘터리 관련 스코어 작업은 제외 - 그래미 재즈 부문의 연주 앨범을 수상했던 유니티 밴드의 첫 앨범은 고유의 팻 메시니 그룹 시절의 작곡 컨셉을 조금 더 풍부하게 확장시키고 여기에 멤버들의 개성적인 어프로치가 포함되면서 과거 그룹시절의 화려하고 풍부한 앙상블 에서 좀 더 동시대의 재즈어법이 반영된 스타일을 반영, 구축해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번 신작 프로젝트 또한 기본적으로 지난 2012년도에 발표되었던 이 유니티 밴드의 연장선상에 놓여져 있다. 일단 멤버가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일하다. 그리고 그 한 명은 누가 제외되고 가입한 것이 아니라, 새롭게 추가된 것이다. 이태리 출신의 멀티 아티스트 지울리오 카르마시(Giulio Carmassi)는 우리에게 상당히 낯선 인물인데, 그는 이 그룹에서 가장 많은 악기를 다루고 또 직접 보이스까지 연출해내고 있다. - 참고로 이 멀티 아티스트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그의 홈페이지와 유투브를 통해 그의 영상을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아마 팻 메시니가 그를 왜 기용했는지 단박에 짐작하실 수 있을 것이다 - 비록 그의 이름은 생소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 오랜 PMG의 팬이라면 이 한 명의 연주자가 이 그룹에서 위치하고 있는 포지션만 보더라도 이번 유니티 그룹의 음악적 출발점이 어디에 놓여져 있는지를 어렵지 않게 짐작하실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그는 과거 PMG 시절 밴드의 음악에 다양한 이미지와 색채감을 부여하는데 큰 공을 세웠던 페드로 아즈나, 그리고 그가 탈퇴한 이후 가입했던 마크 레드포드, 리처드 보나, 그레고어 말렛, 쿠옹 부 같은 뮤지션들과 같은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유니티 그룹의 신작이 담고 있는 음악들이 과거 PMG와 어느 정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더라도 그리 틀리지 않아 보인다. 다만 그간 이 불세출의 기타리스트가 거쳐온 여정들이 거기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과정을 통해 축적된 다양하고도 풍부한 경험치들이 반영되어 있으며 각 멤버들의 고유한 사운드가 과거 PMG와 뚜렷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주요한 중심축이 되어 있다고 보는 게 적절할 것이다. 앨범은 총 9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전곡 모두 팻 메시니의 오리지널 작곡이다. 물론 편곡과 앨범 전체 프로듀싱까지 모두 그의 손에 의해서 조율되어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과거 PMG 시절 베이시스트였으며 라일 메이스와 함께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도 했던 스티브 로드비가 유니티 그룹의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건반주자 라일 메이스마저 참여했었더라면 아마 더 화제를 불러일으켰겠지만 아쉽게도 그의 이름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9곡 중 4곡이 10여분을 넘어서는 러닝 타임을 갖고 있으며 이 네 곡이 앨범 전체의 가장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앨범 첫 번째 트랙으로 수록된 ‘On Day One’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긴 15분대의 러닝 타임을 갖고 있다. 이 곡은 팻 메시니가 스스로 ‘First Circle’과 <Imaginary Days> 에 수록된 ‘A Story within The Story’ 같은 자신의 대표적인 작품들에 담긴 리듬 패턴과 베이스 인트로를 초반부에 살짝 변형시켜 삽입함으로서 기존의 팬들에게 이 팀이 PMG와 맥락을 이어가는 것이라는 친근함을 전해주나, 이후 전혀 다른 주제로 발전해나가면서 유니티 그룹의 음악적 정체성 또한 뚜렷하게 보여준다. 두 번째 트랙인 ‘Rise Up’ 은 팻 메시니 특유의 어쿠스틱 기타 스트로크가 인상적인데, 크리스 포터의 소프라노 색소폰이 도입부의 작곡된 프레이즈에 이은 팻 메시니의 장대한 기타 솔로, 그리고 중반부의 역동적인 안토니오 산체스의 드러밍을 통해 형성되는 극적인 전개를 통해 아주 스펙터클한 이미지를 구현해내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번 유니티 그룹의 앨범에 담긴 가장 탁월한 트랙을 꼽으라면 필자는 ‘Kin (←→)’을 꼽고 싶다. 이 곡은 작곡의 관점에서 현재 팻 메시니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음악적 토대를 집대성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는데 과거 스티브 라이히의 작품집에서부터 비롯되어 최근 오케스트리온 프로젝트에서도 선보인바 있는 미니멀리즘적인 작곡기법을 바탕으로 하여 동일한 테마를 일정하게 반복, 키를 바꾸어가면서 확장시켜나가는 과정을 통해 각 연주자들이 각자 맡은 파트를 소화해나가는데, 임프로바이징이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미리 짜여진 섹션이 기막히게 구성되어 한편의 서스펜스 강한 영화를 관람하는 듯한 느낌마저 전해준다. 그 사이 ‘Adagia’와 ‘Born’ 같은 포크적 성향의 발라드 넘버들이 포진해 있으며, 그런가하면 오넷 콜맨에게서 영향받은 작풍의 ‘Genelogy’ 에서 불과 40여초의 짧지만 강렬한 색소폰과 트럼펫의 대위를 선보이다가 ‘We Go On’, 그리고 앨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KQU ’같은 곡들에서 과거 PMG 시절의 작품들에서 쉽게 들을 수 있었던 스타일과 어느 정도 다르지 않은 모습들을 연출해내고 있다. 그러므로 이번 유니티 그룹의 작품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해보자면 과거 PMG의 고유한 사운드를 재현하되 이를 동일한 방식으로 반복하는 것에서 좀 더 나아가 그동안 쌓아 올린 풍부한 작곡방식과 아이디어를 가미하고 여기에 건반이 아니라 색소폰이 프런트에 나서는 방식을 택해 자신의 기타와 거의 동일한 위치에서 연주를 하는 방식으로 시도했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무려 20번의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한 이 불세출의 뮤지션(그는 분명 재즈에 커다란 뿌리를 지니고 있으며 스스로 재즈 기타리스트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런 그룹 프로젝트를 통해 알 수 있듯 결코 재즈 카테고리를 통해서만 평가할 수 없을만큼 전천후 뮤지션의 면모 역시 강하게 지니고 있다)은 놀랍게도 전미 레코드 산업협회(RIAA)에서 최근 공식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표한 앨범들이 모두 2천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웬만한 팝 뮤지션들과 거의 동등한 위치에 다다른 그의 인지도와 대중성은 재즈 신 전체를 통틀어 실로 유례가 없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그는 올해 78번째 다운비트 독자투표를 통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평단의 확고하고 분명한 지지와 함께 대중들의 폭넓은 사랑마저 획득한 이 거물 아티스트는 지금까지 거쳐온 커리어와 그 성과만으로도 충분히 거장으로 평가받아 마땅하지만 그는 여전히 동력을 유지한 채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소간의 클리세가 보일 수도 있을 것이고 작품간의 고저가 두드러질 수도 있겠지만 어느 누가 평생 동안 기복 한 번 없이 지속적인 발전 곡선을 그려나갈 수 있단 말인가? 마일스 데이비스와 소니 롤린스, 존 콜트레인 같은 거장들 역시 자신의 커리어를 통틀어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던 바 있지 않았나? 팻 메시니는 그런 점에서 오히려 기복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에 속한다. 그의 최신 프로젝트인 이 유니티 그룹의 첫 번째 앨범이 역대 최고작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평가는 자못 신중해야 하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발표한 그룹 프로젝트의 작품들 가운데 <The Way Up>과 더불어 가장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작품으로 보는 것에는 아마 누구라도 별 이견이 없지 않을까 싶다. 불과 다섯 명의 뮤지션이 참여한 것으로는 믿기지 않는 풍부하고 변화무쌍하며 지금의 팻 메시니가 들려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스케일의 사운드가 담긴 작품, 바로 <Kin (←→)>이다.
글: <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