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안 (Vian) - 2집 / Ordinary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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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감성의 피아니스트, 폭넓은 상상력의 작곡가 비안(Vian)의 두 번째 리더작!
“Ordinary Days”
풍부한 감성과 재기 넘치는 독창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비안의 자작곡 수록!
현재 뉴욕 재즈 신에서 활동 중인 최고의 젊은 재즈 뮤지션들과 레코딩 작업, 뉴욕 'Systems Two' 스튜디오의 세계적 엔지니어 Mike Marciano 녹음/믹싱,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재즈 마스터링 엔지니어 Greg Calbi (Sterling Sound)의 참여로 전작보다 한층 높은 완성도의 연주와 업그레이드된 사운드의 질감을 선사한다.
오늘날의 음악가들은 외부의 영향에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노출되어 있다. 정보화 시대를 사는 젊은 음악인들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가능성의 바다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참된 초점을 추구하는 것이다. 즉 음악가의 목소리를, 그리고 시간을 초월해 그들을 연결하는 고리를 찾아내는 것이다. 연주자와 작곡가, 즉흥연주자를 비교할 때 간단히 말하자면 즉흥연주자는 실시간 작곡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이 세 분야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일생의 작업이기 때문에, 헌신과 열정, 엄청난 인내심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Vian은 이처럼 고되면서도 경이로운 길을 선택한 몇 안 되는 음악가이다.
뛰어난 감성을 가진 피아니스트이자 폭넓은 상상력을 가진 작곡가로서 그는 다양한 영향력을 향해 열려있으면서도 자신의 비전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Ordinary Days는 Vian의 여정을 따라가는 두 번째 사운드 픽처(sound-picture)로, 클래식 음악과 재즈를 비롯한 다양한 음악 스타일에 대해 끊임 없이 탐구하며 성숙해가는 아티스트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번 앨범의 오프닝 곡은 자신의 인생 경험이 남긴 인상을 표현하는 세 개의 작곡 과제에서 출발했다. 다소 딱딱한 느낌의 Tempura는 아마도 정성스럽게 요리한 홈메이드 ‘뎀뿌라(튀김)’로부터 받은 느낌의 결과물인 듯 하다. 의심할 나위 없이 음식은 우리에게 놀라운 인상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이것을 소리나 이미지, 단어로 해석하는 것은 참으로 가치 있는 예술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Longing은 순환적 코드 진행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곡이 진행되면서 이 트랙뿐 아니라 앨범 전체에 흐르는 멜로디에 드러머 Nick Falk가 어떻게 색과 형태를 입히는지 들어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다.
이 트랙에는 멋진 앙상블 인터플레이가 담겨있다. Looking Out the Window는 Vian의 섬세한 피아노 터치를 쇼케이스하는 작품이며, 서정시 같은 테마가 연약함과 부드러움, 슬픔을 자극한다. 필자가 Vian에게 이 작품의 작곡의도를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창 밖을 바라보며 여러 가지 상념에 젖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순간을 표현한 곡이죠.” 성경에서 영감을 얻은 Maria는 4분의 3박자 even-eights 곡으로, 오픈 인터벌의 베이스 라인과 함께 시작된다. 먼저 피아노의 인터벌 라인이 먼저 들어가고 뒤를 이어 베이스가 따라 나오면서 하모니의 근간을 이룬다. 이 트랙에 피처링된 Samir Zarif의 소프라노 색소폰은 맑은 톤으로 서정적 멜로디를 최대한 부각시킨다.
날카로운 블루스 같은 보석이라 할 수 있는 Bicycle은 순환적이고 지속적인 멜로디를 4분의 5박자로 반복하며 안정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왼손으로 멜로디를 유지하면서 오른손으로 즉흥 연주를 하는 비안의 독립적인 손놀림이 만들어내는 음악을 잘 들어볼 것을 권한다. (집에서는 따라 하지 말기를…) Not So Far은 비안이 아내에게 바치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곡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시간 속에서도 지속되는 두 사람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감상적인 인트로로 시작한 뒤 어둡고 딱딱한 간주를 임시적으로 삽입해 상반되는 감정의 교차를 나타낸다. 멜로디 이후에 나오는 베이시스트 Pascal Niggenkemper의 신중하고 집중된 솔로 연주를 곡 전체에서 감상할 수 있다. 피아노 솔로 부분에서 들리는 Nick Falk의 아름다운 반주는 독립적이면서도 보완적인 그의 연주 실력을 증명한다.
중독성이 있는 펑키한 4분의 7박자 그루브는 Spirit of Joy를 듣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촉매의 역할을 한다. Darren Barrett의 단순한 블루스 테마로 시작되는 이 곡은 Hubbard의 영향을 받은 훌륭한 트럼펫 솔로로 특별함을 더한다. 2001년 9/11 사태라는 비극적인 사건의 결과로 작곡된 The Piece of Peace는 원래 바이올린과 피아노, 리듬 섹션을 위한 곡이었다. 이 앨범에 수록된 친밀한 듀오 버전은 바이올리니스트 Yegin Han과 비안에 의해 매우 아름답게 연주되었다. 로맨티시즘과 전통 재즈의 요소를 빌려오는 동시에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표현하는 비안의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Yegin의 나무랄 데 없는 연주는 풍부한 표현력으로 가득 차 있다. 클로징 트랙인 Harlem은 즉흥연주가들에게 상당한 자유를 주며, 세련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사용해 색다른 느낌을 더했다. Vian과 Samir가 번갈아 가며 선법 탐구의 영역에 과감히 도전한다.
Ordinary Days는 마치 삶 속의 가장 평범한 날도 무수한 생각과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려는 듯이 듣는 이들을 폭넓은 감정의 영역 속으로 인도한다. Vian이라는 이름의 의미처럼 이번 앨범에 담긴 음악들에도 생명력과 상상력, 우아함이 충만하다. 최고의 수준을 보여주는 오리지널 뮤직이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것이 매우 큰 기쁨이다.
Vian의 여행이 다음에는 그를 어디로 데려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비안(Vian)의 [Ordinary Days] 곡 소개 :
'Tempura'- 2005년 여름, 공연차 일본에 갔을 때 친구집에서 먹었던 홈메이드 뎀뿌라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대학원 한 클래스의 과제로 인생의 경험 중 인상적이었던 것을 3악장의 곡으로 표현하는 것이 주어졌고, 나는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 뎀뿌라라는 제목으로 두번째 악장을 작곡하였다. 1집과는 확연히 변화된 2집의 사운드와 음악적 컨셉을 알리는 의미에서 인트로로 배치하였다.
'Longing'- 이 곡은 대학원 시절, Garry Dial의 현대즉흥연주 수업의 과제를 위해 썼던 곡이 그 시작이다. 2006년으로 기억하는데 거의 매주 그 주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곡을 써야하는 숙제가 있었고, 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4마디 패턴은 존 콜트레인의 ‘Countdown’의 처음부분 bass 진행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은 것이다. 그것은 내게 마치 희망을 추구하고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듯이 들렸다. 그 패턴 위에 펼쳐지는 멜로디는 상당히 chromatic하다. 그 수업의 과제로 작곡된 이후 계속 발전해와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Looking out the Window'- 많은 순간 창밖을 바라보며 상념에 빠지는 내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이 곡은 그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Maria'-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 후, 보잘 것 없고 천시받던 한 여인 Maria에게 처음으로 나타나는 신약성서의 한 장면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바로 내가 마리아처럼 가난하고 남루한 영혼이라 생각하였다.
'Bicycle'- 난해하고 반복적인 왼손라인 위에 멜로디를 얹고 솔로를 하는 곡을 써보고 싶었고, 이 곡은 그 컨셉을 따라 탄생한 5/4의 곡이다. 이렇듯 이 곡은 왼손 라인부터 지어졌고, 후에 멜로디를 붙였다. 곡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꼭 자전거를 타는 듯한 느낌처럼 들려 곡 제목으로 정했다.
'Not so Far'- 지금의 아내와 사귈 당시, 같은 도시에 살았을 때보다 다른 도시에 살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이 곡은 2006년 즈음에 지어진 곡으로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는 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함께 있는 것임을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Spirit of Joy'- 이 곡을 지을 때 나의 목표는 세 가지였다. 첫째, 나의 기존 곡 중에 back-beat로 표현할 수 있는 곡이 거의 없으니 이번에는 변화를 주어 펑크 스타일의 곡을 짓자. 둘째, 단순하고 짧은 형식의 곡을 지어보자. 그리고 마지막 목표는, 듣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즐겁게 하는 곡을 써보자는 것이었다.
'Piece of Peace'- 2집에 수록된 곡 중 가장 오래된 곡으로, 2001년 9.11사태를 바라보며 이 세상의 평화를 갈구하는 마음으로 지은 곡이다. 처음에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편성으로 연주되었고, 2004년에는 오케스트라로 편곡되어 대전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한 바 있다. 이 앨범에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듀오로 녹음하였고, 미니멀하면서 친밀한 연주를 펼치고자 했다.
'Harlem'- 유학생활의 끝자락에 내가 머물던 동네이다. 나의 2006년 한여름과 가을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공간이다. 거칠지만 소박한, 할렘이라는 곳의 일상의 활력을 느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