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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 - 1집 / Songs of Silence and Death

미스터리 뮤지션 강신우의 충격적인 데뷔앨범 “Songs of Silence and Death (침묵과 죽음의 노래들)”

1. 부모 없는 자식의 설움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나라 일렉트릭 뮤직은 부모 없는 자식이라는 느낌이다. 그 부모는 살아있되 우리가 볼 수 없는 먼 곳에서, 아버지 살아는 계시겠지 하는 느낌으로 존재하는 미국, 유럽의 일렉트릭 씬이다. 새로운 것은 도태되고, 익숙한 것이 반복되며 표절인가 아닌가 아리까리 하는게 너무 자주라서 이제는 궁금하지도 않은 지경에 이른 것은 그러면 안되겠지만,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흉내내기는 부모를 찾아가는 첫 번째 단계일테니. 물론 그것으로 돈을 버는 것은 무척 쪽팔린 일이겠지만, 그것도 이해하려 한다. 무시와 핍박으로 어린 시절부터 누더기를 입고 자란 아이에게 이제 돈 좀 만지겠다는데 그걸 나무라는 것은 사람으로서 너무 가혹한 일. 대신, 너는 곧 니 아비를 뛰어넘어야 할거야. 그렇지 않으면, 니 아비는 널 때리고, 고소하고, 징역을 살게할거야. 알겠니?!

2. 스스로 서기 위하여

그렇다고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독립작가들은 자신의 소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그것은 좁디 좁은 씬 안의 일일 뿐이었다. 사람들은 알지 못했고, 알만한 기회도 얻을 수 없었다. 이 나라에서 '인디'라는 딱지가 붙으면 대충 그렇게 진행되듯, 그냥 '특이한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 받기는 힘들었다. 이 글이 소개하려는 미스터리 뮤지션 강신우의 첫 번째 정규앨범, 그 이름도 어쩌면 매우 인디스럽다고 보일 'Songs Of Silence and Death' (이하 S.O.S.D)는 그런 시도 중의 하나로 보아도 좋겠다. 이 앨범에 대해 트랙단위로 분석하여 소개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전체 앨범의 인트로로 소개되는 '익살꾼의 묘기 ≒ Cadence of Life '부터 마지막 곡 'Monty Python's Life of Kung Fu People'까지의 15곡은 마치 하나의 덩어리로 보인다. 어떤 치밀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기 보다는 자신이 표현하고 싶고, 또 표현 할 수 있는 선의 최대치를 뽑아 정리하여 그대로 담아 냈다는 느낌이 강하다. 강신우는 2005년 뇌태풍을 결성하여 돌연 잠적 2009년 <Planet of the Rape> 와 2010년 <R U the 1 who went 2 Somewhere?>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며, <숫호구>, <찡찡막막> 을 비롯한 다수의 독립영화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 사이에는 '전자시극단'이라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꾸려가며 친정밴드 ‘뇌태풍'의 러브콜을 받아 재 합류 ‘Flying Papers’ 싱글곡을 작곡하여 발매 하기도 했다. 꽤 활발한 활동을 한 듯 보이지만,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활동을 더 많이 하고 있다. 비록 그의 이름은 아직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는 못하다. 그가 만들어가는 음악의 다양성과 독특함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의 음악은 기존의 문법과는 상당한 거리를 가진다. 당신이 어떤 장르의 틀에 그의 음악을 끼워 넣으려 한다면, 그의 음악의 정체를 파악하다가 음악은 듣지도 못하고 러닝타임을 다 보내게 될 것이다. 이건가 싶으면 저쪽으로 가고, 저건가 싶으면 또 다른 쪽으로 끊임없이 옮겨가는 그의 음악은 하나의 앨범에 담긴 15개의 자아이며, 각기 다른 이야기이다. 어찌됐든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작사/작곡에서부터 녹음, 믹싱, 마스터링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원맨밴드 체제를 유지하며 만들어낸 'Songs Of Silence and Death' 앨범을 당신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예상조차 할 수가 없다.

3. Songs of Silence and Death (침묵과 죽음의 노래들)

필자는 몇 곡에서는 Y.M.O (특히 Sketch show 혹은 유키히로 다카하시)의 느낌을, 다른 몇 곡 에서는 David Bowie의 냄새를 맡는다. 거기에 앰비언트 성향이 짙게 묻어있는 곡들을 마주하기도 한다. 분명히 영향을 받기는 받은 것 같은데, 끊임없이 변주되고 변화하는 통에 곡이 마무리 될 시점에서는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잊어버리기 일쑤다. 여튼 강신우의 첫 번째 데뷔 앨범 <Songs Of Silence and Death>는 그간 음악활동을 해오며 그가 영감 받고 상상했던 것들에 대한 표현의 기록이다. 나는 이 앨범이 상당히 야심에 차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야심은 세상의 음악 판을 바꾸겠다거나, 많은 팬을 만들겠다는 외적 야심이 아닌, 스스로의 것을 오롯이 담아내겠다는 안간힘이 느껴지는 내적 야심이다. 보통 우리는 이런 내적 야심을 '예술적 야심'이라고 부르곤 한다. 그런 야심이 담긴 본 앨범은 분명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한 인간이 범인과 아티스트로 나뉘는 경계에는 분명 그런 야심이 작용을 하곤 한다.           

- 퍼블릭스 (PUBL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