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tmusic (엑시트뮤직) - Pas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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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대담하게 울리는 목소리, 압도적이며 깊이감있는 연주 속 로맨티시즘!
뉴욕에서 날아온 핫한 음악커플 알렉사 팔라디노, 데븐처치의 2012년 대범하고도 멋진 데뷔앨범 Passage
* NPR Music's 50 Favorite Album Of 2012
* Passage는 마치 고딕 시규어 로스처럼 휘감고, 침잠하고, 매혹시킨다. - Mojo
어둠 속에서 거칠게 터져나오는 불꽃들처럼
뉴욕에서 날아온 핫한 신예이자 핫한 음악 커플이기도 한 엑시트뮤직(Exitmusic)은 알렉사 팔라디노(Aleksa Palladino)와 데븐 처치(Devon Church)가 만난 부부 듀오이다. 누구나 라디오헤드를 떠올리겠지만, 라디오헤드조차도 이 이름에 대해선 소유권을 주장할 처지가 아니다. 'exit music'이란 자체가 영화가 끝날 때 맨 마지막에 흐르는 노래, 관객들이 극장을 빠져나갈 때 흐르는 음악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세계에서 현실의 세계로 사람들을 전환시키는 그 힘에 수긍한 젊은 부부는 이 이름을 자신들이 새로 시작한 음악 프로젝트에 붙이기로 했고,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팔라디노의 할아버지가 센스 있게 두 단어 사이의 공간을 빼버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형태의 네이밍이 완성되었다.
알렉사 팔라디노는 몇 편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이기도 한데, 그중 제일 최근 것이 미국 케이블 TV 드라마였던 '보드워크 엠파이어'였다. 마틴 스콜세지가 제작을, 스티브 부세미가 주인공을 맡았던 이 시리즈는 금주법 시대의 미국 어틀랜틱 시티를 배경으로 한 갱스터물이자 역사물이었고, 여기서 그녀는 시대를 많이 앞서갔던 진보적인 유부녀 안젤라 다모디 역을 맡았었다. 또한 남편 데븐 처치와 결혼식을 올린 장소는 데이빗 린치에 대한 오마주인지 일부러 LA의 멀홀랜드 드라이브로 골랐고, 이번 데뷔 앨범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엑시트뮤직의 《The Sea》 뮤직비디오는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영화 '거울'의 장면들을 가지고 이들이 손수 만든 것이었다.
팔라디노의 목소리는 타니타 티카람(Tanita Tikaram)과 수지 수(Siouxie Sioux)와 리사 제라드(Lisa Gerrard, 데드 캔 댄스)등 우리 시대 고딕 보컬들의 가장 스타일리쉬하고 가장 자유분방하며 가장 대담한 면만을 모아놓은 듯하다. 그런 그녀의 흡사 '프라이멀 스크림' 치료요법을 방불케 하는 거침없는 발성과 홈레코딩이라는 한계 속에서 최대한 깊고 공허하고 인상적인 톤을 유지하는 그의 연주 사이의 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로맨틱한 두 몽상가들인 두 사람 사이에서는 언제부터 맞춰왔는지도 모를 익숙한 루틴임을 짐작케 한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낯설고 거칠고 또 어둡기까지 한 노래들이, 《The Modern Age》, 《Sparks Of Light》, 《The Cold》 같은 몇몇 특별한 지점들에서 번번이 정신이 번쩍 들도록 아름다워질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산술적인 합이거나 기술적인 분석의 결과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송라이팅 최초의 단계에서 처음 떠올린 가사에 맞는 기분이 드는 멜로디나 톤을 만날 때까지 계속 끈질기게 반복해서 시도한다는 것은, 이들이 의식적으로 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 안의 노래를 따라 본능적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사람들은 영화가 끝나고 엔딩 테마의 배웅을 받으며 극장을 빠져나가지만, 그들의 망막과 기억 속에서 방금 본 장면들은 계속해서 리플레이될 것이다. 그리고 엑시트뮤직의 음악 또한, 눈을 감은 후에도 그 암흑 속에서 터지는 작은 불꽃들처럼, 한동안 여러분의 뇌리와 기억 속에서 명멸하게 될 것이다. - 성문영(12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