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코어계가 워낙 짧은 라이프 사이클을 가진 탓에 이제는 중견 밴드라 불려도 될 콜 체임버의 두 번째 앨범이다. 콜 체임버는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콘보다는 늦게 출발했지만 림프 비즈킷과는 비슷한 경력의 동료급 밴드이며, 가즈맥(Godsmack)이나 스태틱 엑스(Static-X)보다는 분명 선배 밴드다. 따라서 이들에게 중견 하드코어 밴드라 부르는 것은 극히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앨범은 마니아 층을 제외하고는 무명에 가까웠지만 이번 앨범이 빌보드 앨범 차트에 22위로 핫 샷 데뷔해 하드코어계를 깜짝 놀래켰다.
콜 체임버는 보컬에 B. 데즈 파페라(B. Dez Fafera), 기타리스트 믹스 라스콘(Meegs Rascon), 베이시스트 레이나 포스 로즈(Rayna Foss-Rose), 드러머 마이크 콕스(Mike Cox) 등으로 이뤄져 있다. 해체한 화이트 좀비와 같은 라인업이다. 이들은 콘의 프로듀서 로스 로빈슨(Ross Robinson)에게 픽업돼 '97년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일년 내내 밴드 홍보를 위한 투어를 다녔다. 그 와중에 그들이 본격적으로 인정을 받게 된 것은 오지 오스본이 주관하는 오즈 페스트(Ozz Fest)였다. 이 페스티벌을 계기로 오지 오스본의 아내 섀런 오스본이 이들의 매니저로 손을 걷어붙이고 나섰고, 오지 역시 이들의 앨범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이번 앨범 CHAMBER MUSIC은 그들의 이름을 딴 의미심장한 타이틀인데, 첫 곡 Mist는 실제로 클래식 실내악이며, 이어지는 Tragedy는 냉소적인 느낌의 스트레이트한 넘버이다. Untrue는 트립 합적인 진행하다가 중간중간 폭발하는 곡으로 매우 유니크하며, Tyler's song은 보컬 데즈의 아들 타일러를 위해서 만든 미디움 템포의 곡이며, 이들의 성격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그루브한 하드코어 넘버다. 또한 이 앨범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곡은 오지 오스본이 게스트 보컬로 참여한 곡으로 Shock the monkey인데, 이 곡은 제네시스 출신의 피터 가브리엘이 발표한 셀프 타이틀 네 번째 앨범에 수록된 곡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오지 오스본과 데즈의 화음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재미있는 트랙을 꼽는다면 No mercy인데, 이 곡은 특이하게도 고딕 메탈 곡이다. 콜 체임버는 이 곡을 위해서 고딕메탈 밴드 휴먼 웨이스트 프로젝트(Human Waste Project)의 에이미 에코(Aimee Eco)와 데드시(Deadcy) 출신의 엘쟈 블루 올맨(Eljah Blue Allman)을 게스트 보컬로 참여시켰다.
[gmv 1999년 12월 이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