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s Come True (드림스 컴 트루) - Sing Or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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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s Bailey: Organ (Hammond), Piano
Raul D'Oliveira: Trumpet
Martin Drover: Trumpet
Geoff Dunn: Drums
Youssou N'Dour: Vocals, Vocals (Background)
Nick Pentelow: Saxophone
Pinise Saul: Choir, Chorus
Ruby Serame: Choir, Chorus
Shikisha: Vocals (Background)
Jiro Takada: Guitar (Acoustic)
Peter Thoms: Trombone
David T. Walter: Guitar
Miwa Yoshida: Vocals
드림스 컴 트루가 일본에서 특히 인기 있는 이유로는 국내팬들에게는 이국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이들의 사운드는 기본적으로 서양을 동경하는 일본인들의 취향에 정확히 들어 맞기 때문이다. 남부럽지 않게 사는 경제 대국이면서도 외모나 영어 발음 등 서양인들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일본인들은 예로부터 은근히 서양 스타일을 동경해 왔다. 최근들어 우타다 히카루나 구라키 마이같은 R&B 사운드가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는 것과 엠 플로(M-Flo), 지브라(Zeebra), 드래곤 애쉬(Dragon Ash)같은 힙합이 주류로 부상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된다. 다만 일본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은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 바로 자신들의 스타일로 소화해 일본에만 있는 독특한 장르로 발전시킨다는 점이다. 일본인들이 만든 모든 거의 음악에 트롯풍의 멜로디와 록 기타 사운드가 기본을 이루고 있다는 것도 큰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무작정 받아들이기거나 일률적으로 배척해 서양 문물과 국내 문화에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우리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번에 발표되는 앨범 SING OR DIE는 이미 일본에서 98년 7월 19일에 발표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바 있는 작품으로 전곡을 그대로 영어로 불러 세계시장을 목표로 발매한 첫 번째 신호탄이다. 그동안 일본인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었던 영어 발음을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일본어로 부른 앨범보다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듣고 있기도 하다. 드림스 컴 트루의 9번째 앨범으로 일본어 버전과 같은 총 12 트랙에 두 곡의 리믹스 트랙을 수록한 본작은 서양을 동경하는 일본인들의 성향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일본에서 처음 발매된 버전에는 24페이지 부클릿이 스페셜 패키지에 담겨있었다. 음악적으로는 지금까지 이들이 추구해온 미국식 소울 음악에 일본 특유의 엔카 멜로디가 혼합되어 있다. 수록곡을 하나 하나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보컬 이펙트를 교묘히 혼합해 만든 사이키델릭한 인트로 트랙 Opening theme (Sing or die)를 시작으로 차분한 멜로디와 영어 가사가 잘 어울리는 실질적 오프닝 트랙 Will to love이 이어진다. 경쾌한 멜로디와 흥겨운 리듬이 흥이 나는 싱글 히트곡 Ahaha는 각 멤버들의 역량이 다분히 돋보이는 곡으로 이들의 골수 팬은 물론 팝 팬들을 즐겁게 해준다. 이들의 음악성이 본격적으로 발휘되는 Peace는 이미 일본에서 싱글로 발매되어 인기를 얻은 곡으로 현란한 리듬과 독특한 보컬 하모니가 일품이다. 이어지는 소프트 셔플 넘버 Kelo kelo는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로 국내에서의 반응도 기대되는 곡 가운데 하나이다.
재미있는 리듬의 Dandelion hill은 미국적이면서도 일본 특유의 멜로디 라인이 살아 숨쉰다. 고음역의 보컬이 춤을 추듯 기교를 자랑하는 This is not love at all은 전형적인 이들만의 스타일로 단순하고 대중적인 것만을 선호하는 우리 가요 팬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흑인들의 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정통 브라스 섹션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Temptation은 앨범에서 가장 미국스러운 넘버 가운데 하나이다. 차분한 가운데서 끈끈함이 묻어나는 발라드 곡 Marry me? 역시 이미 발표한 싱글에 커플링 트랙으로 수록되었던 곡으로 일본인으로 이만한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는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다. 경쾌한 리듬과 부드러운 멜로디가 잘 섞여있는 Song of joy는 완숙 단계에 접어든 이들의 음악성을 대변해 주고 있다. 앨범에서 재즈적인 요소가 가장 진한 Yes I did는 가성을 사용한 후반부에서 실력이 돋보인다. 앨범의 실질적 엔딩 트랙 Moonlight은 페이드 아웃되는 후렴부가 왠지 모르게 아쉬움을 준다. 이어지는 두 곡은 이 앨범의 대표곡 Yes I did과 Ahaha의 리믹스 버전으로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이제는 몇년 안에 완전히 빗장이 풀리 것으로 기대되는 일본음악. 그 동안 음성적인 거래와 불법 음반에 의존했던 우리들의 현실을 바꾸어 주기 바라며 고질적으로 만연되어있는 표절 문제가 아울러 함께 해결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들의 선진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국내에 도입되어 전체적인 연예계 시스템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