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앰비션 (Dark Ambition) - Gallows Of Emp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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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멜로딕 데쓰의 현재형 다크 앰비션 10년의 산물 [Gallows Of Empire]
‘Gallows of Empire’에 이러한 지점들이 잘 드러나며, 그 결과로 ‘The Rule’의 통쾌함과 ‘Devil's Special Love for Me’의 긴박감이 조성된다.
또한 묵시적인 ‘Heavenly Solemn Revelation’과 유려한 멜로디와 서정 파트를 가진 ‘The Fourth Trust’의 다양한 무드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초기의 에보니 티얼스(Ebony Tears)를 연상시킬 정도로 타이트한 리프와 형식미를 갖춘 채 EP [Dark Ambition]에 수록되었다가 부활한 ‘Crimson Temptation’의 인트로 전환은 마치 ‘우리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라’는 선언처럼 들린다. 이렇게 다크 앰비션은 완성도 높은 멜로딕 데쓰를 실현했다.
아쉬움이 없진 않았다.
EP [Dark Ambition]의 사운드 프로덕션과 키보드의 역할 등에 대하여 툴툴거린 바 있고, 이 문제들을 해소하긴 했으나 [Tears of DAEWONGOON]에는 한국적인 '무엇'에 대한 강박이 남아있지 않나 싶었다. 사실 한 밴드뿐만 아니라 씬(scene) 전체가 겪어야 할 모종의 극복 단계가 있다. 일본에서 트로트 메탈이 가능하고 유럽에서 컨트리 메탈이 시도될 수 있었던 이유는 풍성한 저변과 다양한 음악의 완성이 전제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핀란드의 코르피클라니(Korpiklaani)처럼 유머러스한 주술(酒術) 메탈을 기대하기 이른 사정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성미 급한 이들을 위하여 미리 말하자면, 기술적 문제와 정서적 제한을 완벽히 극복한 다크 앰비션의 두 번째 정규앨범 [Gallows Of Empire]에선 미흡함과 미진함의 흔적마저 찾아볼 수 없다.
다양한 리프들과 코드 진행 그리고 템포의 다변화로 구성된 곡들은 저마다 다른 강조점을 지녔으며, 이러저러한 장식을 끌어오는 대신 키보드의 역할을 강화하여 선율에 율동성을 부여한다. 'Gallows of Empire'에 이러한 지점들이 잘 드러나며, 그 결과로 'The Rule'의 통쾌함과 'Devil's Special Love for Me'의 긴박감이 조성된다. 또한 묵시적인 'Heavenly Solemn Revelation'과 유려한 멜로디와 서정 파트를 가진 'The Fourth Trust'의 다양한 무드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초기의 에보니 티얼스(Ebony Tears)를 연상시킬 정도로 타이트한 리프와 형식미를 갖춘 채 EP [Dark Ambition]에 수록되었다가 부활한 'Crimson Temptation'의 인트로 전환은 마치 '우리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라'는 선언처럼 들린다. 이렇게 다크 앰비션은 완성도 높은 멜로딕 데쓰를 실현했다.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하나는 음악의 경청이다. 과거에, 혹은 지금도, 정작 음악을 안 듣는 뮤지션들이 있었다. 거기까진 좋은데 합리화하기까지 한다.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나? 일일이 찾아다니며 '제발, 영향 좀 받아주세요!'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로 이름만이 아니라 음악까지 늙어버린 이들이 많다. 반면 다크 앰비션은 변화,발전해온 익스트림 씬을 어느 선까지 계속 주시했기에 2000년대에 들어서도 이탈리아와 독일을 중심으로 멜로딕 데쓰 내지 새로운 헤비뮤직의 강화를 시도해온 밴드들과 견주어볼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사운드 프로덕션에 대한 연구와 투자이다. 일본에서 경력을 쌓은 엔지니어 김효제와 오랫동안 협업하며 심혈을 기울였다는 레코딩과 믹싱, 그리고 신뢰할만한 마스터링 과정(Finn Vox Studio, Mika Jussila)을 거쳤다.
아직 물음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비록 완성도 높은 멜로딕 데쓰라 할지라도, 지금의 기준에서 의미 있는 작품인가? 조건 셋을 대입해보면 된다. 첫째는 음악계의 흐름으로 지금은 각 음악의 분화와 지류화에 도달해 있다. 둘째는 시대상황으로 여전히 희망보다 절망의 그림자가 짙다. 셋째로 이러한 음악 조류와 시대 배경 사이에 작가, 즉 10년 동안 일관성을 지켜온 다크 앰비션이 있다. 이들을 종합한 결론은 밴드의 노선에 충실한 다크 앰비션이 익스트림 헤비뮤직의 장르성을 실현한 [Gallows Of Empire]는 음악적으로나 의미로나 가치가 충분한 현재형이라는 것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나는 이 곡들을, 최소한 몇몇 곡을 여러 번 듣고 싶고 한참 후에도 다시 듣게 될까? 대답은, 그렇다. 나도원(음악평론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 록분과장)
Line Up
이강현(보컬,베이스)
안성찬(키보드)
김동연(드럼)
심재원(기타)
최동현(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