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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 - Rainbow Children
프린스의 이번 신보 [The Rainbow Children]은 1999년 [아리스타]로 이적하고 발표한 [Rave Un2 The Joy Fantastic] 이후 2년만에 공개한 작품이다. 프린스 측은 지난해 말 일반 음반 매장에 앨범을 출시하기 전에 프린스의 공식 홈페이지인 www.npgmusicclub.com에서 다운로드 방식을 통해 감상하도록 했다. 하지만 홈페이지가 유료 회원제 형태로 이용되고 있고, 더구나 인터넷 서핑이 능숙하지 못한 기성 세대들에게는 접근이 불가능했기에 새 앨범 발매는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평범함을 거부하는 프린스의 음악 세계는 22번째 앨범으로 기록될 이번 음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특히 첫 곡이자 타이틀 트랙인 'The Rainbow Children'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재즈 형식의 10분이 넘는 대곡으로 구성된 이노래는 프린스의 목소리가 인간의 음성이 아니라 디지털화 되어 로봇의 보이스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요즘 프린스의 관심 분야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역시 같은 퓨전 재즈 넘버인 'The Sensual Everafter', 'Deconstruction'도 마찬가지다. 로비 윌리엄스(Robbie Williams)가 올해 내놓은 앨범 [Swing When You’re Winning]에서 스윙 재즈와 함께 복고로 돌아간 것과 달리, 퓨전 재즈와 함께 미래 세계로 향한 것이다.
물론 미니 오페라 'Wedding Feast'의 재기 발랄함, 러브 발라드 'She Loves Me 4 Me'에서의 달콤함, 펑키한 소울 'The Work PT.1'에서의 통통 튀는 탄력성은 프린스의 예전 모습 그대로다. 또한 'Last December', 'The Everlasting Now' 등은 '여호와의 증인'의 신실한 신자로 변한 프린스의 종교적 신념이 드러나는 곡이다.
그러나 프린스의 전매 특허인 리드미컬함이 앨범 전체에서 거의 사라져 곡들간의 흐름은 단절됐고, 곡에서 풍기는 감정의 선은 메말라 있다. 유토피아를 추구하지만 기계적이고 비인간적인 유토피아다. 컨셉트 앨범 형식을 취하고 있는 듯 하면서도 일정한 스토리는 없다. 그래서 또한 불편하다.
하지만 그 불편함은 또다시 뭔가를 기대하게 만든다. 다음에는 무엇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크게 한 건을 터트릴 것인가, 어떤 소스로 음악 팬들을 괴롭힐 것인가 등등. 이것은 오로지 '악당 전하(His Royal Badness)' 프린스이기에 가능한 것이고, 프린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