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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ub 8 - Love In Dec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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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멜로디 팝의 새로운 기수 [클럽 에잇(Club 8)]
지난 96년 스페인의 씨에스타(Siesta) 레이블을 통해 데뷔앨범 『Nouvelle』를 발표하며 팝씬에 등장한 스웨덴 출신의 ‘클럽 에잇(Club 8)’은 보컬을 담당한 캐롤리나 콤스테트(Karolina Komstedt)와 앨범 내 모든 곡의 작사, 작곡, 연주, 프로듀싱 까지를 책임지고 있는 요한 앙거가르드(Johan Angergard)로 구성된 혼성 듀오다.
이들의 음악성은 흔히 영국의 벨 앤 세바스찬으로 대변되는 챔버 팝이나, 최근 인디 팬들에게 주목을 받고있는 베쓰 오튼(Beth Orton)류의 일렉트로니카, 그리고 모노, 트리키, 포티스헤드 등의 대표아티스트가 연상되는 트립 합 등이 혼재된 독특한 음악성을 선보이고 있는데, 여기에 아스트러드 질베르토(Astrud Gilberto) 류의 보사노바의 느낌까지 내재하고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혹자는 이들의 음악성을 가리켜 ‘바로크 팝’ 내지는 ‘멜로디 팝’이란 이름을 부여하곤 하는데, 여기엔 여성 보컬리스트 캐롤리나의 목소리에 담긴 특유의 개성이 한몫을 하는 셈이다. 스웨덴 내에서는 그녀를 가리켜 카디건스의 홍일점 니나 페르손(Nina Persson)보다도 더욱 흡입력강한 목소리를 지녔고,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영국 그룹 에어(Air)와도 종종 비교하며, 심지어 레너드 코헨의 사색적인 느낌마저 담고있다고들 추켜세우고 있다.
이들은 지난 98년 요한이 주축인 된 자신들의 독립 레이블 ‘라브라도어(Labrador)’를 통해 통산 2집 『The Frend I Once Had』를 발표하며 독자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여기서 커트된 경쾌한 하우스 리듬의 싱글 'Missing You'는 스웨덴을 비롯한 각 유로비젼의 네트웍을 두드렸고, 미국에도 ‘마치(March)’ 레이블을 통해 발매돼 트리플 에이(AAA) 차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들의 음악은 발표와 동시에 식자층으로부터 많은 매니아를 형성하였고, ‘올뮤직 가이드(AMG)’를 비롯한 해외의 유력 사이트들에서 ‘올해의 앨범’ 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은 바로 3년이 지난 21년 초기의 록적인 느낌에 덥(Dub)을 가미해 몽롱하고 중독적인 사운드로 무장한 셀프 타이틀의 제 3집을 발매한다. 항상 뜨거운 창작욕에 불타는 요한의 열정이 낳은 이 걸작 앨범은 2집보다 훨씬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실험을 담고서 대중 앞에 등장했다. 수입이 아닌 라이센스로는 국내에도 처음 소개되는 그들의 이 앨범은 스웨덴에서 처음 발매된 버전과 달리, 2002년 4월에 발매된 EP 『Summer Songs』에서 주요 3곡과 히트곡 'Love In December' 'A Place In My Heart'의 리믹스 버전들을 새롭게 첨가해 발매된 합본형태의 코리언 버전이다. 따라서 앨범의 원래 형태에서 느낄 수 있던 일렉트로닉함에 스웨디쉬 팝의 어쿠스틱한 면모를 다함께 맛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우린 일반적으로 스칸디나비아에 위치한 스웨덴이란 나라에 대해 얼마의 상식을 갖고 있을까? 영국 못지않은 입헌군주제의 대표국가로 아직도 왕과 귀족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고, 말로만 듣던 백야나 오로라를 바로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자연환경이나, 낮은 출산률로 인한 해외입양, 우리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개방된 성문화, 그리고 경제성장과는 무관하게 기록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는 자살률 등은 일반상식으로 언급되는 스웨덴에 대한 단어들이다. 팝에 관심이 있는 사랍들이라면 오히려 아바, 잉베이 말름스틴, 유럽, 록시트, 에이스 오브 베이스, 카디건스, 로빈, 제시카, 보손, 리얼 그룹 등의 팝스타들은 물론, 현재 팝계 최고의 흥행 제조기란 평을 듣고 있는 제작자 맥스 마틴 등으로 인해 보다 친근함을 느끼곤 한다(때론 헨릭 라르손이나 에니카 소렌스탐 등의 스포츠 스타의 프로필에서도 스웨덴이란 이름을 발견하곤 하지만). 이제 여러분은 ‘클럽 에잇’이란 이름의 새로운 스웨덴 풍 정서를 흠뻑 맛보게 되었다. 아마 앞서 소개한 여러 팝스타들보다도 훨씬 짙은 향의 스웨덴 식 정취를 그들의 음악에서 발견케 될 것이다. 본 앨범은 이제 여러분들에게 그들이 갖고있는 귀족적인 고고함과, 백야의 신비로움과, 개인주의적 건조함과, 에로스적인 황홀함과 나아가 북구 특유의 우울함까지 모두 모아 선사할 작품집으로 손색없다고 하겠다.
[자료제공: 칠리뮤직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