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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al Philharmonic Orchestra - The Queen Symph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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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락 음악과 클래식 음악의 이상적인 만남을 위한 시도가 종종 있어왔다. 그룹 메탈리카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가 최초로 협연을 시도한 (S & M) 앨범은 그간 시도된 일련의 앨범들 중 최초의 성공작으로 손꼽히는 앨범이며 이후 스콜피온스와 베를린 필이라는 고집불통의 두 그룹을 완벽하게 매치 시키는 작업에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다. 2000년 6월 발표된 앨범 (Moment of Glory)는 베를린 필이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오케스트라가 발표한 최초의 비클래식 앨범으로, 클래식 팬들과 락 음악 팬들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최초의 앨범으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다르다. 도대체 (퀸 심포니)라니 이건 또 무슨 일회성으로 기록될 음반사의 상업적 술수인가? 이름도 복잡한 6개의 악장이 57분 46초라는 시간을 기록하며 쓰여져 있다. 이것이 도대체 퀸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곧 다가오는 11월 24일은 퀸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가 지병인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 지 11년째가 되는 날이다. 작년 이맘때 음반이 나왔으면 프레디 머큐리 10주기 기념음반이라는 근사한 명목 하에 홍보에 열을 올릴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기엔 너무 긴 시간이 필요했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지극한 공을 들여야 했다. 그리고 반드시 밝히고 싶은 한 가지는 이 음반은 프레디 머큐리라는 한 사람의 주인공보다는 퀸이라는 전설적인 상징체를 위해 바쳐진 ‘새로운 헌시’라는 점이다.
약 2주전인 11월 6일, 온 세계 언론들의 관심을 받으며 세계 초연된 이 음악은 초연에 앞서 8월 EMI 한 세기 역사의 진정한 산실 애비로드 스튜디오 1에서 녹음이 되었다. 영국의 국보급 프로듀서 존 프레이저가 지휘봉을 쥐었으나 실제로 이 프로젝트의 진정한 공로자는 지휘자 겸 프로듀서, 작곡가인 톨가 카쉬프이다. 뒤에 첨부되는 브라이언 메이의 노트에도 이야기 되지만 톨가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일체의 촌스러운 제스처는 쓰지않았다. 퀸을 주제로 한, 퀸을 위한, 그러나 퀸에 의함이 아닌 그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음악적 후배들과 동료들이 모여 한 편의 전혀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을 뿐이었다. 모두들 퀸을 사랑했고 퀸으로부터 자유로운 영감을 얻어내었을 뿐이었다.
펑크 음악이 대중들의 귀를 꽉 붙잡고 있던 1970년대 초 화려한 형식미와 빈틈없는 구성 익숙치 않은 비주얼로 ‘귀족들의 음악’이니 ‘대중들을 외면한 음악’으로 치부되었던 그룹 퀸의 음악은 결국 동시대 어떤 연주자들보다 대중들에게 깊숙이 파고들어 여타 연주자들이 세월의 조류를 타고 사라질 때, 동시대 다른 예술가들에게까지도 영감의 원천이 되고 왔다.
교향곡의 구성을 가지고 있지만 한 악장 한 악장이 각기 독립적인 텍스처를 가진 이 작품은 21세기 클래식 음악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에 대한 수용’과 ‘유연성’, 그러면서도 ‘이전 시대의 음악에 대한 존경심’을 잃지않고 있다.
제 1악장(10.37)
(Radio Gaga)의 모티브와 (Show Must Go On)의 후렴부가 제 1악장 모티브의 근간이 되었다. 그리고 브라이언의 독창적인 레이어드 기법의 기타 작법에 영감을 받은 겹겹이 겹쳐진 듯한 현악파트의 가감 없는 조망으로 그 모티브와 후렴부를 연결했다. (One world, one vision)의 가사로부터 동력을 얻어, 끝없는 투쟁으로 역경을 딛고 이겨내는 이미지를 떠올렸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I Was Born To Love You)는 구원에 대한 '원동력'으로서의 이미지였다.
제 2악장(7.35)
고전적이며 목가적인 피아노 콘체르토 표현의 바탕이 된 서정적인 'Love Of My Life'는 폭풍을 불러 낼 것 같은 위협적인 이중주의 놀리는 듯 한 연주로 묘사된 'Another One Bites The Dust'와 (Killer Queen)에 의해 사라진다.
제 3악장(7.14)
열망을 노래한 (Who Wants To Live Forever)는 애처로운 오케스트라의 정경과 대조되는 바이올린과 첼로 간의 비가 형식을 취한 다이알로그이다.교향곡의 종지부에서 해결(resolution)을 암시하는 짧은 에필로그에 의해서 제 3악장은 마무리 지어진다.
제 4악장(9.50)
(Bicycle Race)로부터 영감을 받은 격정적인 악장으로 그 뮤직 비디오를 시각화 한 것이었다. 사람들이 혼돈의 도시 중심부로 도망치는 모습이 여기서의 트위스트처럼 구불구불 거리는 선율로 표현되었다.
제 5악장(12.54)
이번 악장은 퀸의 위대한 순간들의 퍼레이드로 시작한다: 'Mama, Just Killed A Man…', 'We Will Rock You', 'Scaramouche' - (We Are The Champions)와 (Who Wants To Live Forever)의 재현부에서 최고조를 이루는, 스타일리쉬하게 구성된 악장이다.
제 6악장(9.11)
이번 악장은 (Who Wants To Live Forever)의 재현부에 기초한 곡으로 (Homage(경의)라는 비공식 타이틀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