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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e Satriani - Engines Of Creation
작년에 출반된 Jeff Beck의 앨범 [Who Else!]가 가져다 준 놀라움을 기억하는 기타 팬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다. Jeff Beck과 최신 테크노 리듬의 결합이라니! 우리는 그 실험이 얼마나 흥미진진했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를 잘 기억하고 있다. 그 유연함과 변화무쌍함이란 정말 50줄의 나이를 한 방에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우리는 그 때 느꼈을 비슷한 놀라움과 만족감을 조의 이번 새 앨범 [Engines of Creation]을 들으며 준비해야 한다. 한마디로 이번 새 앨범 [Engines of Creation]은 놀라움의 연속 그 자체이다. 그의 기나긴 음악 여정동안 조는 어느 한 곳에 머무리지 않고 끊임없이 탐구하는 기타 파이오니어로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지만 이번 음악적 실험은 그가 지금껏 감행해 왔던 것 가운데서도 강도가 가장 큰 것이다.

그러한 실험과 변화는, 어떤 연속성을 가지고 변화해 가는 예측 가능한 성질의 것이 아닌, 완전한 전이라고 밖에는 표현될 수 밖에 없는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조의 전작 앨범들 가운데서 단 한 번이라고 새 앨범의 변화의 기운이 있었던가? 필자가 기억하는 한 없다. 그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스티브 바이 또한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해 왔지만 그의 음악적 행적은 락이라고 하는 큰 카테고리 내부에서의 변화였다면 조는 그러한 쟝르적 구분을 떠나있다. 새 앨범 [Engines of Creation]은 그만의 스타일이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테크노와 어떻게 잘 융합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첫 곡 [Devil's Slide]를 듣는 순간 사전 정보 없이 이 CD를 들었던 조의 팬들이라면 아마도 CD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어질 정도일 것이다. 급박한 리듬으로 시작되는 이 곡은 강력한 기타 백킹과 묘한 솔로잉이 어우려진 곡으로 이번 앨범의 전체 사운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를 보여준다. [Borg Sex]에서의 분절된 기타음의 연속과 리듬은 그러한 분위기를 계승하고 있다. [Slow and Easy]는 조 새트리아니식의 트립합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Attack]은 제목 그대로 중반부 이후 청자의 양 귀를 기타와 급박한 리듬으로 사정없이 공격한다.

그렇다고 이번 앨범의 급박한 테크노 리듬으로만 가득 차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의 앨범에 꼭 한 곡씩은 끼어 있는 발라드 넘버라고 할 수 있는 [Until We Say Good-Bye]는 이전 발라드에 비해 훨씬 두터운 질감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곡이며 [Clouds Race Across the Sky] 역시 꿈꾸듯이 유연하게 흐르는 조 특유의 흐름이 돋보인다(그렇다고 이전처럼 나긋나긋하지만은 않은 느낌이다).

앨범 종반부의 [The Power Cosmic 2000 Part 1]과 [The Power Cosmic 2000 Part 2]는 위에서 설명된 두 가지 모습이 Part 1과 Part 2로 극명하게 양분되어 연계된 형태를 띄고 있으며 마지막 타이틀 곡 [Engines of Creation]은 혼란스러웠던 앨범 전체의 여정을 깔끔하게 잘 마무리해 주고 있다.

이번 앨범은 2000년대를 맞이하여 조가 던지는 첫 번째 출사표이다. 그런 위치에 걸맞는 형식과 내용을 이 앨범은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또한 조의 행적이 2000년대에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끊임없는 나선형의 어지러운 몸짓이 되리라는 것을 이 앨범은 잘 암시하고 있다. 앨범 재킷을 보라! 끊임없는 창조의 엔진인 그의 머리 속에서 과연 다음 앨범에서는 어떤 음이 쏟아져 나올지 기다려 지지 않는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