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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bo - Meds (CD+DVD Special Hardcover Pack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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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섹슈얼 아이콘, 브라이언 몰코가 이끄는 치명적인 유혹의 록 사운드 '다크 로맨티스트들의 컴백' 플라시보(Placebo) 3년 만의 새 앨범 [Meds] CD + DVD수입 한정반 - 하드커버 북케이스 - 40여페이지에 달하는 화보집 - 공연실황, 4곡의 보너스 트랙,전 수록곡 가라오케, 인터뷰등을 수록한 보너스 DVD - 총 4장의 정규 앨범과 1장의 베스트 앨범을 발매하며 전세계적으로 4백 5십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얼터너티브와 글램 록 사운드로 대변되는 3인조 모던 록 밴드로 변화무쌍한 대중음악계에서 10여년의 세월 동안 굳건한 존재감을 유지하며 현재 영미권에서 활약하는 가장 중요한 밴드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음. - 1996년 데뷔 당시, 진한 화장과 우아한 복장을 한 여성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미디어에 등장하여, 섹스와 드럭에 대한 거리낌 없는 자기파괴적 고백들을 쏟아냈던 브라이언 몰코의 강력한 대외적 이미지가 크게 어필, 록 음악계에 섹시 아이콘으로 불리우며 언론에 집중 세례를 받아옴. - 토드 헤인즈 감독의 글램 록에 대한 회고적 영화인 “벨벳 골드마인”에서 글램 록 밴드로 출연하여 T-Rex의 '20th Century Boy'를 불러 큰 화제를 불러모음. - 한국에서도 영화 ‘텔 미 썸딩’에 삽입된 'The Crawl'과 영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Cruel Intensions)’ 삽입곡 'Every You Every Me', 데이빗 보위와 함께 노래한 'Without You I’m Nothing' 등이 히트하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음. -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잘주하는 비트, 우울한 사운드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트랙인 첫 싱글 'Song To Say Goodbye', R.E.M.의 마이클 스타이프와 함께 부른 'Broken Promise', 어둡고 몽환적인 느낌을 최대한 살린 플라시보표 발라드 'Space Monkey'와 'Follow The Cops Back Home' 등 13 트랙이 실린 새 앨범 [Meds]는 사랑-상실-중독-배신-상처-복수 등 소위 '어두운 로맨티시즘'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플라시보의 변함없는 주제와 사운드를 담고 있는 작품. 위약 효과의 정언명령 서서히 이지러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확 산화해버리는 게 낫다고 말했던 것은 닐 영이었던가. 그렇다곤 해도 이 말을 정말 실천하고 만 - 설상가상 이 말을 그대로 읊조리면서까지 - 커트 코베인에게 머리 쓰다듬으며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줄 생각은 당시에도 지금도 그다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에게서는 자신의 외로움에 잡아 먹힌 불의의 희생자의 냄새가 독하게 난다. 때로는 살아남는 게 미덕이며, 뿐만 아니라 사실상 관건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플라시보의 다섯 번째 앨범 [Meds]를 받아 들면서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조용히 살아남은 자의 실속이었다. 지금은 저 멀리 공룡 시대라도 되는 양 느껴지는 90년대 영국의 브릿팝 붐 속에서 다국적 조성 - 혈통상으로 기타, 보컬리스트이자 리더인 브라이언 몰코가 영국계 미국인이며 드러머 스티브 휴잇이 영국 토박이, 그리고 베이시스트 스테판 올스달이 스웨덴 출신이다 - 의 트리오로 별 유난 떨지 않고 시작한 이래 지금껏 근 10여년 동안 플라시보는 큰 굴곡 없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상당히 건강한 경력을 보여주었으며, 중요한 것은 그 노선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10년마다 변한다는 강산쯤이야 우습게 여겨질 만한 대중음악계의 변덕 죽 끓듯 하는 트렌드 변화 양상을 볼 때 이것이 플라시보의 가장 중요한 강점이며 의미 있는 것이라 보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도 이것이 그들 자신이 가진 음악적 중심을 거의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얻은 결실이라는 점 때문이다. 사실상 플라시보는 단순한 생존자 이상의 밴드이다 - 즉, 겨우 살아남은 것과는 이야기가 판이하게 다르다는 뜻이다. 대부분은 이들의 98년도 앨범 [Without You I'm Nothing]이이들최고의 성공작임에 동의하는 모양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후에도 결코 내리막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이들의 자신감과 영향력은 첫 앨범 [Placebo](96)를 낸 후부터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려왔고, 자연스럽게 가장 최근작(이자베스트 앨범)[Once More With Feeling](04) 때 밴드는 그 폭발을 직접 목격했다 - 당해 영국 웸블리에서의 매진 공연, 그리고 밴드 본인들도 엄청 놀랐다는 작년 중남미 처녀 투어에서의 대박 환대가 그것으로, 굳이 이들 공연 수익금을 밝히라고 따지지 않더라도 플라시보의 팬층이 앨범을 거듭하면서 착실히 세를 불려왔다는 것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이들의 베스트 앨범은 [Once More With Feeling](부제가 Singles 1996-2004였다)이 아니라 이번 신보까지 아우를 1996-2006 기간으로 기획했어도 충분히 무리 없었을 거란 때늦은 아쉬움이 들 정도이다 - 10년이라는 똑 떨어지는 숫자는 대중에게뿐만 아니라 밴드에게도 충분히 자신들의 한 시기를 정리한다는 어떤 구체적인 자결성을 부여했을 것이기에.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번 신보 [Meds]는 밴드의 새로운 자신감을 대변한다.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플라시보는 리더인 브라이언의 양성적인 연출이 밴드 홍보를 대폭 대행해주는 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음악 쪽 승부수가 완전히 궤도에 올라선 느낌이다. 2004년 여름 동안 작곡하고 2005년 4개월 동안 녹음을 마친 이 앨범은 여러 가지 면에서 밴드로 하여금 데뷔 시절을 되새기게 하는 자세로 만들어졌는데, 여기엔 프랑스 출신 프로듀서 디미트리 티코보이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거기다 녹음 장소였던 RAK 스튜디오도 6-70년대 모습을 지금도 그대로 갖고 있는 다소 올드 스쿨스러운 곳이어서, 아무리 플러드가 믹스를 맡았다고는 해도 최소한 녹음 과정에 있어서 만큼은 갖가지 첨단의 신기재나 효과를 도입하는 대신 밴드 연주만으로 내용을 채우도록 밴드를 자극했다. 꼼수 없이 정공법으로 만들어진 [Meds]는 그런 점에서 근본으로 돌아간 앨범이라 할 수 있으며, 밴드도 이에 동의한다. 위약 효과(실제로는 약효가 없는 가짜 약을 투여하는 것만으로도 일정수준의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뜻하는 플라시보라는 밴드명 때문인지 [Meds](치료약이란 의미의 medicine/medication에서 온 것)라는 앨범 타이틀은 일견 오소독스하면서도 어딘지 근엄한 유머 같은 웃지 못할 울림이 있다. 그러나 동명 타이틀 곡에서부터 이런 선입견은 일변한다. 팽팽한 기타 리프와 함께 시종일관 줄타기 같은 긴장감과 수직낙하의 추락감이 공존하는 이 첫 트랙에서 브라이언은 블루스 펑크 듀오 킬스(The Kills)의 VV(본명은 앨리슨 모스하트)와 함께 제목 그대로 싸이키델릭한 보컬 앙상블을 들려준다(브라이언의 기타는 자체의 리비도를 갖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그의 기타 사운드에서는 늘 신경증적인 냄새가 나는데 이번 앨범 전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결계 같은 환상지대(twilight zone) 어딘가에서 디페쉬 모드와 마주친 듯한 는 밴드조차 자신들이 만든 것 같지 않다며 놀라는 동시에 낯설어하는 트랙인데, 이것과 두 곡은 몽환적인 느낌을 최대한 살린, 천천히 청자를 설득해내는 트랙들이다. R.E.M.의 마이클 스타이프를 끌어들인 는 이전까지의 데이빗 보위(거의 밴드의 대부격!)와 로버트 스미스(그룹 큐어의 리더)를 거쳐 플라시보의 인맥도를 또 한번 증명하는 이번 앨범 최고의 게스트 트랙이다(불륜을 다룬 이 곡에서 브라이언은 여성 보컬을 찾아 헤매다 영화 '벨벳 골드마인'의 인연으로 알게 되었던 마이클 스타이프를 대신 초빙하면서 '불륜에 男男 커플이라고 안 될 거 뭐 있나'는 순간적 착안을 현실화시켰다). 거기에 결별송인 와 그와는 정반대의 사랑의 갈구가 그려진 를 각각 인터내셔널 첫 싱글과 UK 첫 싱글로 커트한 콘트라스트도 플라시보 나름의 아이러니 감각이랄 수 있겠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플라시보의 진가는 슬로우 템포보다는 역시 내달려주는곡들에서 빛나는데, 그 중에서도 은 분명 언젠가는 싱글 커트되리라 짐작케 하는, 혹은 그렇지 못하다면 정말 섭섭할 대중성을 가진 플라시보다운 트랙이다. 하지만 템포와 스타일을 달리하며 펼쳐지는 이 다양한 트랙들에서도 사랑-상실-중독-배신-상처-복수 등 소위 '어두운 로맨티시즘'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플라시보의 근본은 변함이 없다. 이들을 비교할 때 사운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전술한 보위나 큐어, 디페쉬 모드, R.E.M., 스미스와 모리씨 등이 항상 거론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소외된 자들의 반항과 유대감이 지금까지의 플라시보의 팬층을 넓혀온 근원일 것이다. 이제 [Meds]에서 한번 더 그것을 기대해도 좋다. 그들의 위약효과는 지속된다.